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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0개월뒤 그 제목은 현실이 됐다. ‘운전대나 잡을 수 있겠냐’는 비아냥은 “운전 솜씨가 제법이네”라는 칭찬에 묻혔다. 운전자의 기본은 인내와 끈기였다. 그리고 창의적 발상으로 길을 뚫었다. 신중하면서도 대담한 발걸음이었다.
김여정의 방남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한번에 이끌어냈다. 진영을 떠나 환호할 일이다. ‘전쟁설’까지 돌던 한반도 기류를 반전시킨 유려한 운전술이다. 문 대통령은 대북정책의 아웃라인을 직접 짰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듣는 것은 민주적이었지만 결정은 비민주적이었다”고 ‘농반진반’의 말을 했다. 정의용 안보실장 등 참모진은 문 대통령의 지시를 받으면 이행하는 데 공을 들였다.
북한과 합의한 6개 항목도 문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2년, 2017년 두 번의 대선 준비 과정, 5년의 청와대 경험 모두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여정의 남북정상회담 제의에 대한 문 대통령의 대응이 좋은 예다. 문 대통령은 즉답하지 않았다. “여건이 맞으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여건은 곧 미국을 뜻했다. 참여정부 때 얻은 교훈이 작용했다. 김 의원은 이렇게 회고했다. “참여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을 빨리 갖고 싶었다. 하지만 한미 관계가 풀리지 않았다. 2007년에야 겨우 정상회담이 이뤄졌고 합의 사항의 추진 동력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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