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월요일)
11일 만에 서울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 거실에 앉아 있다가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는 하얀 길고양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저희 집이 1층이라 밖이랑 뻥 뚫려 있다시피한 베란다를 통해 평소에도 제 집처럼 들락날락하던 녀석이라 대수롭지 않게 눈을 마주쳤는데...
이 날은 유독 오래 동안 눈을 마주쳤습니다. 0.5분?
9월 16일 (화요일)
전날 일 때문에 피곤해서 늦잠을 자고 일어나 거실에 앉았는데...
어딘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납니다.
여동생을 불러 둘이서 귀 귀울여 보니...
이건 분명 아기 고양이 소리가 맞습니다!!!
앗!!! 길 고양이가 11일 동안 집을 비운 사이 베란다에다 새끼를 낳은 모양이다!!!!
베란다를 뒤졌습니다.
아기 고양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ㅡ ㅡ;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가 오후에 다시 거실에 앉았는데...
아까 보다 더 크게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다시 베란다 수색!
새끼 고양이 발견!
겨우 한쪽 눈만 떠있고... 꼬물꼬물...
손대면 어미 고양이가 보살피지 않을까 싶어서 낮은 사과 박스에 천만 깔아서 새끼 고양이를 올려 놓고 거실 창문도 닫고 어미 고양이가 돌아오길 기다립니다.
일부러 사람 없는 척...
그렇게 저는 저녁 약속이 있어 밖을 나갔고...
밤 12시 경 집에 있는 여동생에게 문자를 했습니다.
"꼬물이는?"
"아직도 울고 있다... 오빠...>.< 어미가 안오나봐!"
"인터넷 좀 찾아봐! 어떻게 해야 되는지? 뭘 먹어야 될지? 빨리 갈께..."
"OK! 롸저~"
몇 시간 뒤 집에 들어와 보니 아기 고양이는 계속 울고 있고... 어미가 왔다간 흔적은 어디에도 안보입니다.
9월 17일 (수요일)
아침... 지금 현재!
지금까지도 어미 고양이가 찾지 않은 듯 하여 밤새 울던 새끼 고양이를 거실로 데려와 손가락에 물을 적셔서 일단 물을 좀 먹이고...
다시 베란다에 가져다 놓으면서 따뜻한 물을 페트병에 담아 담요에 싸서 옆에 놓아 두니 거기에 기대서 잠이 드네요.
울음도 그쳤고요.
아! 다시 운다...>.<
가만 생각해보니 저희가 집에 돌아 온 9월 15일. 저와 오래동안 눈이 마주친 이후 부터 어미가 더 이상 새끼를 찾지 않는 듯 합니다.
조언을 구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아직 양쪽 눈도 다 뜨지 못한 낳은지 얼마 안된 새끼 고양이!
뭘 어떻게 먹이는 것이 좋을까요?
저 어린 것도 생명이니 당장에야 살 수 있도록 보살펴야겠지만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키울만한 상황이 아닙니다.
혹시 이대로 어미가 계속 찾지 않는다면 이 어린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실 분이 계실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