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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이야기.
어느 날, 산속에 살던 하루살이 부부에게 한 아이가 태어났다.
그 아이도 하루살이로써 하루를 뜻 깊게, 태어나서 죽을 그 하루라는 시간 속에 의미를 두고
단 하루 동안 소명을 다해 날다 죽을 운명이란 걸 제일 먼저 부모에게 배웠다.
부모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태어났을 때 그들의 부모는 하루는 소중한 것이고 너의 일생이라 먼저 가르쳤다.
그래서 다른 생물보다 하루를 소중히 하라 가르쳤다.
소년은 나는 법을 몇 분만에 배웠다. 그리고 나는 것을 터득하자마자 그 산속을 지나가던 인간을 보았다.
소년은 인간에게 가까이 가 보았다. 소년은 신기하게 쳐다보며 인간에게 물었다.
“인간아, 너는 얼마나 살 수 있니?”
인간이 대답했다.
“나는 기껏해야 100년밖에 못살아. 내겐 시간이 항상 아까워, 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서 이렇게 등산도 하는걸!”
소년은 의아 했다. 자신은 하루밖에 못사는걸 인간은 100년씩이나 살고 더 살고 싶어한다니.
인간은 욕심이 많다는 것을 하루살이 소년은 배웠다.
그러던 와중 지나가던 사슴이 보였다.
하루살이 소년은 사슴에게 다가가 보았다. 소년은 사슴에게도 물었다.
“사슴아, 너는 얼마나 살 수 있니?”
사슴은 대답했다.
“난 언제 죽을지 몰라. 사냥꾼들은 항상 내 목숨을 위협해. 하지만 내가 부모님 말씀대로 조심해서 오래 산다면 25년이나 살 수 있어.
그래서 난 인간이 날 찾지 못하는 곳으로만 다녀.”
소년은 인간의 욕심은 다른 생명까지 위협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렇게 하루살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의 곁을 떠나 세상을 구경하기 위해 숲 속 더 깊은 곳으로 가 보았다.
깊은 산 속을 날아 다니며 새와, 나무와, 꽃들을 만나 그들의 수명을 물어 보았다.
다들 하루 살이 소년에 비하면 길디 긴 생을 이어 가고 있는 생명들이었다.
하루 살이 소년은 억울했다. 자신이 하루살이로서 태어난 것이 억울하고 분통하였다.
하지만 하루살이는 하루 밖에 안 되는 삶 이지만, 이 시간을 소중히 하라고 가르쳐준 부모의 말대로
뜻 깊은 하루를 보내고 생을 마감하고 싶었다.
그때, 때마침 하루살이 소년은 반딧불이를 만났다.
하루살이 소년이 물었다.
“반딧불이야, 너도 분명 나보다 오래 살겠지만 넌 무엇을 위해 사니?”
이번엔 다른 생물들에게 했던 질문과 다른 질문이었다.
반딧불이는 대답해주었다.
“난 이 어두운 숲 속을 밝혀줘. 그래서 내 불빛을 따라 많은 동물들은 밤에도 물을 마시고, 어두운 길에서도 집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지.”
하루살이 소년은 신기해 하며 물었다.
“넌 너를 위해 살지 않고 다른 동물들을 도와주고 죽는다고?”
반딧불이가 대답했다.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인걸. 동물들이 내게 고맙다고 할 때 난 ‘보람’ 이란 걸 느껴.”
하루살이 소년은 반딧불이가 부러웠다. 소년도 그처럼 남을 위해 밝게 빛나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너처럼 빛날 수 있니?”
하루살이가 물었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빛나는 법을 배웠어. 그 빛을 어떻게 쓸 지는 내가 정했고. 너도 그럴 수 있어.”
반딧불이는 대답만 남겨두고 동물들을 위해 개울가로 빛을 내며 날아갔다.
하루살이 소년은 반딧불이처럼 빛나고 싶었다. 소년은 빛이 나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 빛은 한 산골짜기 마을에서 흘러나왔다. 소년은 빛이 있는 곳으로 한발자국 다가갔다.
그곳엔 어두운 곳에서 홀로 빛나는 가로등이 있었다.
소년은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소년은 가로등으로부터 빛을 훔쳐 달아나 숲 속의 친구들에게 단 하나의 빛이 되어 주고 싶었다.
소년은 아무리 가로등에 부딪혀 보아도, 빛을 낼 수가 없었다. 소년은 더욱 거세게 불빛 사이를 배회 하며 자신도 가로등이나 반딧불이처럼 빛나고 싶어했다.
그러나 헛수고였다. 가로등은 안쓰러워 말했다.
“어린 소년아, 너의 마음은 잘 알겠다. 하지만 이곳에서 너처럼 빛나고 싶어 나에게로부터 빛을 얻어가려 한 하루살이가 너 혼자만은 아니었단다.
그들도 너처럼 내 주위만을 맴돌다 그들의 하루가 채 지난 줄도 모르고 목숨이 다해 내 아래 쓰러졌더구나. 너는 부디 그러지 말거라.”
하루살이는 그제서야 아래를 쳐다봤다.
그 아래에는 수많은 하루살이가 빛나지 못하고 하루를 마감해 쓰러져 있었다.
그제서야 하루살이는 겁에질려 도망쳤다.
하루살이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생각해 또 다시 다른 불빛으로 찾아갔다.
그곳에는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모닥불이 있었다.
소년은 생각했다. 저 불을 내 몸에 붙여 가면 어두운 곳에 밝은 하나의 불빛이 될 것 이라고.
소년은 뜨거워 주위에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반나절도 남지 않아 결심을 해야 했다.
소년은 뜨거운 불을 참아내고 불 속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 불은 너무나도 뜨거워 결국 소년의 날개를 다 태워 바닥으로 떨궜다.
소년은 억울했다. 자신이 오래 살지도, 반딧불이처럼 아름답게 빛나지도 못하고
허무 맹랑하게 하루를 살다 죽을 운명이라는 걸.
하루살이는 그렇게 땅에서 타 들어가는 자신의 몸을 보며 생을 마감했다.
생각해보면, 하루살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남을 위해 자신을 불태우며 빛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짧은 하루를 자신의 삶을 위해’보람차게’ 보내는 것이 다였을지도 모른다.
남을 따라가기만 해왔던 하루살이 소년은 미처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꿈을 쫓다 죽은 것이었다.
출처 | 내 머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