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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히데노리 보다가 유스케 때문에 만화방에 갇힌 이야기
게시물ID : comics_3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ocho
추천 : 0
조회수 : 55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12 00:32:38
20대 극초반 비는 시간이면 항상 학교근처 만화방에 갔었지요.
우리과는 학교 젤 깊숙이 산꼭대기에 있었기 때문에 번화가인 정문앞 보다는 개구멍쪽 작은 만화방이 단골이었는데,
가서 놀다보면 같은 과 사람이 오고, 와서보니 뒷사람도 아는사람의 아는사람이고... 뭐 이런식.
어린나이에 안생길줄 알았던 남친이 생기기가 무섭게
남들 다 한다는 100일도 못채우고 시원하게 차인 그날은
수업도 째고 만화방에 틀어박혀 있었지요.
그 때 손에 잡은 만화가 바로
하라히데노리의 <내집으로 와요>
그냥 연애물인데
심하게 씁쓸해서
마지막권을 덮는데 폭풍눈물이.............
이것은 차인김에 비련한 녀자도 한번 해보자 이런건지
아니면 그 자식이랑 이런짓 저런짓이라도 해볼걸 하는 후회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래도 한번은 만나봤으니 마른 오징어에서 반건조 오징어쯤은 된건가 하는 기쁨의 눈물인지
아무튼
주책맞게 삐져나오는 소리를 막아보려다
코에서는 크흡,컥 소리만 더욱 크게 울려 조용한 만화방을 가득 채워버렸는데
만화방 아주머니가 보다못했는지 라면을 갖다주시는게 아님?
그 만화방은 라면집으로 알고 오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라면이 맛있는 집이었고
라면에 야들하게 풀린 계란과 떡을 집어 입에 넣자마자 눈물이 그쳤지요.
얼마지나지 않아 친구 한놈이
아무말도 없이 맞은편에 앉아
<스타트>라는 만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라면을 다 먹어갈 때쯤 이놈이 훌쩍거리기 시작하길래
아, 그래도 나보고 공감해주는 놈도 있구나 싶어서
고맙다고 했더니 하는 말이
"국물 남길거면 나 줘"
하더니 국물을 원샷!
분노에 차서 그놈이 보던 만화를 뺏아들고 보기 시작했는데
다 보고 나니
다음날이었다.
그리고 내 앞에는 쓰러져 잠든 아까 그놈이
옆자리에는 스타트 제20권 째 쯤을 보고 있는 한 선배가
그리고 선배의 앞 내 대각선으로는 또다른 친구년이 제1권을 손에 쉬고 늪에 빠지려 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스타트>란 만화 아시는 분?
유스케~~~~ 군이 주구장창 달리기만 하는 만화인데
한번 잡으면 놓을수가 없어서 만화방에 감금되기 딱 좋지요.
출처 |
남쪽도시 어느대학 개구멍앞 만화방의 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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