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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짧았던 연하남과의 연애
게시물ID : gomin_10278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Zsa
추천 : 2
조회수 : 665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3/09 17:14:39
별 얘긴 없는데 쓸데없이 엄청 길어요.
시간 많으신분만 읽어주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휴학 후 살만 쪄가는 내 모습이 싫어서 헬스장에 등록했어요.
남초헬스장이어서 늘 민망하게 운동하던 와중에 연하남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 아이는 제 전화번호를 물어갔고 연락을 시작했어요.
아 여기는 해외에요. 얜 유학생이고 많이 외로워하더라구요.
다음날도 같이 만나서 운동을 하고, 그 다음날은 카페에서 만나 얘길 하던중
정말 즉흥적으로 영화를 보러갔어요.
보는 내내 스킨십을 시도하길래 뭐냐고 니가 내 남자친구냐고 따지자
웃으면서 누나 성급하게 왜 그러냐대요.
영화 끝나고 나왔는데 기분이 영 별로라 너 나랑 자고싶냐고 돌직구를 날렸어요.
애가 그때서야 제 기분을 깨닿고는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삼십분가량 걸으면서 이야기 하는데 한국말로 하기 민망하다며
되지도 않는 영어로 주절주절하는데 귀여워서 맘 걍 다 녹았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인연이고 누나가 좋고 관계를 발전시키고싶다
하지만 공부에 매진해야하는 지금 누나랑 사귀면 백프로 신경써주지 못할것이기에
그게 마음에 걸려서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신중하고싶다 하더라구요.
그냥 똑같은 패턴 똑같은 레파토리 내가 영 아니어서 하는 소리로 알아듣고
괜찮다고 그냥 좋은 관계로남자고
그리고 지금 니가 뭘 결정해서 통보할 입장은 아니다
우리 만난지 며칠이나 됐다고 내 맘은 그렇게 크겠냐고
걱정말라고했더니 자긴 그런게 아니라며 우물쭈물하다가 헤어졌습니다.
 
그뒤로 연락은 꾸준히 하는데 저는 썸 관계를 지속시키지 않기 위해 선을 그었어요.
근데 이 아인 누나 보고싶다 보러가겠다는둥 대체 제가 어떻게 처신을 해야할질 모르겠어서
뚱하게 버티다가 이런 애매한 상황도 싫고 어장관리 하는거면 그만하라는 말을 해주려고
만났습니다. 구할은 거의 이제 연락 그만하자고 하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만나러 나가서
제 입장을 말했습니다. 자기는 조금 시간을 두고 보고싶었는데 누나는 관계정리를 원하는거같다며 
누나가 많이 이해해줘야 할거야 이말로 우린 사귀게됐어요.
당분간만 비밀로 하기로 하구요.
 
서로 연락에 목매는 타입도 아니고 돈문제도 없고 별다른건 트러블은 없었는데
애가 어려서 혈기왕성하더라구요. 아무데서나 시도때도없이 달려들고.
아오 괘씸해서 끝까지 ㅋㅣ스도 안해줬어요.
사실 저희 사는데가 정말 할게 없습니다. 놀거리가 없어요. 그래서 카페에 앉아있는게 거의 다였죠.
그러니까 누나 집엘 가자네요. 집에 뭐 올수도있죠 근데 그때당시에 친척이계셔서 상황이 아니었어요.
어쨌든 얘길 했습니다 나도 딱히 스킨십에 있어 보수적인 편은 아니다.
하지만 사귄지 뭐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러는거 사실 기분 영 그렇다.
우리 하루 보고 말거 아니니까 천천히 스텝 밟자구요.
자기도 자기가 미친거같다고 요즘 자제가 안된다며 미안하다고 알았다기에 알았나보다 했습니다.
 
