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초유의 대통령 탄핵에 대한 반발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의 면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적의원 271명중 195명의 의원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찬성 193, 반대 2'로 나와 가결 정족수(181명)는 너끈히 넘겼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129명, 민주당 53명, 자민련 8명, 무소속 5명이 참석했다.
자민련과 무소속의 가세로 찬성표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늘어났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합쳐 182명의 의원이 탄핵안 표결에 참가한 것으로도 가결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열린우리당 의원 47명은 전원이 투표에 불참했는데, 이들은 "양당 의원들의 반대로 정당한 투표권 행사를 못했다"고 주장해 논란의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
145명 중 129명의 의원들을 참여시킨 한나라당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모친상을 당한 신영국 의원은 12일이 발인이었지만, 당을 구하기 위해 표결에 참여했다. 강창성 의원은 암투병중임에도 불구하고, 앰뷸런스를 타고 등원한 뒤 휠체어 투표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외유중이었던 김진재, 박헌기 의원도 서둘러 귀국해 투표에 참여했다. 반면, 탄핵안에 찬성 입장이었던 현승일 의원은 미국에서 부인을 간병하다가 표결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을 서둘렀으나 투표가 오전에 이뤄지는 바람에 투표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서정화 윤영탁 이완구 의원은 외유로 인해 투표에 불참했다.
석방요구안 통과로 일시적으로 '자유의 몸'이 된 서청원 의원은 당당하게 한 표를 던졌지만, 김영일, 박명환, 박상규, 박주천, 박재욱, 신경식, 최돈웅 의원은 구속중인 상태여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한때 탄핵에 반대입장을 밝혔던 강창희 의원은 "탄핵안이 발의됐으면 그냥 가는 것"이라며 찬성대열에 합류했다.
한나라당 소장파 권영세 권오을 남경필 박진 전재희 정병국 의원도 담담한 표정으로 투표에 임했따. 이중 권오을, 박진 의원은 1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경선에 출마한 상태여서 당론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민주당 의원중에서는 62명중 투표에 참여한 53명이 참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의원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투표에 참가해 눈길을 끈 가운데 한때 노 대통령과 가까운 입장이었던 김효석 이낙연 추미애 의원도 투표에 참가했다.
특히 이낙연 의원은 본회의 시작에 앞서 의장석 점거조에 가담하기까지 했다. 한때 탄핵안 표결 반대 입장을 비쳤던 김성순 의원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마음을 바꿨다"며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탄핵안에 반대해온 설훈 정범구 박종완 조성준 김기재 의원, 미국 체류중인 장태완 의원이 불참했다. 구속중인 김운용, 박주선, 이훈평 의원도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자민련은 소속의원 10명중 2명을 제외한 8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전날까지 '탄핵반대' 당론이었던 자민련은 12일 오전 긴급 의원-당직자회의에서 당론을 뒤집었다. 그러나 '탄핵찬성'을 지시한 김 총재는 투표에 불참했고, 지방 체류중이던 조부영 국회부의장은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비교섭단체 의원들중에는 정몽준(국민통합 21), 강숙자(민국당), 백승홍, 김일윤 의원이 투표에 참가했다.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백승홍, 김일윤 의원이 탄핵에 참석한 데 반해 역시 탈당파인 무소속 박승국 의원은 탄핵에 반대해 불참했다. 공정한 의사진행을 명분으로 한나라당 당적을 이탈한 박관용 국회의장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의장석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195명중 193명이 투표에 가담했기 때문에 반대표를 던진 2명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무기명 비밀투표가 진행됐고, 투표권을 던진 의원들이 언급을 피하고 있어 궁금증이 풀리기는 쉽지 않을 것같다.
당사자들이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한나라당 서상섭 오세훈, 민주당 박인상, 무소속 강숙자 정몽준 의원 등이 반란표의 주인공으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