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연애가 어려워지는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상대도 나도 너무 약아졌다는 것이다.
이미 사랑도 해볼만큼 해봤고
거기에 온 마음을 쏟아부었지만 결국에는 아무것도아닌것이 되어버렸고
그래서 연애는 더이상 꼭 하고 싶은무언가가아니라
할수 있음좋고 아니래도 별수 없고가 되어버린다.
마음을 다주지않고도 사랑하는법을 알게되었고
심각하지않게 편하게 연애를 하는법도 배웠다.
그래서 설사 마음에 드는 누군가를 발견한다 하더라도
크게 동요하지않는다.
다행 스럽게 연애를 할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스쳐지나간다 하더라도 금방 잊을수 있다는걸 알기때문이다.
너 아니면 안될것 같은 사람도 별로 없고
너 아닌 다른누군가가 이자리에 있어도 상관이 없다.
그냥 연애를 하고 있고 그래서 누군가가 내옆에 있으면 그만이다.
닳고 닳은마음에 더이상 순사한 열정같은건 없다.
그냥 욕망이 있고 욕망의 분출만 존재한다.
마치 교통사고 처럼 어쩔수 없이 쿵 하고 다가오는 연애는 기대도하지않는다.
이쪽에선 적당한 신호를 보내고 저쪽에서 그의 적합한 반응만 보인다면
그날로도 바로 연인이 될수 있다.
밀지도 당기지도 않는다.
그것마저 귀찮기 때문이다
그것말고도 해야할일, 신경써야 할것이 태산이다.
연애같은것에 마음을 빼앗기기에는 너무 많은걸 알고 있다.
벼르고 벼르다가 겨우 하는 고백대신 그냥한번떠본다
떠지면 좋은거고 떠지지않는다고 해도 별로 창피할것없는정도의
시도만한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이렇게 그냥 한번 들이밀고 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아무도 연애를 심각하게생각하지않는다.
연애가 미칠 영향은 이미 정해져있다.
그것 이상은 허락하지않는다.
왜냐면 다치고 싶지도 않고 마음을 쓰고 싶지도 않으니깐
20대의 사랑이 라면 끓이기라면
30대를 넘어선 사랑은 컵라면 끊이기다
아무도 3분을 넘겨서 뚜껑을 열지않는다.
그리고 모두들 딱 3분만 기다린다.
그 3분어치의 노력 딱 그정도만 한다
왜 나를 사랑하냐는 질문 같은건 정말 받고 싶지않지만
만약 상대가 그런 질문을 하면 답한다.
" 나랑 잘 맞으니까"
하지만 뭐가 어떻게 잘 맞는지는 끝내 설명하지못한다.
왜냐면 자신도 모르니까
그대신 이런말을 덧붙인다. " 만나면 편하고 좋고 뭐...."
예전에는 오랫동안 노력해야 했던 일들이 이제는
한순간에 다 이루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그냥 옆에 있는 사람
요즘 만나는 사람이라는 말이 서로에게 더 잘어울린다.
헤어질때도 눈물 콧물다 짜내는 대신
그냥 어느날 갑자기 멀어진다.
연락이 뜸하기 시작하면 그 신호를 대번 알아차려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왜그러냐구 묻기 시작하면
나이가 몇인데 순진한척 하냐고 말한다.
우리는 약을 만큼 약았고 또 닳을만큼 닳았다.
그래서 연애도 약았고 닳았다.
그리고 매우 손쉬워져 버렸다.
이제 아무도 제대로된 그리고 어려운 연애는 하지않으려고 한다.
그러면서 외로운건 참지 못한다.
사랑한다는 말도 아무 마음없이 참 잘도 하게되어버렸다.
왜냐면 사랑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랑 살명서 겪는 그 수많은 일들 중 정말 별거아닌일
그런데 그런 사랑을 위해서 우린 얼마나 행복한것일까????
쉽게 내뱉는 만큼 쉽게 주어담을수 있고 아닌가????
싶으면 금방 뒤돌아 설수 있는 그게 사랑이 맞기는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