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 핸드폰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딱히 메이커를 따지는 편은 아닙니다.
국내에서는 딱히 써본 사람이 많지 않다는 노끼아 핸드폰을 해외에서 쓰다가 한국에서 알람시계로 써 본 적도 있구요.
부드러운 그립감 때문에 H택C 제품도 써본 적도 있구요...
그냥 있는지 없는 모른 블루베리 제품도 쓰곤 했습니다.
사실 전 스마트폰을 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 가느냐...' 입니다.
이번에 새로 핸드폰을 구입할때, 이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사과나 별세게 쪽을 사용해봤지만... 보조배터리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단 점이 있고..
배터리가 너무 금방 다는 게 지나치게 싫어서...
(거기에 국내에서 시행중인 단통법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이 고심한 끝에,
적어도 충전한번이면 꽤 오래 쓴다는 쏘니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지하철 2호선 타면 광고로 볼 수 있었던 방수되는 스마트폰 액수훼리아재탕3 시리즈였어요.
일본 회사 제품이란 점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배터리 오래간다는 거 하나 보고, 가지가지 많은 악플과 성능 구리다는 걸 감안하고,
구입해서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잘 쓰고 있었어요..
충전 시간이 꽤 오래걸리긴 하지만 한 번 충전하면 그래도 최소 이틀 쓰는게 신기하기도 했고,
목욕탕 가서 핸드폰 들고 들어가 놀면 사람들이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기도 해서..
나름 뿌듯하기도 했어요...
처음엔 참 좋았어요.
쓰면서도 정감이 가고, 여태까지 쓰던 사과나 별세게랑 크게 나쁘거나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어요.
아.. 참 뿌듯하게 잘 쓰고 있었어요.
남들이 그러더군요.
"쏘니에서 스마트폰도 나와?"
많이들 모르시더라구요...
허긴, H택C나 블루베리 쓰면서 많이 들어본 말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있었습니다.
일 때문에 스마트폰을 꺼내 이래저래 검색을 하던 중에,
제 앞에 있던 여자분들이 제 스마트폰을 보고 다소 신기해하는 눈치였습니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제 일에 집중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여자분은 제 스마트폰을 뒤에 새겨진 '쏘니' 메이커를 보고 이런 말을 하더군요.
"머야, 쏘니꺼잖아. 쏘니꺼 쓰는 사람들은 다 친일파 아님 쪽X이야. 아우 X팔려..."
순간 그 말을 듣고 화가 머리까지 치밀었습니다.
전 그 여자분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 기종을 보았습니다.
네...
사과더군요... 새로나온 사과폰6였습니다...
뭐라 한 마디 하고 싶었습니다.
'니들 건 완전 방수되냐? 사과는 미국 제품이고 생산은 중국에서 하는데, 그럼 니들은 양키고 짱X냐...'
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참았어요.
괜한 싸움하고 싶지 않았고... 쏘니라는 회사가 일본 회사가 안 좋은 인식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웃으며 넘어갔습니다.
그리곤,
그 여자분들이 '어휴~ X발이 새X' 라고 해도 그냥 참았어요...
저분들이 잘 몰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하철 안에 많은 분들이 쏘니 카메라에 이어폰 헤드폰을 쓰고 있는 거에 아랗곳 하지 않는,
그냥 저분들의 사과부심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에서 한 기사를 봤어요.
유독 국내에서 강한,
국내에서 약소 메이커 스마트폰이나 핸드폰을 쓰는 사람들에 대한 비애를 적어놓은 기사더군요.
그 기사에는 블루베리와 쏘니 핸드폰을 쓰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비애였습니다.
많은 쏘니 핸드폰 이용자들이 저와 같이 '친일파' '쪽X리' 소리를 들어가면서 까지...
쏘니 핸드폰을 쓰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충격먹었어요..
하지만, 제가 좋아서 산 폰이고, 남들이 보조배터리 들고 다닌다 어쩐다 할때..
전 그냥 가볍게 스마트폰 하나 챙기면 되니...
그냥 나 좋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퇴근길 지하철을 탔습니다.
한 여자분이 블루베리폰을 쓰고 있는데,
그 여자분 앞에 계시던 분들이 비웃고 있더군요...
솔직히 화가 좀 났습니다.
시대의 유물이라느니... 촌스럽게 아무도 안 쓰는 폰 쓰면 X팔리지도 않냐는 등...
그 여자분이 이어폰을 꼽고 계셔서 다행히 들리지 않아서 망정이지...
아마 들으셨으면 상당히 화가 많이 났을 법한,
말을 계속 하시더군요.
유심히 그분들이 쓰는 스마트폰을 봤습니다.
한 분은 별세개 갈라스6 에취, 한 분은 사과폰6 마이너스를 손에 쥐고 계시더군요...
혹시나 해서
귀에 헤드폰을 차고, 음악은 켜지 않은 채,
핸드폰을 꺼내,
그 분들 앞에 서 보았습니다.
최대한 '쏘니'란 글자가 보이도록 해서요...
역시나...
저에게 돌아온 발언은...
아까 블루베리 폰을 사용하시던 분에게 향하던 멘트와 크게 변함이 없었습니다.
거기에
'친일파'와 '쪽X이 새X'란 소리...
'저런 스마트폰 쓰면 X팔리지 않느냐...'란 말...
화 많이 났습니다.
오죽하면 '니들 폰은 완전 방수되세요? 한 번 충전하면 하루는 쓰실 수 있으세요?' 란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또 참았습니다...
한 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또 참았습니다.
그냥... 괜한 싸움을 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 분들께 한 마디만 하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습니다.
"미안합니다. 사과가 아니어서, 별 세개가 아니어서, 하지만, 전 이 핸드폰 정말 잘 쓰고 있습니다.
두 분이 걱정하실 만큼 제품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전 절대 '친일파'도 아니고, '쪽X이'도 아닙니다."
나름 속은 시원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별로였습니다.
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으면 아마 또 이런 일이 있을 거란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제가 쓰기에 참 편해서,
그냥 쓸렵니다. 미안합니다. 사과가 아니어서, 별 세개가 아니어서...
메이커가 어떻든 저에게 있어 지금 가장 좋은 기종이고, 가장 쓸만하고 애정이 가는 기종입니다.
그래서, 그냥 쓸렵니다....
미안해요. 대다수가 아닌 극소수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