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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를 만났다.
게시물ID : animation_3350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음란음란열매
추천 : 0
조회수 : 27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6/07 17:30:28
 
내가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우리집에는 곰돌이 푸 비디오가 있었다.
 
마트에서 밀폐용기 세트를 사고 사은품으로 받은 비디오는 70분 남짓이였고, 화질도 그리 좋지는 못햇던 것 같다
 
어린 나는 그 비디오를 몇번이고 돌려봤다. '학교'를 '해골'이라 읽은 올빼미에게 몇번이나 분노하며,
 
몸에서 꿀을 한방에 쓸어내는 레빗에 감탄하며, 티거의 용기에 눈물짓고 피글렛의 순수함에 웃음지었다.
 
 
 
그렇게 초등학생이 되고,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올라오며 곰돌이푸는 서서히 패트와 매트로, 디지몬으로, 또 짱구와 심슨으로 대체되었던것 같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해가 떨어지고 마는 고등학생의 어느날, 문득 곰돌이푸가 너무너무 보고싶었다.
 
심슨을 보기엔 머리가 너무 피곤했고, 짱구를 보자니 그날은 웃음보다 미소가 필요한 날이라 느꼈기 때문이었다.
 
티비찬장 속 비디오플레이어 밑 서랍을 뒤져보았지만 비디오는 찾을 수 없었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푸와 친구들이 크리스토퍼 로빈을 찾아 나서는 모험이야기를 아는사람조차 찾기 힘들었다.
 
그 많던 인형들은 또 어디로 갔는지, 집 안엔 노란색의 흔적 조차 찾을수 없었다.
 
 
 
그 이후로 곰돌이푸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 되었다.
 
땀냄새 나는 남자놈 방에는 곰돌이 푸가 가득했다.
 
도넛가게에서 주는 컵에 새겨진 곰돌이푸도, 목배게도, 폰케이스도, 심지어는 어린이용 칫솔과 칫솔케이스마저  곰돌이 푸라면 모조리 사들였다.
 
친구들은 나이값좀 하라며 타박을 줬지만, 노란색의 곰돌이그림은 하나하나가 큰 행복이였다.
 
 
 
그렇게 23살이 되고, 그를 만나러 비행기를 탔다.
 
공항을 나서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바로 잠에 들었다. 다음날 한시라도 빨리 움직여야 했다. 한시라도 더 오래 보아야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디즈니랜드를 들어서자 마자, 노란색의 곰돌이를 마주할수 있었다.
 
낡은 빩간셔츠를 걸치고 복슬복슬한 외모로 서있는 곰돌이에게 다가가 말없이 끌어안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눈물이 났다.
 
너무너무 그리웠었다.
 
움직이지 않고 말 하지않는 노란색의 그림들이 채울수 없는것이 분명히 존재했다.
 
한없이 어리석은 곰돌이는 또한 끝없이 순수했기에 아무말 없이 나를 가만가만 토닥여 주었다.
 
나는 울먹이며 말했다. 너무 그리웠다고, 찾고싶었는데 찾을수가 없었다고, 너는 내인생 최고의 친구라고.
 
곰돌이가 속삭였다. 우리가 비록 떨어져 있더라도 우리는 친구야.
 
 
 
 
 
 
 
 
movie_image.jpg
 
 
 
 
 
 
 
 
 
 
 
 
 
 
 
 
 
 
 
 
사실 돈없어서 디즈니랜드 가본적은 없는데... 그냥 제가 디즈니랜드가면 진짜 저럴것같아서 한번 써봤어요...
 
여러분은 최애캐에 가지고있는 특별한 사연이 있으신가요?

출처 사진출처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40045&imageNid=1697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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