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튼 이거 보니까 중3 시절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네요. 중2였던가? 무튼 그 즈음이었는데.
체력 검사할 때 위의 특별수업처럼 오래 달리기를 하죠??
제 학교는 좀 특이한 방식으로 오래 달리기 측정을 했어요.
출발선이 하나 있고, 그 위에 학생들이 일렬로 섭니다.
그리고 15m 앞쪽에 도착선이 있습니다.
체육 선생님께서 오래 달리기 측정을 위한 검사 테이프를 켜면,
몇 초 간격으로 경고음이 삑! 하고 울립니다.
그 사이에 앞쪽의 도착선까지 가는겁니다.
그리고 다시 몇 초 간격으로 경고음이 삑! 하고 울리면 출발선으로 돌아가는, 이런 방식이었습니다.
단순히 오래달리기 시간 측정이 아니라, 체력과 지구력을 평가하려는 거라나 뭐라나.
무튼 그게 경고음 간격이 4번마다 쬐끔씩 줄어들다가 나중에는 전속력으로 달려야 할 정도로 짧아집니다.
그 이상은 짧아지지 않지만...무튼 쉬운 건 아니었습니다.
같은 거리만큼의 오래달리기를 하는게 차라리 더 편하다고 느낄 정도였죠.
왜냐하면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더 빨리 뛰어야하는데, 달리다보면 그 페이스가 무너지거든요.
게다가 체력은 줄어들고 지구력도 떨어지는데 속도는 더 빠르게 해야하고, 오래달리기처럼 천천히 걸을수도 없습니다.
시간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게 3번이면 그기서 종료거든요.
당시 체력도 약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그냥 한 20번 정도에서 그만둘까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왠만큼 운동을 잘한다던 친구들도 30~40번 즈음에서 나가 떨어졌거든요.
그런데 잠깐 오기가 들어서,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두자고 생각했던 20번대가 넘어가고...30번, 40번을 달렸습니다.
40번째 즈음부터는 전력질주를 해야 시간 안에 통과할 수 있었죠.
도중에 너무 힘들어서 3번의 기회중 한번의 휴식을 가져서 기회는 2번-그래봐야 한 3초 쉬었던거지만.
근데 계속 달릴 수 있더군요.
다리는 후들거리고, 심장은 터질 것 같고, 내 숨소리만이 들리니,
그냥 달릴 수 있었습니다.
정말 한계가 없다는 듯이 달렸고, 한 80번 반복한 뒤에 수업 시간이 끝나더군요. 뭐 그래도 달렸죠.
제 달리기는 90번이 넘어서 끝났습니다.
그것도 쉬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중단해서 그만두었던거죠.
제 기억이 좀 명확하지 않아서 몇번을 달렸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쉬는 시간이 거의 끝날 즈음까지 달렸던 것 만큼은 기억납니다.
그 뒤 수업시간까지 멈추지 않던 심장 박동도 다 기억나요.
뭐 별로 재미없고 진지한 이야기이긴 했지만...
지난 학기 학사 경고도 받고, 슬럼프가 와서 이것저것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방학에 초전자포 14화 특별수업을 보고 중학생 시절 때 했던 저 오래 달리기가 생각나더군요.
아...결론을 어떻게 내리지..
그냥 힘냅시다, 여러분.
자기의 한계는 자기가 만드는 건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