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지배인은 마른 천으로 잔을 닦으며 내게 인사했다.
그 의 앞에는 스트레이트잔이 늘어져 있었으며, 그의 등 뒤에는 각종 술이 진열되어 있었다.
"제가 몇 번째죠?"
"1번째 손님이 오시기 전입니다."
나를 쳐다보지도 않은채 대답했다.
"뭐...뭐..??"
'내가 잘못 들었나'
뭔가 다른 말을 걸어볼까 하다가 그냥 빈자리에가서 앉기로 했다.
잠시후
정리가 끝이난건지, 지배인은 내게로 천천히 다가와 잔을 내려두고는
"버번?"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취하지라도 않으면 힘들테니까.
위스키는 잔에 놓여져있는 얼음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져 내려갔다.
잔이 반정도 채워졌을대 지배인은무슨하게 잔을 남겨두고 내 곁을 떠났다.
카학..카학...
나도 모르게 마른 기침이 나왔다.
'항상 이런식이지. 젠장.'
지배인의 눈치를 피해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타임오픈 시간은 아직 2분이 남았다.
슬프지만 난 전세계에서 가장 비열하고 잔인한 짓을 가장 안전하게 해내는 남자다.
이유같은건 모르지만 난 시간이동이 가능하다.
정해진 시간에 내 휴대폰으로 연락이오면 난 해당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장소에서 수면제가 담겨있는 술을 이용해서 상대방을 재우고
그와함께 원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 이후의 일이란 것은 대부분, 과거의 나로부터 장기가 필요하신 현재의 나에게 전달하는 것.
그 이후의 과정이라는건 뭐... 뻔한것이겠지.
몇개 남지않은 몸뚱이로 살아는 있거나 아니면 죽거나.
오늘 타켓은 5살짜리 꼬마 여자애.
의뢰인은 15년 뒤 청소년이 된 여성. 의 돈많으신 아버지라 하겠다.
장기수급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시간을 종으로 나눠보면 그 속에는 내가 무한대로 있기 때문에 걱정할 것은 없다.
타임패러독스니 같은 문제점은 아직까지 들어온적도 없고..
가장 큰 문제는 목표물이 타임머신을 타도록 만드는 것인데,
이 기계라는게 묘하고 과학적인 부분임에도 감성적인 특성이 강하다.
타임머신을 이용하려는 대상은 우선 타임머신을 믿어야만 한다.
그래서 우리 요원들은 대부분 목표물을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미래의 당신이 당신을 만나고 싶어한다. 라거나
미래의 로또번호라도 알아보러 가자고 하거나
이런건 대상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예시도 끝이없다.
뭐가 되었건 시간여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1. 타임리프에 대해서 의심없이 믿을것. (시간 이동중에는 인간의 내적 상태까지 흐트러지기 쉬워 이런 추상적인 제약이 요구된다)
2. 타임리프에 도중에 이탈하지 말것. (대부분의 목표물들은 이동 중에 사기였다는 걸 깨닫고 도망치려하지만 그 결과는 뻔하다
시간의 틈 사이에 끼어버리는 것. 영원히 죽지도 살지도 못한채로..)
1번이 실패하는건 괜찮지만
2번이 실패하면 그건 곤란하다. 그때 사장의 딸이 그렇게 실패하는 바람에 사장도 시간틈으로 가겠다는걸 겨우 말렸었다.
--딸랑---
바에 문이 열리고 누군가 새롭게 들어왔다.
"어서어오세요."
"내가 몇번쨉니까" 덩치가 큰 남자가 무뚝뚝하게 물었다.
"예약된 손님 한분, 예약중인 손님 한분"
남자는 가게를 살피다 나에게 빠르게 다가왔다.
"반갑습니다."
정말 풍채만큼이나 활달한 말투다
"아.. 네.." 라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이 사람이 이번 고객인가. 정보는 이게 아니었을텐데...
나중에 따져야겠군..
나 형식대로 버번을 한잔 내밀며 권했다.
남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전부 다 마셔버렸다.
대충 저정도면 3분이면 기절하겠는데?
.
.
.
.
.
쿵... 남자는 테이블에 머리를 쳐박고는 코를 골기 시작했다.
나는 일어나서 그의 어깨를 잡고 내 등에 엎히도록 했다.
무겁다.. 너무.. 무겁다...
10분인가 걸어을까.
나는 타임머신에 도착을 했고 우선 그 남자를 태운 뒤에 나도 옆에 앉았다.
운전사는 나를 스-윽 하고 보더니 말없이 기계에 전원을 올렸다.
키-웅.푸쉬히히히 같은 기계음과 배기음이 반복된 이후에 차량을 제자리에서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밖에서 본다면 작은 소용돌이가 차를 데리고 사라졌다! 라면서 난리를 칠텐데 말이다. 하지만 알수없겠지.
시간여행출발 후 30분,
갑자기 기절해있던 남자가 벌떡하고 일어났다.
"당신뭐야!!"
"아..." 너무 뻔한 상황이라 나는 잠깐 시간을 끌면서 의자 밑에 있는 정기충격기를 찾았다.
"뭐냐고! 너!"
"에..저는....." 전기충격기를 한손에 쥐고서 그가 보지 못하게 충천시켰다. 차징 시간은 20초.
"빨리 말해! 난 addie 컴퍼니 타임트레벌. 제임스"
" !!!" 내 왼팔에서 전기충격기의 차징이 완료되었다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여전히 그의 얼굴을 보고있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저...하아.. 저는 addie 컴퍼니 타임트레벌 제임스.."입니다.
나와 제임스는, 아니 제임스와 제임스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때마치 시간여행이 완료되었고,
차량에서 내린 나와 제임스, 아니 두 명의 제임스는 자기 앞의 또다른 제임스를 보고있었다.
"어서와요. 제임스"
나는 이 상황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잠시 후 자신의 장기가 되워줄 사람을 대하는 표정.
내가 출발했던 시간에서 30년은 더 뒤인 시대로,,,
나와 내가 데려가려던 그 당시의 제임스가 같이 온 것이다.
30년 뒤의 제임스는 늙은이다.
그렇지만 저 눈빛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빛이 난다.
이런일을 할때마다 종종보게 되는 그런 눈빛.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탈출은 힘들겠군..'
30년뒤 제임스가 말했다.
"심장이랑 폐는 앞 쪽에서 받고, 몸 근력은 뒤쪽이 더 좋겠네요"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나와 좀더 어린 제임스의 여기저기를 만지기 시작했다.
마치 동네 정육점에 온 것 처럼..
아마 저 사람은 우리가 어떤 감정도 없는 그저 길러진 몰모트정도라고 생각하겠지.
그게 addie사의 영업방침이니까.
그리고보니 아까부터 눈을 움직이는것 말고는 몸의 어떤 기관도 말을 듣지 않는다. 젠장.
그때 먹은 버진이.. 그거였나보다. 젠장..몸에 힘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