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의대가려다 수능점수 안돼고 이래 저래 고민하다가 영어선생님의 충고로 두개는 내가 원하는데 선택하고 하나는 부모님께서 원하는데 썼다. 그게 교대였다. 그래서 지금 3년째 다니면서 머리털 빠지게 수업듣고 있다.
교대 다녀보면 절대 그런 소리 못한다. 중초임용? 탁상공론에서 나온 정말 개쓰레기같은 발상의 극치다. 밥그릇 싸움이라고? 그래 밥그릇 싸움도 없다고는 말못하겠다. 허나. 현장에 나가보았는가? 전 과목에 걸쳐 초등학생에게 맞는 교육 방법을 이수받은 교대생들과 달리 중초임용 교사들은 자신이 이수한 과목이 아니면 수업같지도 않은 수업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애들을 생각한다면 전문성을 안따질래야 안따질 수가 없는거다. 중고등학생에게 맞는 교육 방법을 배운 사람이 고작 두달을 연수받았다고 금새 초등학생에게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우리는 4년동안 그걸 배운다. 어디다 비교를 하는가?
물론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 그런 분들까지 싸잡아 매도할 생각은 없고.
교육대학교는 특수 목적 대학교다. 그래서 이대 초등교육과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조리 국립이다. 국가도 초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거다. [어떻게 보면 국가 통제라는 말이 되기도 하겠지만..] 전국 11개 교대와 교원대 초등교육과까지. 이미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학교라면 교사가 되기 위한 자격이 갖추어졌는지를 테스트 해야지 이따위로 무슨 사법고시 보듯이 할 필요가 있을까?
뭐... 어쨌건 임용고시는 어차피 응시 자격도 제한되어있고 남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교사가 될 사람들이니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수긍할 만 하니 패스.
정말 교대 밖에 있는 사람의 생각으로밖엔 쓸 수 없는 그 마지막 말. 어영부영 점수 맞춰서 평생 철밥통 지키면서 살려는 썩어버린 정신으로 교대에 들어가 선생새끼가 된다고? 그래. 그렇게 들어오는 사람도 반 이상이겠지. 그런데. 그런 사람들까지 '교사적 마인드'를 가지게끔 세뇌를 시키는게 교대다. 시큰둥하던 교수님들의 "여러분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교육을 책임질 사람들입니다."라는 말씀들. "대한민국의 미래가 여러분들의 손에 달렸습니다." 라는 말씀들. "교사가 될 사람들이니까." 라는 말씀들.
이번학기 듣는 '초등 체육 교육 방법'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제일 보기 싫은 추물중 한가지가 바로 사명감 없는 교사라고. 정말 동감하는 말이다.
교사는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교대에서 4년동안 배우는건 바로 그 사명감이며, 교사적 마인드다. 더불어 그 사명감은 '초등 교육'에 대한 사명감이며, 교사적 마인드 역시 '초등 교사적 마인드'가 성립이 되는거다.
중등 교사는 '중등 교육'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며 '중등 교사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겠지. 적어도 '초등 교육'에 있어서는 고작 두달가지고 4년동안 갈고 닦아온 우리와 비교를 할 수는 없는거다.
요즘 초딩초딩 하면서 무시하고 욕하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데. 교대생도 욕은 한다. 그러나 욕을 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다들 '어떻게 해야 그녀석들을 바로 잡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보다 정말 아이스럽고 천진난만한 초등학생들이 훨씬 더 많다는것도 우리는 알고있다. 그래서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거다. 그게 바로 사명감이며 교사적 마인드라는거지.
모든 교대생들을 쓰레기로 매도하지 말라. 모든 선생님들을 철밥통이나 지키려는 쓰레기들로 매도하지 말라는거다. 불쌍하게도 얼마나 사명감 없는 선생들한테 12년을 배웠는지, 아니 불우한 초등학교 6년을 보냈으면 저럴까 내심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적어도 98% 이상의 교대생들은 미래 자신이 맡을 아이들을 위해 의욕에 불타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적어도 98% 이상의 선생님들은 자기 반의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고 계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따위 '쓰레기'라고 말을 하겠다면.
그래. 나는 쓰레기다. 나는 교대에 다니고 있는 쓰레기고. 나는 앞으로 교사가 되어 아이들의 인생을 책임질 쓰레기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쓰레기라고 부르건 말건 나는 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교사가 될거고, 국비로 지원받아 교육 선진국으로 유학도 다녀와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할 계획도 갖고 있다.
마음대로 불러라. 뭐라고 착각을 하건. 교대생들은, 그리고 선생님들은 보이건 보이지 않건 모두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