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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 '브라이언 그린'이 예견하는 지구 시뮬레이션
게시물ID : phil_103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S
추천 : 2
조회수 : 156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12/11 19:09:28
다음은 제가 요즘 흥미있게 읽고 있는 '브라이언 그린'作의 '멀티 유니버스'의 한 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저자의 의중을 모르는 체로 임의로 발췌하는 것에 약간의 가책을 느낍니다만 (때로는 요약도 포함)

그래도 여러분이 흥미있게 생각하시는 VR월드에 대해서 수학과 물리학에 정통한 과학자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문가적 고견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여 이렇게 글을 씁니다.

P.452

시뮬레이션 우주

만일 우리가 컴퓨터에 기초한 감각을 만들어 낸다면, 거기에 인공체와 생각하는 회로를 추가하여 이른바 '로봇'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사람이 만질 수 있는 발명품이 아니라 지각있는 존재와 그 주변환경을 전기신호와 컴퓨터 하드웨어로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로봇이 아니라 '심즈'나 세컨드 라이프 같은 가상현실게임에 가깝다. 단, 그 안에 거주하는 모든 존재들은 자아의식과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는 사람은 그 안에서 창조된 어떤 존재가 자신이 컴퓨터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할 것인지, 아니면 모르는 채로 놔둘 것인지를 결정해야한다.

-중략-

당신이 인공지각(artificial sentience)의 가능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인류 문명 전체를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하는 것은 지금의 컴퓨터 수준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간단한 계산을 몇개만 더 해보자.

-중략-

과학자들의 계산에 의하면 지구만한 크기의 고성능 컴퓨터는 1초당 10^33~10^42회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인간의 두니가 앞에서 말한대로 1초당 10^17회의 연산을 수행한다면 한 사람이 100년 사는동안 총 10^24회의 연산을 수행하게 된다.여기에 지금까지 지구에서 살다간 총인원수인 1천억을 곱하면, 최초의 인간인 루시(고고학자인 내친구는 아르디가 맞는 이름이라고 했다) 이후로 모든 인류가 수행한 연산의 횟수는 약 10^35이다.

지구만 한 컴퓨터의 연산능력을 위에서 제시한 범위의 최소값인 초당 10^33으로 잡는다고 해도, 인간이라는 종이 지구에서 태어난 후 지금까지 수행한 모든 연산은 지구-컴퓨터에게 2분짜리 일감밖에 안된다.

이것이 현재의 기술수준이다. 게다가 양자컴퓨터가 완성된 다면 연산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향상될 것이다. 전문가들의 평가에 의하면 노트북만한 양자컴퓨터는 지금까지 인류가 실행해온 모든 연산을 단 몇 초 만에 끝낼 수 있다.

모든 사람의 마음과 주변환경과의 상호작용까지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하려면 컴퓨터의 부담은 훨씬 커진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을 정교하게 설계하면 결과에 큰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계산량을 크게 줄일 수있다. 예를 들어 지구에 사는 인간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하는게 목적이라면 컴퓨터는 우주지평선 바깥에 있는 것들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그곳을 볼 수 없으므로 컴퓨터는 안심하고 지평선 바깥세계를 무시할 수 있다.

계산량을 줄일 수 있는 여지는 또 있다. 태양보다 멀리 있는 별은 밤에만 만들어내면 되고 맑고 푸른 하늘은 낮에만 만들면 된다. 또한 하늘을 바라보는 인간이 아무도 없으면 천체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 루틴은 잠시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도 된다.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면 시뮬레이션 속에서 살고 있는 각 개인의 마음과 의지를 매순간 추적하여 그가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을 예측하고, 별을 볼때마다 적절한 반응을 보이도록 자극을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세포와 분자 그리고 원자들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친숙한 실체의 복사본을 만드는게 목적이라면 무엇이건 '필요할 때만 만드는' 식의 시뮬레이션만으로도 충분하다.

-전략-

우리의 후손들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시뮬레이션 세계를 만든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들은 반드시 만들 것이다. 우리가 벌써 그 일을 시도하고 있지 않은가. 궁금한 것은 그들이 만든 가상세계가 얼마나 현실적인가 하는 점이다. 시뮬레이션 세계에 태생적인 장애가 있다면 모든 것은 백지로 돌아간다.

