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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소설]그래서 너도...
게시물ID : panic_1035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클레버골드
추천 : 1
조회수 : 686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25/04/08 1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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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제목 : 그래서 너도...

 

첫 발단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

매우 그럴듯한 주장.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정교했다.

내가 생각해도 잘 짜인 믿음이었다.

 

작은 씨앗들을 뿌리자, 사람들은 점차 자신이 믿는 것만 보기 시작했다.

현실을 살아가는 인류에게는 사실, 가짜뉴스와 진실을 구분할 능력이 필요했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자는, 절벽 끝 사진 한 장을 흔들며 외친다.

이게 증거야!”

 

하늘이 인공 돔이라고 주장하는 자는

밤하늘에서 픽셀이 깨진 한 장의 사진을 수천 장 중 골라낸다.

, 이게 디스플레이 시스템의 오류야.”

 

심지어, 인간이 외계인의 장난감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자들까지 생겨났다.

 

그들에겐, 우리는 그저 유희감일 뿐.

이 모든 분쟁도, 그들이 인류 홀려 서로 치고 박는 걸 즐길 뿐인 게임이라구.”

 

 

황당한 이야기들이, 기괴하게도 증거를 달고 퍼져나갔다.

 

왜 다들 점점... 같은 방향으로 미쳐가는 거지?”

눈앞에 우주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줘도,

로켓이 발사되어 우주로 날아가는 생중계를 보여줘도,

심지어 외계인 조작설이 거짓이라는 당사자의 자백까지 나와도

그들은 자신이 믿기 시작한 무언가

오히려 더 강하게 믿었다.

 

그리고, 최근.

내가 가장 분노했던 사건이 있었다.

 

한 조직의 우두머리가

타국에서 온 노동자들을 한곳에 모아 윽박질렀다.

남의 나라에 왜 왔냐,

그들을 죽일 계획까지 세웠다.

 

다행히, 이 모든 과정은 처음부터 한 용감한 기자의 생방송 보도되었다.

덕분에 많은 시민들이 곧바로 행동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살해당할 뻔한 일을 막을 수 있었다.

 

그건, 아주 명백한 이었고

모두가 분노해야 할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아니, 그래서 내가 누굴 죽였습니까? 대체 계획만 한 살인이 뭐가 죄가 됩니까?”

라는 태도를 보이더니 이내

저 더러운 타국가의 노동자 새끼들이 우리나라에서 무슨 짓을 하는 줄 압니까? 당신의 아이들을 성희롱하고 위험한 질병을 옮긴다고 저것들이... 내가 안 죽이면 당신들이 죽을뻔 한 거라고~!!!”

라며 논점을 흐렸고, 시선을 돌리게 만들어 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대충 짜여진 믿음이었다.

 

처음엔 사람들도 비웃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혹시 그가 맞는 말을 한 건 아닐까?”

국민을 보호하려다 그런 걸지도...”

그런 댓글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궤변은 쇼츠와 유튜브, SNS를 타고 퍼졌고

믿음은 어느새 국민의 40%에 육박했다.

대충 짰다곤 하나 사람들은 흐려졌고, 쉽게 돌려졌다.

 

나는 화가 난다.

한숨만 나온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아직도 진실이 중요한가?

아니면, 누군가 계속 만들어내는 믿음이 더 중요한가?

 

...,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다만...

 

거봐. 지금 너도 사람과 대화하고 있다고 믿잖아.”

 

...나는 화가 난다.

, 아무리 노력해도

늘 반 이상은 넘지 못하는 걸까.

 

빌어먹을 유희거리들.

 

그리고

놀랍다.

 

들킨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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