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환자는 식욕이 남다르죠.
보통 사람은 어느 정도 포만감이 들면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이 사라지고 다른 것에 집중합니다.
그냥 신체 체계가 그렇게 세팅되어 있어요.
그 체계가 무너져버린 상태가 비만환자의 신체.
오늘 103세트 운동하신 돼지 아이디께서는 흔히 그런 조언을 하잖아요,
일단 하루 세끼 먹고 운동할 수 있는 신체를 만드세요. 다이어트하지 마시고.
이게 안되는 사람이 있어요.
저는 알콜 중독이었는데, 독일은 밤 12시면 가게가 문 닫습니다. 마트 없고 편의점 없어요.
주유소만 열려있죠. 여긴 엄청 비쌉니다.
밤 11시 반이 되면 초조해지면서 나중엔 안절부절 완전 그로기 상태 됩니다.
5분 전에 뛰쳐나가 우사인볼트의 속도로 가게 안에 골인합니다.
술을 끊겠다는 의지는 매일 밤 11시 반에 무너지죠.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오랫동안 쌓인 문제들이 터진 것이죠.
이걸 추상적으로 표현하여 '정신적 허기'라고 얘기합니다.
비만환자들의 식욕도 그러한 것이라 봅니다. 정신적 허기.
정신적 허기가 채워지지 않았는데 하루 세끼 적당히 먹고 운동하라는 조언이 먹힐 가능성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어요.
옆지기가 임신하면서 술을 끊겠다고 결심한 제가 완전히 술을 끊는 데는 3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옆지기와 별이의 하염없는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했죠.
저와 같은 좋은 환경이 아닌 상태에서 비만이란 질병과 싸워 이기는 분은, 아마도 계속하여 '정신적 허기'와 끊이지 않는 전투 중일 겁니다.
그런데 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 소식이 들립니다.
식단을 그렇게 했더니 식욕조절이 매우 잘 된다고. 아주 우스울 정도로.
게다가 건강에도 좋다고 합니다.
대장암과 같은 위험에 대한 얘기도 들립니다만
엡베베베 님께서는 오랫동안 저탄고지 식이 중이지만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고요.
만약에 장기간에 걸쳐 혹은 평생 저탄고지식이로 살아도 건강할 수만 있다면 엄청난 희소식인 거죠.
물론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할 수 있는 식단은 아닙니다만, 식성에 잘 맞기만 한다면 말이에요.
물론 저는 지금의 건강식?에 매우 잘 적응했기에 고지방식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흥미롭게 방관?하는 중입니다.
저는 잡곡현미가 미치도록 맛있어요!!!
만약 고지저탄의 식단이 건강에 매우 좋다면 말이죠...
사회가 개인의 여유를, 시간적 여유를, 신체적 여유를, 정신적 여유를 짓밟아 버린 상황에서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비만에까지 시달리는 분들에게 작은 탈출구를 마련하는 셈이니까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이 조까튼 사회를 갈아엎는 것이지만...요원해 보이기도 하고요.
저는 저탄고지가 건강에 매운 좋은 식이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랍니다.
우유가 몸에 좋은지 아닌지는 100여년 후에나 정확한 결론이 난다고 하죠?
고지방식이와 건강의 관계 역시 오랜 시간 후에나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