그러다 얼마 후에 만났는데 너무 멋있게 차려입고 나왔더라구요.
와 어린게 진짜 그날따라 너무 멋있어서 혼자 설렘 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커피마시고 걷는데 애가 그러더군요. 여긴 근처에 '그거'없냐고.
그게 뭐겠어요 모텔이지. 대낮이었는데 가서 마냐사냥보고 밥먹자고 대실하잡니다.
싫다그랬어요. 또 졸라요 한번만 속는셈치고 와보래요 누나 자꾸 자기 변태취급한다고.
할게없는데 그럼 뭐 하냐기에 할거없으면 그냥 걸어 새끼야 하니 그냥 단둘이 있고싶어 그런답니다.
그래 뭐 그럴수도 있긴한데 지금은 아니다 나 아직 싫다
싫다는데 계속 가자길래 짜증나서 넌 나랑 하고싶은게 정말 그거뿐이냐고 엄청 화냈습니다.
미안하다고 안하다고 안그러겠다고 싹싹 빌더라구요.
 
기분 좀 풀고 앉아서 둘이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했습니다.
누난 스킨십 싫어하는거같대요 저보고.
아놔 저보고 ㅋㅋㅋㅋㅋ 아니란다 애기야.. 아무튼
아니라고 그런거 아니고 난 진도만 빨리빨리 빼는 연애는 하지않는다
니가 좋고 우린 성인이고 당연히 잘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서로 백프로 신뢰를 쌓지못한 이 상황에
성급하긴 싫다고 말했습니다. 이런게 너에게 걸림돌이 되냐고 물으니 
자긴 누나가 자기에게 거리를 두는거같아서 더 다가가기가 힘들고 마음이 깊어질수가없대요.
듣고보니 그 아이에게 '거릴둔다'는 말이 어느정도 맞는것도 같더라구요.
몸에 집착하는 것 같은 그 모습들을 몇번 보니 조심하게는 됐으니까요.
말했습니다 맞긴한데 니가 싫어서 그러는거 아니지않냐 우리 일단 좀 더 친해지자고.
그러니 시무룩하게 이젠 정말 잘 알았다고 앞으로 자기도 '거리를두고'
이런 일로 누나 심기 더 건드리지 않겠다며
저에게 믿음을 주고 자기를 더 많이 좋아할수있게 하겠다며 미안하다고 서로 노력하자대요.
그렇게 집에보내고, 잘 끝난거같았지만 뭔가 많이 찝찝했어요.
 
그러던 와중에 친구가 술이나 먹자며 연락을 해왔고 전 이 아이에게 말하고 친구를 만나러 갔죠.
아 근데 그 자리에 남자가 둘이 있는거예요. 한명은 친구랑 저랑 아는 오빠, 한명은 그 오빠 아는 동생.
딱봐도 제 친구랑 이 동생이랑 소개팅 하는 자리에 짝맞추려고 제가 낀건데,
비밀연애를 하던지라 제가 남자친구 있는걸 몰랐던 이 친구가 절 부른거죠.
뭐 어떡해야하나 어버버하고있는데 연하남이 연락이 온거에요.
잠깐 들어와서 얼굴만 보고 가겠다고. 그래서 제가 밖으로 나갔습니다. 보고싶어서 왔대요.
가기 직전에 웃으면서 남자도 있는거 아니야?? 장난식으로 말하는데 
거짓말 못하는 저는 우물쭈물하다가 있긴있다..근데 상황이 이상하게 그렇게 된거다, 했어요.
애가 엄청 화내다가 그럼 자길 데리고 들어가서 납득을 시켜달래요.
들어가서 다들 갑자기 미안한데 내 남자친구라고 소개하고 이 상황 좀 이해시켜줬으면 좋겠다고했어요.
근데 저 가기전에 쳐마시고 살짝 취한 그 아는 오빠가 ㅋㅋ 제가 그러는게 장난인줄알고
저랑 소개팅중이라고 말한겁니다.
 
이 아이 당시에 그 자리에서 죽을만큼 참고있는게 눈에 보일만큼 참고 그냥 나갔구요
제가 따라가니 미친사람처럼 화내고 가버렸습니다.
 
