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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다이어트 (글이 길어요;;)
게시물ID : diet_103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취취
추천 : 25
조회수 : 107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3/03/15 16:15:36

안녕하세요. 저는 32살, 7년차 트레이너(수원)입니다.

현재는 골프, 수영, 헬스, 스쿼시, 탁구, 에어로빅, 요가, 댄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센터 센터장입니다.

물론 대학교 체육과를 나왔지만 3학년 때까지는 제가 트레이너를 하게 될줄은..

더군다나 센터장까지 할줄은 꿈에도 몰랐었습니다.

 

오유를 시작하면서 처음엔 유머와 시사게시판만 눈팅을 했었는데..

어느 날 보니 다이어트 게시판이 따로 있더군요.

다이어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니 예상보다 살과의 전쟁을 하시는 분들이 엄청 많더군요.

하나씩 댓글을 달아주다가 생각해 봤는데..그런분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운동상담 글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그나마 제가 오유분들에게 도움을 드릴수 있는 부분이 이것 뿐이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질문을 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식단에 대한..운동에 대한..다이어트에 대한..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각각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죠.

유전적요인, 선천적체형, 환경적요소, 성격, 생활습관 등등 나열하자면 엄청 많죠.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글을 쓰고, 상담해드리는 내용은 일반적인 이론에 제 개인적인 경험과 아는 정도의 지식을 토대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제 답변은 절대 정답이 아닙니다.

그저 조언정도로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센터장이 되면서 현역에서 물러난지 1년이 넘어서 잊어버린 지식도 많고 몰랐던 부분도 많습니다.

오유분들을 상담해 드리면서 잊고 있던 부분을 다시 한번 공부하고 몰랐던 부분을 찾아가며 공부하고..

저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본론을 얘기하자면 제가 생각하는 다이어트는 이렇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밥이 어쩌고, 반찬이 어쩌고..아주 꼼꼼하게도 아침/점심/저녁으로 나눠서 식단을 짜고..

심지어 간식과 야식까지 식단을 짜서 아주 거창하게 시작을 합니다.

저는 일반회원은 물론 PT회원에게도 하루 세끼의 식단을 짜드려 본적이 없습니다.

정말 당장 위험할 정도의 초고도비만이 아니라면 굳이 그런 극단적인 식단으로 끼니를 때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부분 회원들에게는 음식섭취량 주의와 식사대용의 식단, 저녁식사 시간, 피해야 할 음식들에 대해서만 설명 드립니다.

 

흔히들 알고 있으시잖아요..

조금만 더 적게 드시고, 저녁대신 삶은 계란에 우유, 저녁은 6시 이전에 드시고 그 후에 운동하시고..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 식품 어쩌고 저쩌고요.^^

물론 몇몇 회원은 의아해하다 못해 지식이 없거나 귀찮아서 식단을 짜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회원들도 있었습니다. ㅠㅠ

 

현미밥 2/3공기

고등어 반토막

두부 반모

시금치

콩나물국

브로콜리

주저리주저리..

 

저런 식단이 아침/점심/저녁으로 나뉘고, 또 요일별로 나뉘고..

재료 사러 마트가고, 다듬고, 손질하고, 조리하고..참..식단 지키기 힘들죠..

그냥 차라리 그 시간에 운동을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저런 식단으로 다이어트에 성공을 했다고 합시다.

언제까지 저렇게 먹을 생각이십니까?

언제까지 지킬 자신이 있습니까?

즐거워야 될 식사시간이 스트레스의 근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여지껏 진짜 다이어트를 마음먹고 해본게 살면서 딱 한 달 이었습니다.

남들 다 찍는 사진한번 찍어보고 싶어서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회원 중에 스튜디오 하시는 분이 공짜로 찍어준다는 말에 혹해서요..^^

 

<식단>

아침 - 패스

점심 - 닭가슴살 한팩, 삶은계란 2개 또는 번데기 한통, 양배추, 방울 토마토

저녁 - 닭가슴살 한팩, 삶은계란 2개 또는 기름뺀 참치

 

<운동>

오전 - 웨이트(3분할) 2시간, 유산소 30분

오후 - 복부운동 30분, 유산소 1시간

 

그래서 한달 동안 8키로 감량했습니다. 74kg -> 66kg

 

정말 힘들었습니다.

몸에는 힘이 하나도 없고, 배는 고프고, 신경은 예민해지고..

원래 제가 엄청나게 잘 먹거든요.

식당에 가면 공기밥 3개 먹습니다.

김밥x국 같은데 가면 메뉴 3가지 시켜서 먹습니다.

라면 2봉지에 밥 한공기 말아서 국물까지 다 마십니다.

짜파게티 4봉 가볍게 먹어 치웁니다.

직원들이 먹는거보면 항상 놀래요.

그 많은 음식이 그 작은몸에 다 들어가냐고요.