-중략-

예를 들어 시뮬레이션을 프로그램하는 한가지 방법은 인류가 쌓아온 방대한 양의 지식에 기초하여 모든 상황을 정교하게 풀어나가는 것이다(이것을 발생법이라 하자). ~~ 발생법을 채택한 시뮬레이터는 여러 방법을 동시에 적용할 때 나타는 매끄럽지 않은 이음매를 다림질하듯 매끄럽게 다듬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약간의 트릭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 ~~ 게다가 이 트릭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불일치가 발생하고 이것이 계속 누적되다보면 시뮬레이션 자체가 일관성을 잃으면서 와해될 수도 있다.

시뮬레이션에 '초환원주의법(ultra-reductionist strategy)'을 채택하면 위에 열거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것은 한 세트의 기본 방정식만으로 시뮬레이션 전체를 운영하는 방식으로서, 물리학자들이 생각하는 우주와 비슷하다.

요악: 초환원주의법은 실제 연속적인 운동량과 계산량을 근사치로 나타내서 표현할 수 밖에 없기때문에 (ex 19374.576048.... -> 19375) 연속된 반올림 셈법은 시뮬레이션 알고리즘에 축적되어 결국 완전한 와해를 일으킬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뮬레이션으로 완벽하게 재현이 가능한 계산가능함수(computable function)를 기반으로 불연속의 유한한 컴퓨터 명령을 통해 계산될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해야한다.

브라이언 그린은 계산가능함수로만 이루어진 시뮬레이션을 만들 수 있다고 봄

-전략-

컴퓨터 과학자인 유르겐 슈미트후버는 콘라드 추제의 초기 아이디어를 확장하여 다른 각도에서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슈미트후버는 컴퓨터 한대당 하나의 특정한 우주를 만들도록 프로그램하여 모든 가능한 우주를 구현하는 것보다, 한대의 컴퓨터가 모든 가능한 우주를 만들도록 프로그램하는 것이 더 쉽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략-

특별한 하나의 우주를 만들어내는 데 소요되는 시간보다 계산 가능한 모든 우주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훨씬 짧기 때문이다.(후주에 따르면 슈미트후버는 '열장이음식'이라는 과정을 토대로 우주를 창조하는 것을 추천함)

요약: 쿠르트 괴델의 '불완전성원리'에 의하면 임의의 수학체계 안에는 자신의 체계만으로 참임을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존재한다. 그런 정리에 따르면 현재의 물리학도 결국 불완전함에 매몰되는 것이다. 그러나 계산가능한 함수로 구성된 우주는 괴델의 불완전성 원리에 매몰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 계산불가능한 함수로 구성된 우주는 아예 고려되지 말아야한다. 우리가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전략-

계산가능성의 핵심은 불연속성이기 때문이다. 공간은 연속적인 것 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탐사한 영역은 10억x10억분의 1m까지뿐이다. 앞으로 더 미세한 관측이 이루어지다 보면 공간의 불연속성이 드러날 수도 있다. 공간의 연속성 여부는 아직 미지로 남아있다.

시간의 간격도 마찬가지다. 임의의 영역에 플랑크 면적 당 1비트 이상의 정보가 저장될 수 없다는 것은 궁극적인 미세단계에서 자연이 불연속적임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나는 지각있는 존재를 허용하는 시뮬레이션의 구현 가능성과 상관없이 이 세계가 궁극적으로 불연속이라고 생각한다.

지친 이들을 위한 네줄요약

1.인류의 과학기술은 엄청남. 양자컴퓨터가 지구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해줄 것임
2.내가 생각하기에 시뮬레이션은 '발생법'과 '초환원주의법' 둘중에 하나로 만들 수 있음
3.그러나 2번은 계산가능한 함수에 의한 계산가능한 우주만 만들수만 있음. 그리고 그곳에 지각있는 NPC를 만들수도 있음
4.나는 이 세계가 미세단계에서 불연속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산가능한우주=우리우주라는 생각을 지울수 없음

결론: 인류는 반드시 시뮬레이션을 만들 것이고 (철학자 닉보스트롬에 따르면 고등한 문명은 반드시 생명체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어야한다고 보았습니다) 그것은 우리 우주와 별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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