일단 사과고 뭐고 너무 무서웠어요 상황 자체가. 잘해보자고 으쌰으쌰한게 불과 몇시간전인데
이런 일로 실망시킨게 너무 미안했고 어떻게 풀어야할지 그 순간에 멘붕 온 저는 몰랐어요.
당연히 뭐가됐든 바로 그 자리 박차고 나와서 따라가 빌던 했어야했거나
그 오빠놈이랑 전화라도 시켜줬어야했죠. 지금은 아는데 그땐 머리가 백지였어요.
저도 억울했고 짜증도났고 다시 들어가서 그 오빠새끼랑 욕하고 대판 싸우고는
일단 나가서 그냥 걸어다니다가 집은 못가겠고 저희 아파트 계단에 앉아있다가 문자 보냈어요
그런거 아니라고 제발 오해하지말라고. 장문의 답장이 왔어요.
그렇게 전 해명하며 몇번 오가다가
끝내는 이 아이가 헤어지자기에 이건 아니다싶어서 걔 집앞으로 갔습니다.
나오랬더니 나오긴 나왔습니다.
누나 또 거짓말 했다고 집이라더니 왜 여깄냐며, 미안하다는 저에게
더이상 그런거 중요하지 않고 그냥 저란 사람한테 정이 떨어졌다며 들어가버리더군요.
그리고나서 헤어져줄순 있지만 니가 생각하는 그런 상황아니고, 너 정말 좋아한다고 보낸 문자에
다음날 아침에서야, 그렇지만 자기가 정떨어졌다며 그만하자기에
한번만 구질구질하자 해서 찾아갔지만, 다시 사귈수있고 그럼 또 좋아지겠지 근데 그러기 싫어.
이말을 끝으로 결국 그렇게 끝났습니다.
 
더이상은 잡는것도 미안해 잡지않을생각이었어요.
술을 그렇게 좋아하는 제가 술도 끊을 작정이었어요.
얼마 만나지 않은 이 아이를 생각보다 많이 좋아했나봐요.
상황이 어찌된거였던간에
결과적으로 실망시키고 상처준게 너무너무 미안해서 맘이 정말 쓰리더라구요.
죄책감에 몇날밤을 잠도 못잤는데요.
 
그런데요.
며칠만에 전화가 왔어요. 바로 못받고 잠시뒤에 콜백하는데, 너무너무 떨리고 좋은거에요.
반성했냐는 이 아이 말에 눈물이 터져버려서 미련하게 훌쩍훌쩍하고있는데
집 빈다고 오라더라구요.
 
기분이 싸했어요.
 
가긴 갔습니다.
집앞에서 전화했어요 니가 나오면 안되겠냐고.
왜, 오기싫어? 이러더군요.
뭔가 얻어맞은 느낌에 맘 단단히 먹고 일단 들어갔어요.
 
무슨생각 했냐고 묻더라구요.
하늘에 우러러 부끄러운짓 하지 않았지만 니가 받은 상처가 그냥 다 미안했다고.
끝까지 제 말은 안 믿는것 같더라구요.
자긴 아직 잘 모르겠다며. 자길 좋아하냐며.. 그렇다고.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뭐
아니나다를까 스킨십.
관계를 다시 시작하고 난 뒤였다면 받아줬을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그땐 아니었죠. 밀쳐내고 말했습니다.
너 나 이러려고 불렀냐.
너한테 용서받으려면 이렇게 해야하냐.
아니라네요.
요 며칠 누나가 어떤 생각을 갖고있었는지도 궁금했고
그냥 사실, 잘못된건 알지만 누나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싶었대요.
우리 안맞는거 같대요.
우리가 미성년자도 아니고 자기가 성불구자도 아닌데
누나만 만나면 변태되는 기분이었고 헤어진 이유에도 어느정도 포함되어있다며.
 
헛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인터넷에서나 보던 자려고 헤어진 전여친한테 연락하는 그런 사람이었구나 너도, 싶고.
미안해하던게 싹 가시고 분노로 바꼈습니다.
운동하다 만나면 인사는 하자는데 오늘 길가다 본 이 아이를 쌩깠어요.
아직까진 감정이 뒤숭숭합니다. 내 잘못이 남은것도 같고
그냥 시간이 좀 지나야겠죠.
 
끝이 구리네요. 많이많이 구리네요.
별거없는 이야길 장황하게도 늘어놨죠..
연애 여러 번 해봤지만 이렇게 짧은데 찝찝하고 뒤가 씁쓸한 연애는 처음이라
뒤돌아보자..하는 맘으로 썼던 글을 살짝 바꿔서 올려봐요.
 
너무 사소해서 재미도 감동도 없는 제 얘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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