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에 대해 25% 라는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법에 서명했다. 명분은 미국 철강 산업을 살려서 철강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늘리고 해외에 수입하는 철강의 의존도를 줄여서 방위산업과 안보에 중요한 철강생산 능력을 보존한다는 것. 하지만 이건 미국 철강 노동자가 6만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수입 철강을 사용하는 자동차나 석유시추업 같은 철강 대량 소비 산업을 위축 시키므로 일자리 창출 효과는 적다. 또 미국의 방위산업에서 사용하는 철강은 불과 3% 밖에 되지 않으니 안보논리도 설득력이 적다.
원래는 한국, 중국, 브라질, 베트남, 태국, 인도 등 12 개 국가에만 선택적으로 53% 관세 부과하는 안도 있었지만 우리에게는 다행 스럽게도 모든 국가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안이 채택되었다. 다만 NAFTA 국인 캐나다, 멕시코와 호주는 면제. 하지만 전통적 미국의 우방인 EU 나 영국 일본 등은 이번 조치에 포함되자 이에 반발하고 EU는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벼르고 있다. 언론에서는 무역전쟁이 나는게 아니냐머 우려를 하지만 내가 보기엔 철강교역은 무역에 영향이 그렇게 크진 않다. 그렇지만 왜 미국은 동맹국의 반발까지 무릅쓰면서 이번 조치를 실행할까? 물론 애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했지만 단순한 일자리 대책은 아니다.
미국의 속내는 바로 중국에 대한 압박이다. 미국이나 트럼프의 의도는 미국의 철강 수입물량을 줄이자는 게 아니라 중국의 수출 물량을 줄이자는 거다. 중국이 값싼 철강을 대량으로 수출해서 전세계의 철강 산업을 위협하는 건 사실이니 미국으로선 중국의 수출 주요품목인 철강 수출을 줄여서 중국을 압박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직접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의 양은 많지 않다. 미국은 이미 중국 철강 수입을 제한하고 있어서 중국 철강의 미국 수입량은 미미한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한국과 베트남 태국 등이 문제다. 이들 나라는 중국에서 값싼 철강을 수입해서 이를 파이프나 철판 등으로 가공해 미국에 대량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철강을 수입하는 수입 상대국은 1위는 캐나다(568만 톤) 2위는 브라질(467만톤)이고 3위가 한국이고 340만톤으로 미국 시장점유율 9.9% 가량이다. 참고로 한국의 철강 생산량은 연간 6900만톤 가량으로 세계 6위, 세계 생산량의 4.3% 가량이다.
그리고 한국은 중국의 철강 수출물량의 17% (660만톤)를 한국이 수입해서 중국 철강의 최대 수입국이 한국이다. 한국의 철강 수입물량의 60-70%를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그외 중국 철강 수입국으로 베트남이 11% (430만톤), 필리핀이 6% (220만톤), 인도네시아, 태국이 각각 4% 정도 이다. 그러니 미국으로선 중국의 수출량을 줄이려면 한국, 베트남, 태국 등이 중국의 철강을 수입해 이를 가공해 미국으로 재수출하는 양을 줄이는게 필요하다.
이번 조치는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수입철강에 일괄적으로 25%의 관세를 매겼는데 아주 긴밀한 동맹국에 한해서는 후속조치로 관세를 인하해주겠다고 하지만 한국은 해당될 가능성은 없다. 바로 이번 조치의 목표 자체가 한국, 베트남, 태국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들어오는 중국 철강을 줄이자는 것이니 한국을 빼줄 수는 없다.
우리나라가 철강관세를 면제받으려면 바로 한국의 철강수입선을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 베트남 필리핀 등 중국 철강 대량 수입국을 제외한) 예를 들어 인도로 전환해야 그나마 면제의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니 중국 철강을 수입해 이를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줄일 수 밖에 없다. 이건 미국 트럼프가 많은 관심을 가진 사안이니 한국도 중국산 철강 수입량을 대폭 줄이고 그대신 국내산 조강 생산량과 인도등 다른 나라 수입량을 늘여서 미국이 원하는 걸 들어주는게 그나마 한국산 철강의 대미수출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