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8 !!
0. 이 글은 물 들어오는 김에 노 젓는 글입니다... 메르스만 아니었어도...
1. 아포칼립스 월드가 뭐냐?
TRPG는 컴퓨터 게임 만큼이나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TRPG가 쓰는 각 룰마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고전적인 RPG를 즐길 수 있는(그리고 가장 역사가 긴) D&D
사실성을 위한 엄청난 양의 규칙 지원을 해 주는 GURPS
FAST! FURIOUS! FUN!을 모토로 삼는 빠른 플레이가 자랑인 새비지 월드(Savage World)
'특별한 사람'이 되는 데 가장 편한 룰 FATE
그리고...
간단한 설정과 간단한 판정, 그리고 판정에서 태어나는 스토리텔링! 바로 [아포칼립스 월드]입니다.
아포칼립스 월드는 세계가 망한 다음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룰은 '공식 설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망했는지, 정부는 살아남았는지, 그리고 '사념의 소용돌이'가 대체 뭔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한 번 망한 다음의 세상' 에서 살아남는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면 됩니다.
2. 아포칼립스 월드가 뭐가 특별하냐?
a. 다른 룰에서 잘 다루지 않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루기 좋습니다. 원한다면 더 특별해 질 수 있습니다!
공식 설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바꿔말하면 설정을 자신이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매드 맥스와 같은 세계관을 해도 됩니다. 북두의 권도 됩니다. 저 멀리의 판도라 행성? 됩니다!
b.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걸맞는 캐릭터들.
한 번 망한 세계에 기술자가 제대로 존재할까요? 도적은요? 당연히 아니죠. 그래서 이 세계에 맞는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한 번 망한 세계에서 어떻게든 힘을 모아 땅덩어리를 가지게 된 영주,
어떠한 진리(혹은 비슷한 것)을 따르며 모두에게 전파하는 교주,
세상이 망하고도 남아있는 기름과 총을 들고 패거리들을 이끄는 바이킹,
세상이 망해도 바퀴가 굴러간다면 어디든 가는 기사,
고장난 것을 고칠 수 있고, 자기만 아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기계를 만들 수 있는 기계도사,
곧 죽은 사람도 살리는 천사,
이 한 번 망한 세상에서 아직 남은 '아름다운 것'을 전파하는 예인,
강철로 된 장미와 같은, 아름다우면서 치명적인 보디가드이자 암살자, 칼날천사,
가장 오래된, 가장 유명한, 가장 위험한 직업 총잡이,
누가 봐도 기괴한 (초)능력을 가지고 타인을 조종하는 싸이코,
마지막으로 돈만 되면 뭐든지 (돈 받고)하는 프리랜서
한 번 망한 세계에선 있을 법 하지 않은 직업 아닌가요?
c. 모든 판정에는 결과가 있다. 그리고 흥미롭다.
모든 '위험성이 있는 행동' 은 액션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판정을 거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ex) '분노의 도로' 캠페인에서 '눅스' 역을 맡은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량과 자폭하여 거대한 전투트럭을 멈추게 하려 합니다.
플레이어: 눅스는 "I live! I die! I live again! In Valhalla!" 라 외치며, 차량 내부에 기름을 부어넣고 불을 붙이겠습니다.
마스터: 네, 확실히 멋진 액션이네요. 판정해 주세요.
플레이어: (주사위를 굴립니다. 결과값은... 8이 나옵니다.)
마스터: 네, 눅스가 차량 안에 기름을 흘러넣고 플레어에 불을 붙여 높이 드는 순간, 누군가 눅스의 팔목을 잡네요!
아포칼립스 월드의 판정은 6면체 주사위 2개를 굴리고, 최종값을 아래와 비교하는 방식을 따릅니다.
2~6 : 망했어요. 일이 실패할 뿐만 아니라, 뭔가 더 큰 일이 벌어집니다!
7~9 : 반쪽짜리 성공. 노력이 부족했거나,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이 이득을 챙겨가거나 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10~ : 성공합니다! 플레이어가 원하는 멋진 결과가 나옵니다. 만일 멋지지 않으면 마스터가 더 멋지게 꾸며줄 테니 걱정 마세요.
다른 게임에서 성공과 실패는 그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그 역할이 끝나지만, 아포칼립스 월드에서는 액션의 결과는 다른 난관과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플레이어들은 이 난관을 끝 없이 해결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겁니다.
3. 이거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a. 책을 삽니다.
사실 아포칼립스 월드는 눈치만 좋으면 플레이 키트만 가지고 플레이어/마스터 를 할 수 있지만, 이 책은 세계관을 짜거나 플레이 하는 법,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법 등을 같이 수록해 두었습니다. 특유의 말투도 재미있기에 여러 번 읽어보기 좋습니다.
b. 사람을 모읍니다.
아포칼립스 월드는 1인/2인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플레이하려면 반드시 아래 인원이 필요합니다.
일단, 마스터 1명. 마스터는 플레이어가 하지 않는 나머지들을 다룹니다. 플레이어를 돕는 NPC와 악역, 적들. 그리고 자연환경을 맡습니다. 이걸 통해서 즐길 사람입니다.
그리고 플레이어 최소 3명. 또는 이 한 번 망한 세상의 인물이 되어 이야기를 즐기고 싶은 사람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주변 사람들을 모아서 해 보는 겁니다! (그리고 가장 힘든 방법이기도 합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구인 공고를 올리는 겁니다.
위의 출처 중에 국내 최대 관련 커뮤니티 가 있을 겁니다. 그곳에 '구인/구회 게시판'을 확인하시면 됩니다.
c. 나름의 준비를 합니다.
구인/구회 에 성공하고, 약속을 잡았다면, 마스터와 꼭 연락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보세요. 보통은 룰북이나 필요한 규칙/설정을 한 번 읽어보고, 문방구든 어디든 주사위를 구해오면 좋다고 말할 겁니다.
상당히 중요하지만 자주 문제가 되는 일이지만, 플레이를 하는 시간대가 정말 자신에게 아무 일 없는 시간대인지 2번,3번 확인해야 합니다!
정말 자신에게 아무 일 없는 시간대인지 확인하세요! TRPG의 플레이 시간 기준인 한 세션은 최소 5시간 정도로 잡아야 합니다. 플레이가 와해되는 원인 1순위입니다! 중요해서 2번 말 했어요!
어디나 똑같지만, 매너가 제일입니다. TRPG는 특히 사람들이 얼굴 보고 하는 게임이기에 그게 더 중요합니다. (뭐, 여기선 이미 잘 지켜지니 별 걱정은 없지만요)
4. 뭐 빼먹은거 없냐?
...아포칼립스 월드는 성인 지향 룰북입니다. 룰에 '특수 액션' 이 있을 정도면 말 다 했죠.(그래서그런지 몰라도 나무위키에 아포칼립스 월드 검색해도 내용 빈약합니다...)
뭐, 전 연령을 위한 아포칼립스 월드라면... 던전월드가 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site/dungeonworldkr/home 국내 한국 TRPG에서 상징적 위치를 차지하기도 하고, 인터넷 공개판이 있어서 그런지 꽤 유명합니다. 그리고 룰을 보시면 알겠지만, 던전월드는 아포칼립스 월드의 판정 방식을 따서 만든 룰이라 위에서 말한 특성을 대개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플레이 방식은 위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아포칼립스 월드를 다루고 있으니, 들어보시면 이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상입니다.
V8 !!
P.S : 소제목 끝마다 고양이 소리처럼 '냐' 붙였으니 베스트 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