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 생길 가망이 음스므로 음슴체
오늘은 하라는 채광은 안 하고 길원분들(+지인분들)이랑 같이 던광에서 놀고있었음(주로 멍때리기, PVP, 펫켓몬)
그러다가 갑자기 길원 한분이 뉴비줍을 하러 가자는 거임.
그동안 n명의 뉴비를 만나오면서 쌓인 경험(사실 저도 뉴비지만)을 통해 뉴비는 주로 티르 코네일 던컨 근처에서 만날 수 있다는 걸 알고있는 나는 길원분과 함께 티르코네일로 향했음.
채널을 순회하며 뉴비를 찾는데 영어 대문자 두 글자와 소문자 세글자로 이뤄진 닉을 가진 마에스트로를 꿈꾸는 뉴비웨어 분이 보이는거임. 류트도 들고계셨음.
타이틀도 달고있고 뒤에 수능풍선이 없는 점으로 보건대 누군가의 부캐는 아닌 것 같았음.
그래서 길원분과 나는 천천히 그분에게 접근하기 시작함.
이미 마게의 상징이 되어버린 이 짤 같은 느낌으로
천천히. 천~천히... 근데 그분은 우리의 친절한 미소와 /인사 제스쳐가 "지금부터 너를 수상한 봉고차의 트렁크에 실어주지 크킄.." 같은 느낌으로 보였나봄
그분은 다가오는 우리를 보더니 잽싸게 도망치기 시작했음.
쫓아가며 "수상한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말해도
라는 느낌으로 아무말씀도 하지 않으셨음...
쫓아가다 지친 지인분이 다른 채널로 사라지도록 도망치시던 그분은 늑대밭에 도착해서야 도망치는 걸 멈추시더니 류트로 늑대들을 후드려패기 시작했음...
혹시 모 뉴비 만화처럼 채팅법을 모르는 게 아닐까? 싶어서 "채팅은 엔터를 누르고 하면 되요"라고 말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이었음..
멜로디 쇼크로 늑대를 신명나게 때리다가 쳐맞고 날아가시길래 힐링도 해드리고 했지만 그분은 나에겐 1g만큼의 관심도 아까운 듯 늑대에게 집중할 뿐이었음..
결국 쓸쓸하게 "저는 이만 물러납니다ㅠㅠ.."하고 다른 채널을 돌기 시작함... 그분은 정말 끝까지 아무말씀 없으셨음.
지금 생각해보면 왠 이상하게 생긴 사람이 옆에서 친한척하고 말을걸면서 힐링을 주는 상황이 좀 부담스럽긴 했을듯함. 죄송합니다..
여튼 의기소침해진 나는 다른 채널에서 모험가의 플레이트 아머나 뉴비웨어를 입은 사람들을 만나도 주변을 맴돌기만 할 뿐 말을 걸지는 못했음.
... 사실 인사는 열심히 했지만 전부 무시당했다고 하는 게 맞지만.
그러다가 1채널에서 이디카이의 성직자 예복을 장비탭에 입은 남캐분을 발견했음. 그분은 초보자용 말(이름이 엄청 귀여웠음..)을 꺼내놓고 던컨 앞에 서 계셨음. 말 이름이 호루라기말찌 였음...
조심스레 그분에게 다가가서 힐링을 걸어드렸음. (풀피셨으므로 그냥 잠수인지 확인하는 정도의 행동이었음..)
그러자 그분이 드디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는거임!
"뭔진 모르지만 감사합니다"라고 하시길래 "안녕하세요! 에린은 처음이신가요?"라고 npc처럼 대답해드리니 글쎄! 마비가 처음이라 무슨말인지 잘 모르신다는거임..
하..(행복)
그분에게 인벤을 가방으로 채우는 방법, 스마트 컨텐츠 사용법, 메인스트림에 대한것 등등을 알려드리고 길원분이 템도 주고 수리비도 드리고 최종무곡에는 꼭 호출하라는 말도 잊지 않고 해드렸음. 늅늅분의 훌륭한 자립을 위해 강제 길드 납치나 아이템 퍼주기 공세는 일단 하지 않았음. 우선 게임 시스템에 적응하는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어서..
근데 생각해보니 방탄위롭 한벌 정도는 사드렸어야할거같음ㅜㅜ. 이디카이 예복 안쪽에 입으면 맞았을때 많이 아프실텐데...
그분은 고맙다고 하시더니 이제 초보자용 말의 소환시간이 8분 남았다구 가서 메인스트림을 깨겠다고 하심. 열렙하셨으면 좋겠음!
역시 자립형 뉴비는 보는이를 흐뭇하게 하는 것 같음.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