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었고
곧 비가 왔다.
담담하게 들어온 비를
담담한 척 마주했다.
망할 눅눅함이 남긴 새카만 곰팡이.
눈부시게 화창한 날,
문을 열어 바람길을 내주리다.
느닷없이 들어온 비를
끈질기게 없앨 처지다.
흔적이야 남겠지마는
그런대로 살만할 거다.
그렇다고 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