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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탐사선 - 로제타, 필레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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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엘랑™
추천 : 6
조회수 : 98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18 10: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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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에 ESA(유럽우주국)의 혜성 탐사선 - 로제타, 필레가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도착하였습니다. 로제타와 필레는 모선/착륙선으로, 탐사선인 로제타에 탑재된 필레 착륙선 커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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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제타 탐사선에서 분리되어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착륙하는 필레 착륙선 - 이미지 : ESA ]


로제타/필레 탐사선은 2004년 3월 3일에 적도상에 있는 기아나 우주기지에서 유럽연합의 아리안5G+ 로켓으로 발사되었습니다. 아리안5G+ 로켓은 정지위성천이궤도(GTO)에 7.1톤의 페이로드를 운반할 수 있는 대형로켓으로, 로제타(2.9톤)/필레(0.1톤)를 제2우주속도 이상으로 가속시켜서 지구중력권을 벗어나게 할 수 있었습니다.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은 지구-화성의 중간지점과 목성 살짝 바깥쪽의 긴 타원궤도를 6.5년 주기로 돌고 있는 비교적 짧은 주기의 혜성입니다. 머나먼 카이퍼벨트 바깥쪽에서 접근하는 혜성들이 수십~수백년 주기인 것에 비하면 탐사하기에 좋은 궤도인 셈이죠.


자~ 이렇게 말로만 로제타/필레 탐사선이 어떻게 혜성에 도달하는지 설명하기 보다는 한방에! 영상자료로 보는게 훨씬 좋습니다. 친절한(?) ESA에서는 홍보와 교육 목적으로 아주 쉽게 다양한 영상자료를 만들었기에 우주에서 행성간 항행궤도역학에 대해 이해하기 쉬운 희귀한 자료가 됩니다. 꼭!! 보세요.


=> 로제타/필레 탐사선의 항행궤적 : http://sci.esa.int/where_is_rose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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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링크된 ESA의 웹페이지에 들어가면 태양계 지도와 움직이는 행성들의 그림, 그리고 로제타 탐사선과 혜성이 움직이는 궤적이 나옵니다. 마우스 오른쪽/왼쪽 버튼과 휠을 조작하면 태양계가 입체적으로 움직이면서 시점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링크를 관람하시면 아마도.... "아니? 왜 저렇게 빙빙 돌아서 가는거지? 한번에 가는거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드실겁니다. 하지만 태양계의 행성들은 공전하고 있기에 저런식으로 포물선/타원궤도를 그리면서 행성간 여행이 가능합니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갈때도 현재 지구가 있는 곳에서 거의 태양 반대편쪽을 넘어서야 화성에 도달할 수 있는거죠.


그런데 로제타/필레 탐사선은 일반적인 행성들처럼 안정적인 원형궤도를 돌고 있지 않은 큰 타원궤도의 혜성에 접근해야 하므로 지구에서 출발하면 혜성과의 상대속도차이와 궤도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우 큰 가속도가 필요합니다. 현재 인류가 가지고 있는 화학연료식로켓으로는 도저히 낼 수가 없는 가속도죠. 그래서 행성들의 중력을 훔치는 스윙바이(Swing-by)라는 항해법을 적극 사용합니다.


=> 스윙바이란? : http://blog.naver.com/chsshim/50157852926


로제타/필레는 지구를 출발한 뒤에 차츰 궤도를 변경하면서 지구를 3번, 화성 1번의 스윙바이를 통해 목표지인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도달합니다. 특히 화성 스윙바이시에는 화성 표면에서 고작 250km 고도까지 접근했는데 이때 화성에 태양이 가려져서 태양패널로 전력을 공급하는데 위태롭기도 했습니다.


로제타 탐사선은 혜성에 도달하는 중간에 2867 Šteins, 21 Lutetia 두 소행성에 근접해서 별도의 탐사활동도 벌였습니다.


아무튼 2014년 8월에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접근해서 같은해 11월에 필레 착륙선을 투하합니다. 이 과정을 ESA에서 제작한 아동 홍보용 애니메이션으로 한번 감상하시죠. (영문자막을 켜고 보시면 됩니다)


- 유투브 링크 : https://youtu.be/33zw4yYNGAs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줬듯, 필레 착륙선은 불행히도 목표로 했던 안정적인 착륙지점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가서 두차례 더 착륙시도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착한 지점이 하필 태양빛이 제대로 비추지 못하는 그늘진 곳이라 전력을 충전하지 못해서 필레 탐사선은 짧은 시간만 활동하고 가사상태에 들어갑니다.


소행성이나 혜성은 행성에 비하면 매우 질량이 작기 때문에 극히 미약한 중력만 존재합니다. 그래서 혜성의 지표면에 착륙(?) 한다는 개념보다는 우주선끼리 도킹하는 개념에 더 부합합니다. 소행성이나 혜성 탐사선들은 지표면 근처에서 배의 닺과 비슷한 고정장치를 사용하여 붙어있게 됩니다.


3.jpg

[ 필레 착륙선의 3단 착지 - 이미지 : www.mirror.co.uk ]


필레 착륙선은 절반의 성공만 거두고 제대로 된 혜성 표면 관측데이터를 전송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필레가 다시 전력을 충전하여 부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예측되었는데요, 그동안 조금씩 햇빛을 모아 충전하여 다시금 데이터 전송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력량은 여전히 부족하여 완벽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겠네요.


필레의 전송데이터는 로제타 탐사선이 중계하여 지구로 전송합니다. 그리고 혜성의 궤도가 2015년말을 지나면 지구에서 크게 멀어지기 시작하므로 로제타/필레의 혜성탐사가 가능한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에서 소행성이나 혜성 탐사는 흔히 자국(또는 연합)의 우주과학기술력을 과시하고, 대중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마케팅의 의미도 강합니다. 일본의 하야부사 소행성 탐사선은 탐사과정이 불굴의 의지로 미화되면서 전 일본인들에게 우주과학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습니다. ESA의 로제타/필레 역시 그러한 관점이 큽니다.


우리나라는 2020년대에 달탐사선과 달탐사로보 계획이 잡혀있습니다. 워낙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우주과학기술에 결과물로 국민들에게 소개하기 좋은게 달탐사죠. 우주과학기술이 꼭 달탐사로 국한되는건 아닙니다만, 대중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소재는 몇개 안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너무나 홍보와 마케팅에 있어서 최악의 상황입니다. 오히려 국민 다수는 달탐사를 신4대강 사업으로 치부할 정도죠. 정부와 관련기관들은 대국민 홍보를 좀 더 체계적으로, 교육적으로 실시해서 21세기를 제패할 가장 중요한 우주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적 투자의 국민적 이해와 지지를 구해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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