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저씨 오랜만이시네요. "

내 윗 집에 살고있는 장씨네 아들이다.
붙임성이 좋고 성격도 좋아 동네에서 장씨네 아들이라고 하면 모르는 이가 없었다.

35살이 넘어가지만 아직 노총각이라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 어? 장씨네 아들이구만. 오랜만에 일이 들어와서. "

" 그렇군요. 일 끝나시면 소주나 한잔 하시죠. "

" 할말이 있는 것 같은데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이 사야한다는 것 알지? "

" 아저씨한테는 못 당하겠네요. 알겠습니다. "

" 그럼 이따가 일 끝나면 보자구. "

고된 일이 끝나고 난 뒤에 마시는 한잔은 기가 막히지.
입 맛을 다시며 일터로 향했다.

일하는 곳에 새로 들어왔다는 아가씨는 꽤 곱상했다
그래봤자 내 것이 될 것도 아닌데.

일이 꽤 길어질 것만 같아 일하는 곳으로 장씨네 아들을 불렀다.

" 아저씨 이번 일은 좀 길어지시려봐요. "

" 그럴 것 같아. 사무실에서 한잔 걸치자구. "

" 일하시는데 드셔도 되요? "

" 원래 일은 맨정신으로 못하는 법. "

" 하하. 아저씨답네요. "

" 이제 좀 올라가야지. "

" 그러게요. 그게 말처럼 쉽게 안되네요. "

" 쯧쯧 젊은 사람이 나하고 평생 술친구할건가? "

" 그러게요. "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한 두시간 지났으려나
잠시 장씨네 아들이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나간 뒤
호들갑을 떨며 들어왔다.

" 아저씨 저 밖에 있는 처자 누굽니까? "

" 왜 마음에 들어? "

" 아휴. 이쁘긴 한데. "

" 그런데 뭐? "

"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 말랬다고. 그만두렵니다. "

" 저 처자도 혼자라는데. "

" 예? "

" 말귀가 어둡나..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차지한다는 말도 못들어봤나? "

" 아하하 .. "

어색한 공기가 흐르고 안되겠다싶어 오늘 들어온 처자에게 다가가서 말을 붙여보았다.

" 아깐 내가 바빠 물어보지도 못했네. "

" 네? "

" 신상 정보말이야. "

" 아하. "

" 처자 나이가 어떻게 돼? "

" 31살입니다. "

" 딱 좋네. 아까 내 사무실에 들어온 남자 어떤가? "

" ... ... . "

" 그 쪽도 타지에 있다가 이리로 온 것 같은데 외로운 선남선녀끼리 엮어주려고 하지. "

" ... ... . "

" 저 치가 저래뵈도 참 좋은 놈이야. 얘기 한번 해볼텐가? "

처자의 고개가 조용히 끄덕여졌다.
나는 사무실에 들어가 조용히 손가락으로 나가보라고 장씨네 아들에게 싸인을 보냈고 말 몇마디 붙이는가 싶더니 둘이 나가버렸다.

" 쯧.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처자에게 술 친구 뺏겼군 그래. "

하루가 지나고 일은 마무리되었고
일터 정리를 하고 집에 들어왔다.

몸이 뻐근한게 아무래도 목욕탕이나 좀 다녀와야될 듯하다. 뜨거운 물에 몸좀 녹이면 좀 낫겠지.

문고리를 잡는 순간 문 두들기는 소리가 났고
문을 벌컥 여니 장씨네 아들과 처자가 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서운한 감정이 섞였다

" 여긴 어쩐 일이냐. " 

" 감사 인사드리려구요. "

" 무슨 감사? "

" 아저씨 덕분에 좋은 사람 만났잖아요. "

" ... 그래. 여길 떠나 올라가면 잘 살아. "

" 그럴게요. "

둘이 인사를 하고 사라지려는데 아가씨한테
한마디 던졌다.

" 처자. 내 술친구 뺏어갔으니 잘해야돼! "

아가씨는 빙긋 웃어보이고는 이내 둘이 사라졌다.

한쪽 마음이 빈 듯한 기분을 안고서 목욕탕에 갔다가 나오니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 여보세요. "

" 어이 강씨. 일이야 일. "

" 알겠습니다. 몇명입니까? "

" 3명. 교통사고라네. "

" 알겠습니다. 금방 가겠습니다. "

아 참!

말을 안했는데 
내 직업은 이 마을에 하나뿐인 장의사다.




한번 급 떠올라 지어봤는데 ..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_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