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뭘로 입덕했냐는 글 보니 급 써보고 싶어진 입덕의 계기
5살때 부모님이 책 대여점을 시작하시면서부터 이쪽 문화를 아주 풍족히 접할수 있었죠. 그냥 책방 구석에서 보고픈 만화책을 다 봤으니 =_=; 둘리 완결권도 이때 본듯.. 막막 괴짜가족 해적판 (제목이 '형제')이나 포켓몬스터도 해적판으로 먼저 접하고. 책방 자주오는 형들 따라서 오락실 가서 놀거나 게임팩 빌려서 게임 하고... 유년기때부터 오타쿠계 문화가 아주 친근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재밌게 놀면서 살다가 7살? 8살정도 됬을때 어떤 형이 자기 집에서 비디오 하나를 틀어줬더랬죠. 그 비디오가 에반게리온이였는데, 어린 제가 보기에도 그 오프닝이 너무 멋졌었나봅니다. 그때 대체 몇화를, 어디까지 봤는지는 도저히 기억이 안나는데 딱 두가지, 잔혹한 천사의 테제의 전주와함께 흘러나오는 에반게리온 타이틀과 파란 하늘만은 계속 머릿속에 남았거든요.
근데 골때리는건 그 당시의 저는 그 멋진 영상을 다시 한번 보고싶은데 도저히 볼 방법이 없는거에요. 비디오를 보여준 형은 어느새 사라졌고,이게 살던곳의 비디오대여점을 샅샅히 뒤져봐도 취급하는곳도 없지, 지금처럼 인터넷이 빨라지고 보편화 되질 않아서 인터넷에서 찾아본다는건 생각도 못해봤지...
이렇게 에반게리온을 다시 봐 보고 싶은데 보질 못하니 제 안에서는 이게 점점 미화되고 일종의 동경의 대상이 되버린 겁니다. 덩달아 다른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다는 욕망도 점점 커지구요.
그러다가 13살때 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보고싶은걸 받아보라고 (^^;;) 부모님께서 피디박스에 접속시켜주시면서 결국 에반게리온을 보고싶다는 소원을 이루게 됩니다.
근데 에반게리온을 재밌게 본 후 외국으로 가니 이번엔 인터넷이 느려서 더 이상 새로운 작품을 접할수가 없게됨 -->애니에 대한 열망이 더 커짐.
외국에서 아는 오타쿠 남매(...)가 빌려준 풀매탈 패닉 1권과 ROD 1권을 접함 -->더 구할 방도가 없는 라노벨에 대한 열망이 커짐.
또 다시 오타쿠 남매가 psp와 nds를 빌려줌 --> 게임기에 대한 열망이 커짐.
귀국 후 스스로 돈을 벌면서 갈망하던 취미들을 직접 즐길 능력이 생김. -->애니/라노벨/콘솔게임을 넓고 얕게 파는 오덕 하나가 탄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끄읏.
한줄요약: 재밌는거 맛만 살짝 보여주고 더 이상 못하게 하면 오덕이 탄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