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냥 여자 대학생이에요.
오늘 연느 보려고, 아침 첫 차타고 선착순 50명인 사인회에 갔어요 다행히도 선착순 안에 들었고
진짜 너무너무 추운데 오래 기다려서 싸인도 받고 악수도 했어요
진짜 행복해서 실감이 안 날 정도였어요. 8년동안 팬질했는데 제가 대학때문에 서울로 올라와서
앗쇼나 내셔널 경기는 보러갔지만 연느를 그렇게 가까이서 본 적이 많이 없거든요ㅠㅠ진짜 너무 좋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집에 오는 압구정역에서 정신이 나갔었나봐요...
습관적으로 폰을 보면서 지하철 기다리다가 지하철을 탔는데
다리 한 쪽이 스크린 도어랑 지하철 틈에 빠진 거예요., 허벅지까지...
너무 추워서 무거운 부츠+부피 완전 큰 외투+엄청난 백팩 이라서 너무 둔하기도 했고
그 틈이 엄청 넓은 곳이더라고요.
진짜 순간 너무 놀래서 허둥댄 것 같은데 그 순간 저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너무 짧은 순간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제가 지하철을 타려고 했으니까 지하철 안 쪽으로 얼굴이 향했는데
그냥 평온한 지하철 그 자체...찰나의 순간이었나? 기억이 잘 안나네요
여튼 아 이건 내가 어떻게든 나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무슨 힘으로 그랬는지 몰라도, 한 손엔 핫팩, 한 손엔 폰 들고 있었는데도
다리 꺼내서 밖으로 기어 나왔어요.
남자 한 분이 걸어오시면서 괜찮냐고 물으시는데 너무 창피해서
괜찮다고 그러면서 빙구같이 굴었는데
집에 오는 길에 생각하니까 내가 너무 한심한 거예요...
평소엔 이런 적 한 번도 없는데 꼭 이렇게 좋은 날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도 그렇고 제가 조심 못한 거니까요...
지하철 안 사람들은 제가 스마트폰 보느라 얼빠져서 빠진 걸로밖에 안 볼 거고...
누구한테 한심한 인간으로 그려지는 거 진짜 너무 싫은데 계속 생각이 나요ㅠㅠ
내가 그 때 바로 못 나왔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면 진짜 아찔하기도 하고 미치겠네요.
딱 그 역에서는 창피한 마음이 너무 컸는데
갈수록 자괴감+무서움이 밀려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