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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나는 네가 나에게 완벽하게 맞출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샤워 물 온도처럼 맞추기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나는 맞추려 노력한다.
그 사이에 맞추고자 했다.
하지만 결국 너는 끝날 때까지 차갑거나 뜨거웠다.
그래서 내가 식었나보다.
너의 뜨거움에 온 몸이 빨갛게 익어도 나는 좋아서 계속 맞고 있었다.
그게 좋은 줄로만 알았다.
한 여름이라는 걸 알았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그래서 우리가 멀어졌나보다.
그렇게 우리가 헤어졌나보다.
그래서 찾았다.
내가 몸담을 욕조를 찾았다.
굳이 맞추지 않아도 된다.
그저 담그면 알아서 맞춰진다.
이런 게 편한 거구나.
왜 그땐 미처 알지 못 했을까.
너를 만난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고맙다.
편함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너에게 너무 고맙다.
이제 난 행복한 연애를 한다.
초조하지 않고 기다림을 알아가는 그런 연애를 한다.
난 연애를 한다.
출처 |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