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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인간보완법
게시물ID : panic_1025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망상다람쥐
추천 : 2
조회수 : 90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12/05 00: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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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인간보완법.

 

 

 수 세기 동안 인류는 온갖 질병, 전염병과 맞서 싸웠다. 그런데 이제 그 싸움이 결말을 맺는 것처럼 보였다. 이걸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일명 인간보완 주사이다. 그러나 이런 생소한 것에 선뜻 먼저 맞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정부가 만든 것이 바로 인간보완법이다. 이 법은 맞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것으로 당연한 것을 혜택으로 주었다.

 

 

 

 

 [이제 질병, 전염병 따위는 걱정이 안 돼요. 걸릴 리가 없어졌는데 걱정을 왜 하겠어요? 게다가 인간보완 주사를 맞으면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질병, 전염병 검사 따윈 필요 없죠. - 인간보완법 광고]

 

 

 

 

 고딩 1학년 박재현이 tv에 나오는 광고를 보며 똥 씹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게 맞는 거냐?”

 

 

 

 

 그는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 tv를 껐다.

그리고 그는 에라이 거리면서 tv 리모컨을 던졌는데 타이밍 잘 맞게 방에서 고3인 형이 튀어나왔다. 타이밍이 너무 완벽하게 돼서 그는 자기가 낸 소리가 너무 커서 형이 혼내러 나온 줄 알고, 살포시 베개를 껴안았다.

 

 

 

 

 ‘베개를 안고 맞으면 덜 아플 거야.’

 

 

 

 

 그러나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의 형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tv를 다시 켰다.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인간보완 주사를 맞지 않은 사람들은 몇 개월 뒤부턴 학원, pc방을 못 가게 됩니다. - 인간보완법 뉴스]

 

 

 

 

 그의 형은 심각한 표정으로 뉴스를 쳐다보다가 동생과 똑같이 tv를 끄고 똑같이 리모컨을 던졌다.

 

 

 

 

 “이런 씨... 소문대로 진짜 이것도 인간보완법을 적용하냐.”

 

 

 “그러게...”

 

 

 “동생아, 이 형은 주사 맞아야겠다.”

 

 

 “?”

 

 

 

 

 그의 가족은 주사를 맞을 생각이 없었다. 인간보완법에 따라서 식당을 쉽게 못 간다거나 여행을 쉽게 못 간다는 것도 그의 가족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심플하게 살면 된다고 그렇게 생각했던 가족이었다. 그런데 그의 형이 제일 먼저 맞겠다고 말을 한 것이었다.

 

 

 

 

 "곧 수능이야. 근데 학원을 가지 말라고? 미친 거지. 너도 이제 중간이었던가? 뭐 치잖아. 너도 학원 안 가고 시험 안 망칠 자신 있냐?”

 

 

 

 형의 말은 전적으로 맞는 말이었다.

 

 

 

 

 “어차피 공부해도 망하고, 안 해도 망하는데... 형이 맞겠다는데 어쩌겠어. 나도 맞아야지..”

 

 

 

 

 그와 그의 형은 정말로 맞겠다는 결심을 부모님께 말했고, 당연하게도 부모님은 이걸 말리진 않았다. 단지, 걱정은 조금 아니 심하게 많이 했다.

 

 

 

 

 “맞고 부작용 생기면 어떡하니... 뉴스에는 안 나오지만 맞은 사람 중 죽은 사람도 있다던데... 게다가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고...”

 

 

 “괜찮아, 괜찮아. 엄마, 우리가 누가야? 우리 멀쩡할 껄?”

 

 

 

 

 형은 엄마를 안심시켰다.

그와 형은 내키지는 않았지만 결국 주사를 맞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형은...

 

 

 

 

 

 

*

 

 

 

 

 

 

 아무런 문제 없이 며칠을 보냈다.

 

 

 

 

 “부작용 같은 게 있었다면 이미 진작에 나왔어야 하는 거 아냐?”

 

 

 “형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어차피 우리 부작용으로 죽어도 보상 안 해줄 껄?”

 

 

 

 

 그 또한 형의 말에 동의했다.

