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주인을 기다렸다. 몇몇 자동차는 멈춰서서 나에게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보았다. '아니, 우리 주인은 곧 올거야'라고 말하자 알았다며 제 갈길을 갔다.
몇달이 지나도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인의 자동차를 닮은 차량이 지나갔다. '우리 집이 어려운 상황이라 가족들이 뿔뿔히 흩어지게 되었어. 너에게도 미안해.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돌아올게 기다려줘' 주인이 내게 떠나기전 해준 말이 기억이났다. 주인은 아직도 어려운 상황인걸거야. 주인을 배신할 수 없어 조금만 더 참자.
조금이 1년이 지나고 세달이 지났다. '너의 주인은 돌아오지않아. 이제 그만 현실을 깨우쳐.' 무너져 내렸다. 그럴리가 없는데 아니 떠날 것은 짐작했지만 돌아온다 한 이상 그는 돌아올거야. 그런 사람이 아니야. 함께해온 시간이 있는데 내가 그를 더 잘알아. 라고 합리화를 했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목줄을 끊었다. 피고름이 맺혔지만 지낼만 했다. 나는 걸을 수 있었고 먹을 수 있었다. 고름이 아파 웃을 수는 없었다.
어느 여름날이었다. 주인이 떠나고 2년에 접어든 여름. 주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미안하다. 새로운 삶을 찾아라. 이웃 강아지로 어쩌다 만나게 되면 인사나 하자.' 연락은 대답하기도 전에 끊어졌다.
강아지의 목의 고름은 터졌고 소리 안나는 울부짖음으로 방황을 했다. 시간이 지난 후 강아지는 목의 상처를 치료해줄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그로 부터 2년 뒤 주인이 찾아왔다. '그때는 미안, 집은 정말 어려웠었어. 하지만 다시 뭉치고 고양이를 들이게 되었어. 너에겐 미안해. 너에게 돌아갈 수 없던 변명이라 하면 고양이가 너보다 더 불우한 환경에 있어서 고양이를 뒤로 하고 널 찾아오지 못했어'
사과를 하기 전의 주인은 강아지에게 나쁜 사람이었다. 미워하고 원망하는 대상이었다. 사과를 하고 그때 일을 얘기해주는 그를 강아지는 더이상 원망도 할 수도 없고 사과를 받아들이기만 했다.
미워 할 수가 없었다. 미워 하려했지만 그의 기억속에 강아지는 이미 오래 전날에 잊혀져 있었다. 너무도 오래된 일이라 항의할 수가 없다. 기억 했었더라면 돌아왔겠지. 주인은 강아지에 대란 미안함만 자리잡혀 있을 뿐 강아지의 주인이 아닌 고양이의 주인이었다.
강아지는 과거의 힘든 날을 보상 받고 싶어했다. 위로받고 고생 해왔음을 알아봐 주길 바랬다. 그래야 아픈 과거가 위로가 될 것 같았다. 주인은 미안하다는 사과와 전에 없던 비싼 밥을 사주며 헤어지려 했다.
강아지는 밥상 뒤엎을 뻔 했지만.. 집으로 올 수 밖에 없었다. 고구마 백만개를 먹은 기분이다. 주먹이라도 갈기고 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