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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가 감기 수준이라는 말이 대표적인 유언비어 아닙니까
게시물ID : mers_79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ississisisi
추천 : 13
조회수 : 86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6/08 19:51:36
요새 카톡 같은 SNS 통해서 하도 이런 허무맹랑한 유언비어가 퍼지길래 갑갑해서 거 참


http://www.uptodate.com/contents/middle-east-respiratory-syndrome-coronavirus?source=search_result&search=MERS&selectedTitle=1~12

의대생들의 친구 UpToDate입니다. 졸업하고 나서 간만에 보는건데 학교 다닐때는 교수님들이 "레퍼런스에 UpToDate만 써놓으면 뒤진다 ^^" 이러셨지만 어쨌든 빨리 알아보기엔 이만한 사이트가 없지요 ㅎㅎ


아무튼 뭐 역학 이런 부분은 제끼고 여기서 임상적 특징 부분만 살펴봅시다



- 잠복기 : 사우디 발생 시 메르스 확진된 23명 환자를 조사한 결과 잠복기 중간값은 5.2일이었습니다. (1.9일~14.7일이 95% 신뢰구간)
 이 때문에 최대 잠복기는 대체로 2주일 정도로 잡고 있고, 그래서 격리 기간도 2주일로 잡고 있습니다.


- 임상적 특징
 **국산패치된 메르스까지 적용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는 점을 미리 써둡니다. UpToDate의 해당 항목은 대부분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메르스를 바탕으로 기재된 것입니다.

 - 사우디에서 발병했을 때는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대부분의 환자들이 폐렴 및 급성호흡부전에 걸렸고, 일부는 급성신부전이 왔습니다. 그 중 많은 수가 삽관하고 벤틸레이터로 기계식 호흡해야했고, 일부는 체외순환까지 돌려야 했습니다.
 - 그 외 소화기 증상(식욕부전,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 심막염, 패혈증이 나타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 이 중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았던 환자들에서는 많은 수가 쇼크와 급성 신부전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 면역 저하 상태의 환자에서는 열, 설사, 복통 등 장염 증상만 있고 급성 호흡기 질환의 증상은 없었으나 흉부 X선 상에서 폐렴이 우연히 발견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유별나게 메르스에 잘 걸리고 잘 악화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합니다.
 - 47명의 메르스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에서는, 47명 중 45명이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뇨가 68%로 제일 많았고, 고혈압 34%, 만성 심장질환 28%, 만성 신장질환이 49%였다고도 합니다.
 - 다만 주의해야할 것이, 당시 사우디 리야드에서의 메르스 감염 양상이 원내 감염이었는데, 환자 중 많은 수가 당뇨 환자였고, 첫 발발 시 47명 중 절반이 투석실에 있던 사람들 (즉 말기 신부전을 앓고 있던 사람들) 이라 고혈압 및 만성 신부전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을 감안해야할 겁니다.

 - 여러분이 제일 궁금해하실, 메르스의 증상들 (마찬가지로 위의 47명 보고서에서)
 1) 38도 이상의 열 : 환자의 98%
 2) 오한이나 강직을 동반한 열 (열나면서 부들부들) : 환자의 87%
 3) 기침 : 환자의 83%
 4) 호흡 곤란 : 환자의 72%
 5) 몸살 : 환자의 32%
 6) 설사 : 환자의 26%
 7) 목 따가움 : 환자의 21%
 8) 구토 : 환자의 21%
 9) 객혈 : 17%

 흉부 X선 사진은 47명 모두에게서 이상 소견이 있는 걸로 나왔습니다. 하기도를 굉장히 좋아하는 바이러스입니다...

 - 47명 중 42명이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34명이 기계호흡을 해야 했습니다.
 - 입원 후 벤틸레이터 돌리기까지 시간의 중간값은 7일 (3~11일) 이고, 사망하기까지 시간의 중간값은 14일 (5일~36일) 이었습니다. 

국내는 좀 더 나은 수치가 나오리라 기대합니다.


 - 감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사우디 보건국에서는 메르스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3,000명 정도의 비강인두 검체를 rt-PCR로 돌린 결과 7명의 의료계 종사자들이 메르스에 감염되어있었지만 그 중 2명은 증상이 없었고, 나머지 5명은 가벼운 감기 정도로 그친 것을 알아냈습니다.
 - 다만 무증상으로 보고된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사실은 증상이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2014년 봄 사우디 지다에서 발생한 메르스 때 확진 케이스 255명 중 64명이 처음에는 무증상으로 판정되었지만, 그 중 33명을 나중에 전화설문해본 결과 그 중 12명이 메르스로 의심될만한 증상이 있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 공식적으로, 메르스 아동 감염에 대해 보고된 논문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 여기서는 11명이 감염되었으나 9명은 무증상이었고, 증상이 있었던 나머지 2명은 기저 질환이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한 명은 낭성섬유증, 한 명은 다운증후군)

 - 임신 상태에서 메르스 감염된 케이스는 2개가 있는데, 한 명은 감염 후 7일째에 사산(임신 5개월)하였고 한 명은 만삭에 가까운 상태에서 감염된 후 건강한 산아를 분만했습니다.




나머지 내용은 의학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걸리면 랩 결과가 어떻게 나온다 CXR이 어떻게 나온다는 궁금해하시지도 않을 거 같아서..



아무튼 이런저런 증상을 볼 때 감기보다는 몹시 독한 독감이나 그냥 폐렴으로 대부분 이환된다고 보셔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위에서 무증상으로 넘어간사람들을 고려한다고 쳐도, 걸린 사람은 4~50%는 폐렴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완전 건강체인 사람의 경우 어떻게 될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젊은 분들 중 흡연자들은 주의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실제로 사우디 사례 중에 골초인 39세 남성(첫 환자의 장남)이 메르스 걸리고 폐렴 -> 사망 테크탄 경우도 있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중동 사례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감기가 날파리 수준이라면 메르스는 장수말벌 급입니다. 과도한 공포심은 금물이지만 조심해서 나쁠 거 하나도 없고, SNS를 통해서 감기 수준이고 비타민C만 먹으면 안 걸린다는 유언비어는 믿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거 믿다가 걸려서 입원하면 재수없으면 죽고, 그럭저럭 괜찮아도 치료비로만 4~500 깨지는 불상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요새 비도 오고 여름감기 걸리기 딱 좋은 기후인데 몸 조심들 하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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