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서 모 종교를 믿고 계십니다. 제가 태어날 때부터 이 종교였고요. 제가 중학교 졸업하면서 이건 아닌 거 같다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안믿었어요.
그냥 일요일에 교회 가냐마냐의 수준이 아니라, 그냥 인생의 최대 목표가 종교에 맞춰져 있어요. 직업이나 기타 취미 등등은 그냥 이 종교생활을 꾸준히 할 수 있게하는 수단일 뿐이고요.
그래서 제가 일상생활에서 한 10프로 20프로? 정도는 여기에 꼬박꼬박 바쳐야 하고, 내가 원하지도 않는데 한다는 게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큽니다. 학교 다닐 때는 사이비 믿는다고 애들이 뭐라그러고, 지금도 사실 남에게 알리는 거 꺼립니다.
무엇보다도 이걸 계속 하면 제 미래는 없어요... 말씀드렸다시피 종교가 최우선인 곳이라. 엄마아빠는 제가 뭔 일을 하건 먹고살 정도만 되어서 종교에 집중하는 삶을 살길 바라시고 (심지어 과연 이런 생활을 하면서 먹고살 정도는 될수나 있을까 그것도 의문ㅋ) 당연히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못합니다. 사람이 아무리 꿈이 없고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다 해도 내가 원하지도 않는 거에 붙잡혀서 사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지금 당장은 종교 활동 자체가 너무 큰 스트레스에요. 진짜 구역질 날 거 같았어요. 학생 때는 진짜 맨날 울었는데 그나마 지금은 그냥 무덤덤 해진거고요.
문제는 제가 엄마아빠한테 폭탄선언하고 그만두겠다하면 전 부모님과 연을 끊는 것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거기까진 아니더라도 엄청난 압박을 받을거고요. 지레짐작이 아니라, 이 종교 내에 있던 다른 애들 중에서 그만둔 애들이 다 그 꼴이 나더라고요... 저도 아무 말 안하고 꽁꽁 숨긴 건 아니고 학생때 넌지시 나 이거 하는 게 너무 힘들다...정도만 말한 적 있는데 엄마가 막 우셔서 그냥 그때는 더 이상 뭘 말하는 걸 그만뒀어요
어떻게 해야 되냐? 라는 게 고민이라기보다는... 어떻게 해야되는건지는 알아요 그냥 제가 부모랑 잘 지내는 걸 선택하냐 단호하게 끊어버리냐 둘 중 하나잖아요.... 그거밖에 방법이 없는데... 근데 제가 부모님과 잘 지내고 싶고 또 제 성격이 부모에게 의존적인 것도 있는 것 같아서 부모랑 맞서고 싸우고 이런 게 너무 무섭습니다. 인터넷에 글쓸 때도 제가 게시판에 쓴 글이라든지 이런 거 보고 제 속을 들킬까봐 인터넷 기록같은 거 꼬박꼬박 다 지울 정도에요.
언젠간 결단을 내려야 할텐데 저는 너무 용기도 없고 나약하고... 그리고 제가 부모님이랑 맞설 정도로 배짱이 생긴다고 해도 결국 부모님이랑 그렇게 찢어진다는 건 결국 저에게도 고통일 거 같아요.
좀 더 우유부단하지 않고 확실히 결단을 내릴 수 있을 정도면 좋겠는데 전 그게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