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청은 못했지만 JTBC가 펜스룰을 비난했다는데 내용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참 막나간다는 느낌이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건 아마도 태블릿 한 건으로 대박터트린 한 언론사가 "대통령까지 내손으로 바꿨다"라는 도취감에 취해 자의식 과잉으로 변질되어 언론권력에 대한 짜릿한 손맛을 잊지 못해 '권력중독'되는 과정을 보는 느낌이다
지금 언론계가 하는 얘기는 '여성들한테 오해 안사게 배척도 하지말고 완벽하게 여성들이랑 순응하며 살아라!' 라는 건데
기자들은 자기 집 꾸밀 때 인테리어업자한테 "화려하면서 소박하게 꾸며주세요" 라고 주문하나?
상식적으로 보자면 언론이 한마디 떠들면 일반 여론은 그에 맞게 움직이는 거다
옛날 조선일보가 만두가 불량이라고 하니 그 다음날부터 만두소비는 줄어드는 게 당연한 거고 카스테라빵에 식용유 넣었다고 하니 안먹는 게 당연한 거다
그게 옳든 그르든 사람들은 그 음식을 보면 해당사항 아닌 음식이라고 해도 찝찝해서 못먹게 되는 거 당연한 거 아닌가?
그 바람에 만두회사 사장은 자살도 했고 카스테라빵 가게 열었다가 망한 사람이 어디 한 둘인가? 그런 부작용에 언론이 어떤 책임을 졌다는 얘기 들어본 적이 없다
지금처럼 여성과 말 거는 것 자체가 두려울 지경으로 분위기 조성해놓고
'오해살 짓도 말고, 외면도 말아라?'
이 무슨 최경환이가 "나는 빚내서 아파트 사라고 한 적없다!" 라는 소리만큼 헛소리인가?
여성차별 문제는 인류사 시작과 더불어 생겼다고 해도 무방할만큼 근원적이고 복잡한 문제다 그만큼 조심스럽고 천천히 치밀하게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인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양상은 그냥 유행가 하나 열광하듯이 그냥 막 휘젓고 댕긴다. 이런 무모함은 납치범 잡겠다고 인질까지 죽이는 구출행위를 보는 느낌이다. 남녀간 문제에서 남성의 공감을 못얻고 명분 하나 잡았다고 밀어부치기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것 자체가 여성계의 헤게모니 전투중이라는 자백 아닌가?
앵커브리핑은 시청자의 공감을 감동으로 끌어냈기에 감탄했지만 근래 들어서는 (트럼프도 아니고) 자기 얘기에 대한 변명을 하질 않나, 국민을 가르치려는 태도를 보이는 걸 보니 태블릿을 시작으로 했던 국장농단보도의 그 고마움은 이제 유효기간을 다 한 듯 하다.
어찌보면 당연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다른 언론과 마찬가지로 권력맛을 알게된 언론사가 점점 주화입마하는 과정을 보는 것이니, 지금은 국민이 아무리 지적한다고 해도 알아들을 시기가 아니리라.
주위를 망치고 자기몸이 피폐해져야 뒤늦게 깨달을 것이니, 손석희가 들었던 예시대로 100년이 지나야 아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