진짜 저 먹는거 방송타면 하정우는 끝날수도 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술도 엄청 좋아합니다.

그나마 자제해서 요즘엔 평균 일주일에 이틀정도 마시는데..

맥주는 배부를때 까지 마시면 혼자 8000cc까지도 마셔봤어요.

소주는 주량 3-4병정도..한창때는 7-8병까지도. 안주도 엄청나게 잘 먹어요.ㅋㅋㅋㅋ

 

아무튼 그런 제가 무리한 다이어트 후 성공한 몸으로 오후에 사진을 찍고 나오면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씨발 내가 다시는 이런 짓거리 하나봐라.’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더군요.

그리고 그날 밤 이것저것 쳐먹고 몸무게를 쟀더니 69.6 정도 나가더군요. 한끼에 3.6kg 증가..

뭘 의미할까요?

맞습니다. 무리한 식단이나 운동으로 감량한 체중은 일시적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다이어트때의 식단을 계속 유지할수 있었을까요?

참고 견딘다고 해도 결국 건강에 이상이 생기겠죠.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여러분들은 더 심합니다.

그래도 10년 넘게 운동했다고 하는 저도 저렇게 고통스러웠습니다.

특별한 목적(웨딩촬영, 시합, 면접, 프로필사진, 여름휴가 등등) 때문에..

어쩔수 없이 단기간에 많은 체중감량을 해야 한다면 말리지 않습니다.

근데 그런 목적 없이 그냥 좀 날씬하거나 건강한 몸매로 살아가고 싶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매체를 통해서 나오는 극단적인 다이어트 식단들..하지마세요..

 

언제까지 그렇게 드실 수 있을것 같습니까?

다이어트 후에 지속적으로 그 몸매를 관리하고 유지할 자신이 있습니까?

그런 무분별한 다이어트들이 요요현상을 불러오고..

그런 악순환이 결국 우리 몸의 건강을 해친다는것 알고 계십니까?

 

저는 트레이너지만 담배와 술을 좋아합니다.

둘 다 중2때부터 시작했고 살면서 한 번도 끊어본 적이 없습니다. 당연히 자랑이 아닙니다.

오히려 운동 지도자로서 숨겨야할 치부들이지요.

제가 이 얘기를 드리는 이유는 자신의 행복을 항상 1순위로 생각하시라는 겁니다.

저는 담배와 술을 제 행복의 가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무리하게 식단으로만 살을 빼고 있는 당신들은 행복하십니까?

좋아하는 음식을 먹지 못하고, 친구들과 술자리도 갖지 못하고..

혹시 먹게 될까봐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당신은 정녕 행복하십니까?

단기간 다이어트에 성공하신 당신들은 행복하십니까?

살이 다시 찔까봐 항상 노심초사하고, 뭐하나 먹으려고 해도 칼로리나 성분함유량을 들춰보고..

밥 좀 많이 먹으면 그 후회감으로 스트레스 받고있는 당신은 정녕 행복하십니까?

 

예전에 PT를 할때 제 얘기에 잘 따라주는 회원들에게는 항상 보상을 해줬습니다.

한달 동안 목표했던 4kg을 감량했다..그러면 그날 밤 밖에서 만나 가볍게나마 치킨에 맥주한잔 마셨습니다.

물론 제가 샀지요. 그런 보상조차 없다면 그 회원은 원하는 살을 빼면서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을겁니다.

날이 갈수록 살이 빠지는 만큼 지치고 힘들고..

심하게는 ‘내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짓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합니다.

 

사람은 심리적으로 열심히 한것에 대한 보상을 바랍니다. 보상심리죠.

아무 보상도 없는 일에는 금방 흥미를 잃고, 귀찮아하고, 점점 소홀히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항상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한 회원에게 맥주한잔 마시면서 얘기합니다.

“다음목표는 -3kg이에요. 그거 달성하면 그땐 삼겹살에 소주한잔 합시다.

그리고 나중에 최종목표치에 도달하면 1주일에 한 두번 정도는 이렇게 마음껏 즐기셔도 됩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운동을 게을리하면 절대 안됩니다.

이런 행복을 유지하시려면 반드시 한가지는 투자하셔야 됩니다.

 그게 바로 운동입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투자죠.”

 

이런 보상은 그들로 하여금 무엇보다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더 강한 의지를 불러줍니다.

행복을 위한 건강을 위한 나의 투자.

 

리가 살아가면서 행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행복을 위해서 하는것들 입니다.

공부를 하는 것도, 시험을 보는 것도, 자격증을 따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결혼을 하는 것도, 아이를 낳는 것도....

결국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 하는 일들이지요.

물론 멋진 몸매를 갖기 위해 하는 다이어트 역시 행복을 위한 것입니다.

근데 그 행복 때문에 다른 행복들을 버리시겠습니까?

친구들과 맛있는거 먹으면서 수다도 떨지도 못하고..

