우선 저는 사람을 믿지 않습니다.
가부장적이고 독단적인 아버지가 엄마몰래 외도를 한 사실때문에 그게 큰 트라우마로 적용되어 스무살되었을 때부터 사람을 믿지 않게 되었어요.
그 사실을 제가 가장 먼저 알게 되었다는 것도 심한 상처로 남았구요.
그럼 사람을 믿지 않는데 어떻게 결혼했냐. 라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으실텐데..전 사랑과 믿음은 조금 별개라고 생각을 합니다.
여튼 신랑얘기를 해보자면..신랑은 술을 워낙 좋아하는 지라 365일을 마셔댑니다.
주말도 없이 일하는 사람이라 쉬는 날이 생기면 아침부터 반주(소주1~2병. 맥주2병)하면서 그 길로 하루종일 내내 점심에도 저렇게 저녁에도 그 두배
그렇게 마셔댑니다.
그런 신랑을 아는 주변 사람들은 술 사준다고 꼬여내서 신랑에게 호감을 사는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신랑이 너무 곁을 내주는 게 아닐까.
제가 그랬거든요.
오빠는 누가 술이랑 고기사준다고 하면 졸래졸래 따라갈 것 같다고 말이죠. 신랑도 동의하네요. 이 바보야.
하루이틀만 저희 신랑이랑 일해본 사람이라면 신랑이 멀 좋아하는지. 다 알아버립니다.
이번에 같이 프로젝트를 맡아서 일하겠다고 했던 사람이 배신해서.. 신랑혼자 처리하느라 진땀빼는 모습이 안쓰러워 한마디했어요.
저 : 그러게..사람 믿지 말라고 했잖아.
신랑 : 사람을 안 믿고 어떻게 일을 하냐.
저: 저번에도 사람믿어서 혼자 상처받고 이번에도 그렇잖아. 착한 사람? 세상에 착한 사람은 없어. 착한 척 하는 거지.
신랑 : ....
알아요. 신랑이 잘못한게 아니라는 걸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자꾸 저희 신랑 이용하는 것 같아서 속상해요. 하...
세상에 좋은 사람이 얼마나 많고 사실은 사람을 못 믿는 내가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신랑이 속상해하면 역시 사람은 믿을 게 못돼.
이렇게 되버리니까 신랑을 위로해주고 싶어도 뭐라고 해야될지 모르겠어요ㅠ _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