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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쓰는 법.
게시물ID : readers_102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량수
추천 : 10
조회수 : 782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3/12/09 13:44:49

가능한 양질의 입력을 가능한 다량으로 해주어야 한다. 그 이외의 수단은 아무것도 없다.
 
좋은 문장을 쓰고 싶으면 가능한 한 좋은 문장을 가능한 한 많이 읽어야 한다. 그 이외에 왕도는 없다. 문장을 쓰는 방식에 대해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문장독본 같은 것은 한 줄도 안 읽어도 좋다. 그런 것을 읽음으로써 얼마간이라도 문장력이 향상되었다는 사람을 나는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문장을 읽을 때 이것은 좋은 문장이니까 자기도 나중에 흉내낼 수 있도록 외워두겠다는 식의 욕심쟁이 심보는 발휘하지 않는 편이 좋다. 좋은 문장을 즐기면서 읽는 게 최고다. 논어에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다.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라고 했다. 바로 이 즐기는 심경이야말로 무의식층에 가장 가까운 상태다.


 그런데 좋은 문장을 읽으라는 말을 들어도 어떤 게 좋은 문장인지 스스로는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어떤 식으로 좋은 문장을 분간하면 좋은지를 묻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에 대한 답은 이렇다. 좋은 문장에 대한 고정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서 좋은 문장에 대한 판단이 다르다. 자신이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많이 읽어가는 중에 판단기준이 저절로 높아져 갈 것이다. 자신이 좋다고 생각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한대서 무리하게 좋다고 믿을 필요는 없다.


 좋은 문장을 많이 읽어가는 중에 자연히 쓰는 문장도 좋아진다. 좋은 문장을 많이 읽었는데도 문장이 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해도 헛수고다. 좋은 문장을 쓰겠다는 생각은 깨끗이 포기해야한다. 좋은 문장에만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명저 중에는, 문학서를 제외하면, 악문이 산처럼 많다. 그것은 문장의 본질적 가치가 어떻게 쓰여져 있는가보다 무엇이 쓰여져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 지식의 단련법 -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2009  p.153 ~ 154



참고 : 문장독본(글쓰는 법을 적은 책)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 중에 한 명인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의 한 구절이다. 한 구절이라고 하기엔 양이 좀 많아 보이긴 하지만... 음... 뭐 여하튼 그렇다. 이 부분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종종 하는 말이기도 하고 이렇게 믿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에 따라서 좋은 글을 쓰는, 그리고 좋은 글에 대한 기준이 다 다를 것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위 이야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산다. 그래서 종종 재미나게 읽은 소설의 문체의 경우, 글을 쓸 때 나도 모르게 따라하게 된다.


유명 작가나 사람들이 "필사가 답이다!"라고 외치는 모습을 볼 때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사가 도움이 안되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필사할 시간에 더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이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왜냐면, 필사는 한 문장 한 문장을 꼼꼼히 씹어서 소화를 시키는 역할을 해 멋진 문장을 만들 수있지만 꼭 멋진 문장이 좋은 책이나 글을 만들지는 않는다. 책과 글은 문장이 쌓여 완성 되지만, 멋지지 않고 조악한 문장이 쌓여도 나름 가치있는 책과 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고전을 보는 이유는 고전이 좋은 문장을 가지고 있는 탓도 있지만, 오랜 시간 전에 만들어졌다는 가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 크다. 고전 소설의 내용이 지금 나와 당신이 살고 있는 2013년에 창작되어 나왔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대중으로부터 사랑 받을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또한 완벽한 문장들로 책을 채운다고 그 책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 종종 우리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우스갯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하나 하나 떼어놓고 보면 완벽한데 말이야. 조합하면 영 꽝이야."라고... 책도 마찬가지다. 문장이 완벽하다고 괜찮은 책이 아니다. 책의 범위를 좁혀서 좋은 글의 범주에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좋은 글이 되기 위한 조건은 완벽한 문장이나 좋은 문장이 아니라 잘 조화된 문장이라고 본다.


나에게 있어 좋은 글은 문장이 완벽한 글이 아니다. 의도와 목적이 뚜렷하고 글을 읽는 사람이 잘 이해할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본다.


이런 생각들 때문에 나는 앞서 끌어다 놓은 다치바나 다카시의 글을 좋아한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말에 더해서 조금 더 이야기 하자면, 좋은 글이 나오려면 책의 양 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와 다른 사람드에 대한 듣기 태도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더불어 이런 저런 세상의 경험까지도... 좋은 글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만의 생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생각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이해를 바탕으로 끄적거릴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내가 생각하는 것을 그들이 이해하기 쉽거나 동감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게 되고 나를 비롯한 여러사람들이 좋은 글이라 이야기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좋은 글을 쓰려고 할 때 완벽한 문장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글은 원래 2010년도에 제 블로그에 썼던 글입니다. 아니 저 위에 인용된 문장이 그 때 인용된 것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지만요. ^^;;; 요즘 좋은 글에 대해 게시글로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참고하시라고 한 번 끄적 거려봤습니다. 이 이야기가 모두 옳은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성향이 제각각이듯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방법은 다를 수 있으니 맹신하지는 마세요. ^^


글 쓰실 때 자신에게 맞는 방법 찾으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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