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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첫 눈물...
게시물ID : humorbest_1030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쿠아랜스
추천 : 110
조회수 : 2329회
댓글수 : 1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08/06 15:13:25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8/05 14:34:23
친구와 통화하다 자신이 아는 사람이 상을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성폭행을 당해 스스로 비관해 생을 마감했다고 하네요.. 부디 좋은곳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 내 남자의 첫 눈물...

 

난 2년정도 연애를 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지금껏 남편의 눈물을 딱 한번 보았다.

 

내 스스로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런 남자가 곁에 있어 살수 있다고 감히 말하겠다.

 

나는 얼마전까지 어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였다. 

 

많은 월급은 아니여도, 내 스스로 일을 하며 성취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였다.

 

이런 내가 놀고 먹는 백수가 된것은 내 생애에 지우고 싶은 기억때문이였다.

 

내가 오빠랑 같이 살기전 그러니까.. 내가 가족들이랑 살았을 적에..

 

조그만한 회사에 경리였던 나는 활발하고 명랑했다. 그때는 지금처럼 살도 찌지 않아서 

 

얼굴 보고 토할정도도 아니였다 -_-; 그떄 회사의 사장은 36살의 노총각이였다.

 

독신주의자를 운운하며 여자도 없던 그런 약간 구린 놈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야근을 하던중 나는 사무실에서 뜻하지 않게 성폭행 이란것을 당하게 되었다.

 

성폭행을 당하고 집에 들어오던 나는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고 옷도 추스려 입지 못한채

 

지나가는 택시를 잡고 덜덜 떨며 집으로 가고 있었다.

 

마침 오빠[남편]에게 전화가 왔고 나는 앞뒤 가릴새도 없이 울기만 했다.

 

난 어떡하냐는 말만 되풀이 할뿐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평소 사장이 나에게 연락도 자주 하고

 

그날도 단둘이 야근을 한다는것을 알았던 오빠는 대충 눈치를 채버리고 말았다..

 

아무말 없이 오빠는 집에가서 쉬라며 전화를 끊었고 나는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집에 가니 엄마는 이미 오빠에게 전화를 받았고 아무것도 묻지 않은채 나를 안아주었고

 

경찰에 대신 신고를 해주었다. 그때부터 나는 끈질긴 법정 싸움이 시작되었다.

 

수면제가 없으면 잠조차 이룰수 없었고 사람과 눈도 마주칠수 없었다.

 

자다가 소리를 지르고 벽에 머리를 박는둥.. 이해 할수 없는 짓말 했다.

 

그런 나를 오빠는 엄마와 상의를 해서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해주었고 모든 치료비를 대주었다.

 

직업이 군인인 오빠는 나에게 달려올수도, 만날수도 없었고 그저 속수무책으로 주말만 기다렸다.

 

그러던중 서로가 원해서 이루어진 관계라며 끝까지 강간사실을 부인 하는 그 새끼와 나는



대면진술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법정 진술을 한 그 날... 나는 정신병원에게 받은 수면제 30알과 신경안정제 30알을 먹고 말았다.

 

운좋게 나는 목숨을 건졌고 그 소식을 들은 오빠는 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그날 부터 오빠는 우리집에서 출퇴근을 하였다.

 

부대는 용인... 우리집은 인천... 오빠에게 고마움을 느꼈지만 나는 내 방문을 걸어 잠그고 

 

오빠의 얼굴을 보는 것 조차 거절 했다. 

 

그렇게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갔고 나는 그렇게 황폐해져갈 무렵 오빠는 매일 그런 생활을 하며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법정 싸움을 대신 해 주었다.

 

두번째 자살 시도를 하던날... 오빠는 법정에서 백기를 들것을 엄마에게 권했다.

 

그런놈이 죄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그 놈이 죄를 받기 전 내가 죽을 것다고... 엄마에게 애원했다.

 

그리고 먼데로 이사를 가자고 엄마에게 애원을 했다.

 

엄마는 오빠의 손을 들어주었고 지독 법정싸움은 한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끝났다.

 

법정 싸움이 끝나도 나는 방에 틀혀박혀 나오지 않았고 오빠는 나보다 더 황폐해져 갔다.

 

그러게 살아가고 있던 중 어느날 나는 방문을 잠그지 않고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자고 일어났을때 내 침대 옆에 무릅을 꿇고 내 손을 잡고 기도를 하고 있는 오빠를 봤다.

 

내가 깬지도 모르고 죄송합니다를 외치고 있는 오빠...

 

시간은 이미 새벽 4시가 넘어간 시간이였다. 인천에서 용인까지 버스를 타고 2시간이 걸린다.

 

오빠는 출근 시간을 맞추려면 5시에 나가야 하는데.. 고작 나란 사람땜에 자야될 시간을 반납하고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였다. 미친듯이 눈물이 났지만 나는 손을 뿌리치고 등을 돌려버렸다.

 

그날 오빠가 출근 하고 처음으로 거실로 나가 식탁에서 밥을 먹었다.

 

엄마는 울면서 이러지 말라고 그딴일로 무너지긴 내 인생이 아깝지 않냐고...

 

나는 아무런 말 없이 그냥 웃었고, 걱정하시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오빠가 오는것이 불편하다고.. 미안하기도 하지만 볼 수가 없노라고 말했다... 

 

오빠는 매일.. 매일.. 내가 문을 잠그고 있을때...

 

내 방문 앞에서 무릅을 꿇고 기도를 하다가 .... 5시면 부대를 향해 어렵게 출근을 한다고 했다.

 

그날은 오빠가 오기전에 침대에 누워있었다. 내 방문을 활짝 열어놓고선..

 

오빠는 밤 10시가 다 되어서 왔고, 저녁 먹었냐는 엄마 물음에 먹고 왔다고 하며 웃으며 

 

내 방으로 들어와 모자를 벗고 또 무릅을 꿇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오빠 손을 잡았다.. 오빠는 놀래서 나를 쳐다보다가... 울기 시작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시간을 돌려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 좆같은 기억을 가져가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 일을 당해 나는 내 자신이 저주 받은 인생이냐고.. 왜 하필 나냐고.. 비관을 했지만..

 

나는 그날 그런 오빠를 보며 이런 사람을 보내줘서 고맙다고...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이런 사람을 보내주고 곁에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나는 진심으로 신을 향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벌써 반년도 훨씬 지난 이야기지만.. 지금도 나는 오빠에게 진심으로 감사해 하고 있다.

 

그리고 오빠 역시 한번도 그 일을 꺼낸적 없다. 마치 없었던 일처럼...

 

가끔 티비에서 성폭행에 대한 프로가 나올때면 오빠는 조그맣게 " 저 개새끼.."

 

이렇게 말하며 나를 위해 다른 채널로 돌려주곤 한다...

 

이런 사람과 함께 살게 되어... 이 많은 사람중에 나의 곁에 있는 사람이 되어 나는 행복하다..

 

PS - 지우고 싶은 기억이지만 오빠가 있기에 이겨낼수 있습니다.

 

혹시 주위에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 할땐 진정으로 그사람을 위해 기도 해주세요..

 

신은 언제나 당신편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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