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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딜 크리스탈 - p 2 -
게시물ID : readers_201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루밸
추천 : 0
조회수 : 41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07 16: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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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래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아직 프롤로그 중-)

아래글에서 조언해주신 분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많이 배우네요!




---------------------





내 밥! 내 바아아아아아압! 야수는 분노한다. 기대가 컷 던 만큼 그 짜증의 정도는 어마무시 했다. 야수는 날아가는 가젤의 방향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회색의 흙으로 덮인 언덕 넘어로 사라진 노란 새와 그 발톱에 잡힌 가젤. 야수는 언덕을 뛰어넘어 돌진한다.

그곳에서, 야수는 전혀 예상치 못한 존재와 대면하게 되었다.

 

인간?

 

금발의 풍성한 머릿결 아래로 앳된 얼굴을 가진 소녀가 거기에 있었다. 화려한 장식의 펑퍼짐한 드레스를 입은 새치름한 모습이다. 인간 연령으로 15살 정도 되었을까. 그녀의 분위기는 숲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감을 낳았다. 하지만 그 모습, 한없이 순수해 주변을 자신에게 동화 시킬 듯한 느낌이다.

물론 야수는 그녀의 모습에 그리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다. 야수의 관심사는 이전부터 한가지였다.

"그르릉!"

내 밥 내놔!

", 뭐야! 백사자?"

소녀는 경계하며 물러선다. 의아한 듯 살짝 고개를 젓는 그녀가 야수를 눈여겨 살핀다.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래. 난 니가 생각해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꺼져라!

 

"그르르르르르르- 르르르르르릉"

이렇게 울었으면 겁을 집어 먹으련도 하지만, 소녀는 도망치지 않는다. 귀찮다. 대체 무슨 똥고집일까?

 

잡아먹히는 게 무섭지 않냐?

 

그녀의 옆에, 쓰러진 가젤과 그 위에선 황금색 새가 보인다. 가까이서 보니 노란 새는 황금의 강철로 만들어진 인형이었다.

 

"흐음. 이상한 아이야. 백사자처럼 보이는데 얼굴형은 조금 늑대와도 비슷한걸. 뭐 어쨌든-"

 

소녀의 손가락이 번뜩여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 작은 손에 끼워진 열개의 반지가 찬연한 황금빛을 발하고 있다.

 

"그 털과 가죽! 탐나는걸!"

 

황금의 강철 새가 비상한다. 반원을 그린 후 궤도는 정확히 야수를 향한다. 그것을 인지함과 동시에 급격히 뛰는 야수! 정면으로 처박히려는 강철 새를 가까스로 피해낸다. 섬뜩한 충돌 음에 돌아보니, 땅이 한 웅큼 파여 있다.

 

…….피하길 잘했다. 아무리 내 가죽이라도 저걸 직격으로 맞으면 찢어지겠는걸.

 

못 말리겠다. 이 인간. 정말로 싸울 생각이다.

 

"- 꽤나 잽싸구나. ."

 

소녀는 다시 손가락을 연신 움직인다. 하늘 위로 솟구쳤던 황금 새가 수직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야수의 표정에 급진적으로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하게 드러났다.

 

정말, 왜 이렇게 행복한 점심시간을 방해 하는 건지- 그냥 한입에 씹어버릴까?

 

한입 꽉 씹으면 소녀의 가련한 육체는 갈비뼈 채로 으스러질 것이다. 야수의 입 크기는 소녀의 몸체의 반에 달한다.

 

아니, 무슨 소리야. 정신 차려야지.

 

야수는 한 순간이나마 야생의 감각에 따르려던 자신을 반성한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자욱한 연기가 야수를 감싼다. 그 안에서 휘몰아치는 갖가지빛깔의 빛줄기들. 그것이 모두 사라지자, 그 자리에 더 이상 야수는 없었다. 대신 몸에 새겨진 기묘한 문양의 문신이 인상적인 소년이 한명 서 있었을 뿐이다.

 

"?"

 

금발의 소녀는 화들짝 놀라 손을 움직인다. 소년을 관통해버릴 듯 쇄도하던 강철 새는 급히 방향을 선회해 옆의 나무에 처박혔다.

", 뭐야? 사람? 그럼 진작 그렇다고 말해야지이! 위험하잖니!"

 

빠직. 목 혈관에 힘이 들어간다.

 

"내가 할 소리닷! 너 말이다! 야수가 있으면 도망가라고! 도리어 덤비다니 제정신이냐!"

 

"------!"

 

"------!“

 

둘 다 뿔난 얼굴로 서로를 맹렬히 가리키는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다.

 

", 드루이드?"

 

알고 있는 건가?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로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 그들은 드루이드라 불린다. 은백색 털의 야수의 본모습은, 이 작은 소년이었다.

 

"어떻게 알았어?"

"마족이나, 마물이었다면 굳이 인간형으로 변하지 않고 바로 날 공격해 왔겠지.

 

드루이드로 탄생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종족 중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족. 바그린족. 그들의 특징인 몸에 그려진 문양. 손발이 크다는 것을 볼 때 확실하다고 볼 수 있지."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 그대로, 소년의 몸 전신엔 회색과 검은색으로 화려한 문양이 그려져 있다. 정교하게 새겨진 문신으로도 보이지만 아니다. 고양이가 자신만의 털 무늬를 가지고 태어나듯이, 소년의 몸의 문양은 태어날 때부터 있던 피부 본연의 색이다. 그리고 인간의 것보다 살짝 큰 손과 발도 그들의 특징 중 하나였다.

 

"그래서, 내겐 무슨 목적이니?"

"내 밥. 니가 가져갔잖아. 돌려줘."

"? ?"

 

소년의 손가락을 따라간 시선에 가젤 시체가 들어온다.

 

"아 저거? . 니 사냥감이었니? 아아 맞아, 가젤무리를 쫒고 있던 흰둥이가 있었지. 그게 너였구나."

 

-흰둥이?

 

"알았어. 그럼 반줄께. 같이 먹자."

"- 이봐! 저건 내 거라고! 다 내가 먹을 꺼야!"

"아유 - . 너무 쫌스러운거 아닙니까? 서로 협동해서 잡은 셈 치면 되잖니. 가서 마른 장작 좀 구해와. 그리고 옷도 좀 입지 그러니."

소년은 그제야 자신의 소중한 곳을 가렸다. 그러고 보니 알몸이었지. 잊고 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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