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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소설]chaXge
게시물ID : panic_1035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클레버골드
추천 : 1
조회수 : 81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5/04/09 00:06:09

제목: chaXge

 

넌 보기 드물게 더러운 놈이군.”

악마는 웃으며 말했다.

악마인 내가 보기에도 치사하고 잔인해. 본 받고 싶을정도로 사악해. 마음에 들어.”

 

최무정은 대답 대신 비열해 보이는 웃음으로 받았다.

 

그러니깐 나는 많은 사람들이 혐오, 분노하고 복수하고 싶게끔 만들면 되는거군. 어렵지 않겠어. 세상의 너 같은 존재가 있을 줄이야. 누가봐도 악마의 모습이잖아.”

 

집중해. 넌 앞으로 늙지 않을 거야. 죽지도 않을 거고. 단 하나만 명심해. 폰 배터리가 0%가 되면, 그게 곧 네 생명의 끝이라구.”

 

핸드폰 밧데리 수명이 다되거나 떨어뜨려 파손되거나 수리가 필요해지면 죽는거잖아. 빌어먹을 악마놈아.”

 

하하하... 눈 앞에 악마에게도 대드는 이 기개. 앞으로 너로 인해 절망할 사람들의 감점이 얼마나 달콤할지 벌써부터 기대되는걸? 잘들어. 이 핸드폰은 내 모든 기운을 다해 만든 작품이야. 파손될 일도 고장날 일도 없어. 하지만 충전만큼은 꼭 너가 해야해. 나와의 거래도 말하면 넌 그 즉시 죽는다.”

 

너에게 죽기전에 그러다 정말 복수당해서 칼이라도 찔리면 어떻게 하라고?”

 

그것 또한 걱정할 필요 없어. 그 바로 직전에 그 맛있는 감정을 먹으러 나타날테니.”

 

크하하하. 그럼 나 거의 무적이잖아. 걱정마. 포식하게 해줄테니...”

 

악마와의 거래가 있던 후 부터 최무정은 멈추지 않았다.

사기를 치고, 사람을 때리고, 약한 자를 착취하고, 누군가의 딸을 짓밟았다.

 

30년이 지나도 얼굴에 주름 하나 없었다.

그의 핸드폰은 늘 100% 충전돼 있었으니까.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었다.

한 남자가 그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김남우. 거대한 재벌가의 회장이자 한때는 세상 사람들에게 존경받던 인물이였다.

 

저 자는... 92년도 사진과 지금이 똑같군.”

 

남우는 오래전 기억 속 한 사건에서 최무정을 떠올렸다.

그때도, 지금도 변하지 않은 악의 얼굴.

 

김남우 회장은 최무정의 불로불사에 호기심이 들었다.

그 호기심이 너무 컸던 걸까? 법 한번 어기지않던 남우는

 

최무정은 어느 날 강제로 저택에 끌고왔다.

 

누군가를 감금하기에는 너무나도 고급스러운 방, 하지만 창은 막아두었고, 방음도 완벽했다.

x발 늙은이. 너 뭐야! 이 악마새끼는 내가 당하게 생겼는데 왜 안나타나~!!!”

 

악마요?”

김남우 회장의 궁금증에 최무정은 잠시 말이 헛나온 걸 애써 무마하려 들었다.

 

너같은 악마새끼에게 당하게 생겼다는 말이다! !”

 

김남우 회장은 매우 정중하고 예의있게 말했다.

저는 그저 최무정님의 늙지않는 생명력에 호기심이 생긴 것 뿐입니다. 위해를 가할 생각은 없습니다.”

 

자신에게 아무런 악감정이 없다는 말에 악마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가 납득이 됐다.

 

어이~ 할배! 당신에게 알려줄 비밀따윈 없어. 당장 이거 풀어! 아니면 정말 피 본다!”

 

하아... 정말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태어났다니깐. 왜 사람말은 안믿어!”

 

저기요. 회장님. 우리집에 신비한 약이 있는데 풀어주면 내가 좀 갔다줄게요.”

