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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게시물ID : gomin_10301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난폭한총각
추천 : 0
조회수 : 10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3/11 17:09:46
  너무 피곤한 날에는 20년 전에 있었던 일들이 꿈에 나타납니다. 꿈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저는 작은 교실에 갇혀 있고 몇 몇의 아이들이 저를 협박하고 때리기 시작하죠. 반항을 해봐도 옆의 학생들은 도와주지를 않고 그러다 꿈에서 깨어납니다. 꼭 그럴때에는 입에서 쓴내가 나고 자면서 많이 움직였는지 잠자리 주변이 엉망이 되어 있습니다.
 
  어릴때 너무 작았습니다. 중학교 3학년 말까지 남자애 키가 160cm가 안되었습니다. 몸이 작고 공부도 못하는 소심한 성격인 저를 몇 몇의 아이들이 괴롭힌거죠. 주변에 알릴 사람도 없었습니다. 위로 나이차 많이 나는 누님만 있었고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기 싫어서 학교에서 당한 일들은 절대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끔 학교에 가지 않겠다. 필요 이상의 돈을 달라. 교복을 망가트리고 집에 오거나 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으므로 부모님은 그저 학교 생활에 적응을 못한다는 것으로만 인지 하셨고 그저 사춘기에 막 들어선 아들이 그것을 스스로 이겨 낼 수 있도록 지켜 보았다고만 하셨습니다.
  마지막 수단(그때는 참 멍청했던게 경찰에 신고를 하면 비겁한 것으로 인지)으로 담임 선생님께 알려도 "우리반에서는 왕따나 폭력문제 발생하면 안된다."라는 말만 종례 시간에 할 뿐 어떤 해결책도 제시해 주지 못했습니다.
  왜냐고요? 제가 다니던 중학교는 주변 남중에 비해서 학업성적이 많이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 있었습니다. 그시절엔 지금처럼 소위 뺑뺑이 돌리는게 아니고 중학교 학업 성적에 따라서 고등학교 입시시험(떨어지면 재수하거나 엄청 멀리 떨어진 시외학교 입학)을 치뤘고 특정 인문계 고등학교에 많은 학생을 입학 시키면 이런 작은 문제(?)들은 용인되는 시기 였습니다. 그런거죠. 저를 괴롭히던 학생들 일부가 그 학교에 많이 입학했으니.
  아무튼 3년(지랄같은게 저를 괴롭히던 학생들의 몇 몇이 저랑 중2,중3 같은 반이 되었습니다.)간 지속되던 괴롭힘이 끝나고 고등학교에 올라갔습니다. 학업 성적이 형편이 없었으므로 지역에서 최하위 취급을 받는 고등학교에 겨우 입학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3년간의 괴롭힘을 지켜보았던 다른 이들이 저에게 접근하며 저를 괴롭히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불행중 다행인지 그동안의 괴롭힘에 내성이 생겨 현명하게 대처 하였고 작은 체구는 어느새 또래 애들(현재 34살인 저는 176cm의 키와 나름 근육질 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과 비슷하게 커져서 과거에 겪었던 고통들에서는 완전히 해방 되었습니다.
  그 후로는 고등학교 생활을 잘 마치고 원하는 지방대학에 입학 후 무난한 군복무를 거쳐 지금껏 사회생활을 잘 해오고 있습니다.
 
 
  사춘기 시절에 저는 학교폭력을 격하게 겪었습니다. 20여년 가까이 지났으므로 생생하게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너무 피곤한 날에는 그때의 기억들이 꿈속에서 생생하게 재현됩니다. 고통에서 해방되었고 아니 이겨냈다고 자부하지만 아직 다 떨쳐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별 것 아닌 기억이지만 그 시절에는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아직도 무의식 속에 이렇게 각인 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군대생활 다시 하는 꿈보다 더 자주 꾸는거 같습니다. 물론 엄청나게 몸이 피곤한 날로 한정되지만.
  이 꿈을 꾼 날이면 입안의 쓴내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평소 단것을 즐겨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런 날에는 사탕 한 봉지 다 먹어도 입에서 쓴내가 나는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과거 저에게 고통을 주었던 이들을 고등학교 시절 거리에서 몇 번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하더군요. 제가 자꾸 쳐다보니 그들도 먼가 이상한 듯 저를 쳐다보구요. 이번에는 제가 일부러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들은 과거의 일에 대해서 끝내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고성과 약간의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다행히 큰 싸움으로는 번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얌전한 모범생에 시비거는 불량학생으로 제가 비춰졌겠죠. 하지만 속은 후련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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