뉴스에는 잘 안 나오지만, 은근히 인간보완 주사를 맞고 부작용으로 죽은 사람이 있는 모양이었다. 맞은 날에는 이런저런 걱정을 다 했지만 이제 2주가 지나버렸고 그는 이제 딱히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게 되었다.

 

 

 

 

 “, . , 이씨 왜 열이 나냐? 무섭게 진짜...”

 

 

 

 

 그런데 맞은 지 17일이 되던 날, 형이 많이 이상했다.

몸에 열은 39도를 넘겼고, 기침에 콧물에 나올 만한 건 다 나왔다.

그 날, 그도 울었고 형도 울었고 가족 모두 울었지만, 이 인간보완 주사를 만든 사람들은 함께 울어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형은 결국...

결국은 죽지 않았다. 오전에 열이 올랐는데 오후부터는 열이 조금씩 내려갔다.

그러나 그의 분노는 내려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의심이 시작되었다.

과연 정부는 이거에 대한 부작용은 생각하지 않는 걸까?

과연 이 인간보완 주사는 효과가 있는 걸까?

과연 우리가 얼마나 살아있을 수 있을까?

 

 

 

 

 “까짓 것, 한번 해보지.”

 

 

 

 

 그의 분노, 그의 의심은 그의 재능을 밝히게 했다.

천재인 그의 두뇌를 사용할 때가 온 거다.

 

 

 

 

 “어차피 컴퓨터 관련된 건 내가 형보단 훨씬 뛰어나니까. 어디 형보다 뛰어난 것 그것뿐이겠어?”

 

 

 

 

 그의 재능은 해킹이었다.

물론 해킹은 나쁜 거다.

그러나 그는 이번 해킹은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하며 일을 시작했다.

 

 

 그가 주사를 맞은 지 17일이 된 날이 끝나갈 때쯤 그는 그의 일을 끝냈다.

그리고 그는 발견했다. ‘인간보완법의 실체를.

 

 

 

 

 “인간보완법은 국민들이 보완 주사를 더 맞게 하여 접종률을 올리고 위한 법이다. 국민들의 접종률이 올라가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게 된다...”

 

 

 

 

 그는 해킹한 파일을 하나하나 열며 조심조심 읽었다.

 

 

 

 

 “접종률을 올리고 정부가 바뀌면 우리 정부가 했던 것이 나중에 더 나았다는 말이 나오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인간보완 주사의 효과는 미미하다. 확실하게 전염병을 막는다고는 할 수 없다. 이미 전 세계에 돌파된 사건이 많아...”

 

 

 

 

 그는 읽다가 손을 떨면서 입을 막았다. 너무 큰소리로 나올 것 같은 비명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문장을 향해 화면을 내렸다.

 

 

 

 

 “다른 나라에게 접종률이 밀릴 순 없으니 최대한 접종률을 끌어올리고 부작용 문제는 인과성을 문제를 걸어 극복한다...”

 

 

 

 

 그는 머리가 어지러워 더 이상 글을 읽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현 상황을 보고 빠르게 화면을 캡처하려고 했다.

그런데 자판기 위로 피가 뚝뚝 떨어졌다.

그는 급하게 자신의 코에서 나오는 피를 막았지만, 단순한 코피라고 하기에는 좀 양이 많았다.

 

 

 

 

 “설마 부작용인가?‘

 

 

 

 

 그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러자 그의 이마에선 뜨거운 열이 느껴졌다.

 

 

 

 

 ”설마... ... 형도 돌파... 그래서 내가 형에게 감염...된 거야?“

 

 

 

 

 그는 머리가 어지러워지며 의자에서 굴러떨어졌다. 컴퓨터 화면을 캡처하지 못한 채로...

그는 마지막으로 컴퓨터를 잡아보려다 컴퓨터 선을 잡고 쓰러졌다.

컴퓨터는 그가 당기는 대로 그에게 향해 떨어졌다.

그러자 그는 컴퓨터 모니터에 그의 피를 묻히며 의식을 잃었다. 아니, 단지 의식만 잃은 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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