 

김남우 회장은 가벼운 손짓으로 하얀색 정장을 입은 부하직원에게 귓속말로 뭔가를 지시했다.

아마도 최무정이 사는 곳을 쥐잡듯 뒤적거릴게 뻔했다.

 

됐수다. 그런약은 없어. 거짓말이니 내 방 뒤지지 마쇼.”

 

천하의 최무정도 자신의 방을 모르는 것들이 뒤지는 건 싫었다.

 

야이~ 늙은 X! 이거 안 풀어!!! 너 진짜 내가 너 죽인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최무정은 불현듯 불안감이 엄습했다.

 

저기요. 회장님. 제 핸드폰 좀 보여주세요.”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시간, 시간이 궁금해서요.”

 

지금은 시간은 오후1117분입니다만.”

 

아니요... 사실은 중요하게 올 문자가 있어서 그런데 앞 화면만이라도 보여주시겠습니까? 부탁드릴게요.”

 

최무정의 의도를 알리 없는 남우는 스마트 폰을 그의 앞으로 들이밀었다.

 

14%...

 

최무정의 눈 빛이 심하게 동요되었다.

 

이상함을 눈치 챈 김남우 회장이 물었다.

 

제가 보기엔 아무것도 안 온 것 같은데요. 뭐가 잘못되었나요?”

 

...회장님... 핸드폰 좀 충전해 주시겠어요?”

 

비밀을 알려주시면 바로 충전해 드리겠습니다. 여태 아무 연락이 안 온걸 보면 앞으로도 안 올것같습니다만...”

 

최무정의 불안감에 다리를 떨었다. 충전을 안하면 죽고 거래 내용을 말해도 죽는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그럴 듯 한 말을 꾸며댈수가 없었다.

 

지금쯤 8%정도 남았으려나? 7%? 6%??’

 

최무정의 심리 상태는 극도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보여준 뒤로부터 극도로 예민해진 최무정을 보고 김남우 회장은 핸드폰을 이리저리 흔들어보기도 하고, 뭔가 단서가 될만한 것 들이 있나 이것저것 눌러보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밧데리 잔량이 없을텐데 분명 더 빨리 닳게 분명했다.

 

최무정님 이거 핸드폰이 안나오는 것같은데요? 아니구나. 어두워진거구나. 1% 남았네요.”

 

온몸이 식은 땀이 된 최무정 체념한 듯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재빨리 입을 열었다.

 

사실 난 악마와 거........!!! ...”

 

최무정의 숨이 멈췄다.

 

부하직원으로 보이던 백색 정장의 인물이 손가락을 튕기자 눈부시게 하얀 날개가 등뒤로 자리 잡았다.

 

김남우님. 이런일을 시켜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천사님. 저도 나름대로 저자에 대해 알아보니 그간 온갖 나쁜 일 서슴없이 했더군요. 죽어도 싼놈이었습니다.”

 

저자는 앞으로 있을 비행기 사고의 발단이 될 자였습니다. 남우님이 그 265명의 생명을 지금 구하신 겁니다. 억울해할 감점조차 갖지 못한체 순식간에 말이죠. 그건 제가 바란게 아니랍니다.”

 

천사는 무정의 핸드폰 자세히 바라보았다.

 

이거였네요. 저자가 불로불사가 됐던 이유. 여기에 강력한 에너지가 있습니다. 선물입니다. 남우님은 이제 저자의 나이가 되어 죽지 않게되실 수 있을겁니다.”

 

? 그게 무슨 말이죠?”

 

저와 거래 하지 않으시겠어요? 불로불사를 대가로말이죠.

회사란게 원래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는 곳 아닙니까. 단지, 좀 더 효율적으로 밟을 뿐이죠.

아주 간단합니다. 지금처럼 하시면 됩니다. 지금처럼 회장님 회사에서 직원들이 투신을 하게 만든다던지 회사에서...”

 

거래내용을 신나게 말하던 천사의 등 뒤 하얀색 날개 깃털은 이내 제 색깔을 찾아가고 있었다.

 

charge 에서 change 가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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