힘들거나 슬플때 술한잔 마시면서 날려버리지도 못하고..

회식때 남들 먹는거 쳐다보면서 입맛만 다시고 있고..

 

빡빡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나마 일상에서 느낄수 있는..

최소한의 행복들을 포기할 정도로 다이어트의 행복이 더 크십니까?

문제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저런 행복들을 계속 포기하고 살아야만 유지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최상이라고 느꼈을때의 몸매를 별 고민없이 포기했습니다.

몸매를 유지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어울려서 술한잔 하고..

맛있는거 먹으면서 얘기하고..

가끔 야간에 치맥 먹으면서 운동경기도 보고..

이런 것들이 훨씬 더 저에게 큰 행복이었기 때문입니다.

 

운동선수나 연예인, 모델 등 어쩔수 없이 몸매를 유지해야만 하는 직업이 아니시라면..

무리한 다이어트나 과도한 욕심은 버리시길 바랍니다.

 

다이어트의 공식은 정말 간단합니다.

1. 음식섭취량(영양소)이 동일하고 운동량(활동량)이 늘어난다.

2. 운동량(활동량)이 동일하고 음식섭취량(영양소)이 줄어든다.

3. 운동량(활동량)이 늘어나고 음식섭취량(영양소)이 줄어든다.

 

물론 3번이 가장 빠른 효과를 가져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무리하면 몸에 이상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제가 권장 드리는 방법은 1번입니다.

최소한의 행복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고 장기적으로 몸매를 유지하고 관리할수 있는 방법이죠.

2번은 가장 비추입니다.

식단으로만 하는 다이어트는 실패확률도 가장 높고, 단기적으로 성공해도 요요현상이 대부분 오기 마련입니다.

인간의 몸을 풍선처럼 사용하면 안됩니다.

풍선을 크게 불었다가 바람 뺐다가 크게 불었다가 바람 뺐다가 계속 반복하면 어떻게 되죠?

나중에 탄성도 떨어지고 쭈글쭈글 주름도 많이 생깁니다.

인간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급격한 체중변화로 인한 튼살(일명:셀룰라이트)이 대표적인 예죠.

 

다이어트에 운동은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업적으로 운동량이 많은 분들은 예외)

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비타민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5대 영양소입니다.

장기간의 무리한 식단관리는 편식으로 인한 영양결핍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무서워하시는 분들.

사람은 새로운 것을 접할 때 항상 긴장하고 두려워합니다.

시작하기는 어렵지만 막상 시작하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신뿐만 아니라 다들 처음엔 그렇게 시작합니다.

 

직장 끝나고 힘들어서 못한다 하시는 분들.

밤에 운동하시는 분들 90%가 당신처럼 직장인입니다.

적당한 운동은 피로를 누적시키는게 아니라 오히려 피로를 풀어줍니다.

운동 후 상쾌하게 샤워하고 누우시면 숙면을 취하게 되실 겁니다.

 

의지력이 약해서 몇일 못하고 포기하시는 분들.

1개월만 꾹 참고 해보세요. 그럭저럭 할만 하실 겁니다.

3개월만 꾹 참고 해보세요. 그 시간에 운동하는게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6개월만 꾹 참고 해보세요. 사정상 하루 이틀 운동을 안 하면 뭔가 허전합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습관은 상당히 무섭습니다. 학습효과라고도 하는데요.

사람의 적응력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가장 큰 희망이 남아있다고 말씀드립니다.

 

잦은 술자리, 늦은 야식, 군것질..등등 당신을 뚱뚱하게 만드는 저런 생활들..

다 오랜 습관에 의해서 익숙해져버린 것들입니다.

 

이젠 그런 습관을 운동으로 전환하세요.

 

오늘은 너무 피곤하다고요?

그래도 운동하러 가십쇼.

1시간 하던 운동을 10분만 하더라도 하고 오세요.

그런게 바로 운동하는 습관의 시작입니다.

 

오늘은 치맥이 너무 땡긴다고요?

그럼 가서 드십쇼.

그리고 어제보다 운동을 좀 더 많이하고 오세요.

그런게 바로 행복을 놓치지 않는 다이어트 입니다.

 

제가 두서없이 글을 써서 헛점이 많을수도 있습니다.

글의 본질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극단적인 다이어트 보다는 건강한 식단과 꾸준한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를 권장하는 글입니다.

 

이 글에 반대하시고 이해 못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비판하셔도 좋고 태클 거셔도 좋습니다.

다만 제목을 한번 더 봐주세요.

 

<내가 생각하는 다이어트>입니다.

말 그대로 상당히 주관적인 생각이라는 거죠,.

 

전 다만 다이어트를 하시는 모든 분들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다이어트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이어트 하시는 오유 여러분들-

오늘도 힘내서 이겨냅시다.

전 당신들의 의지와 노력을 존경하기에 오늘도 마음속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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