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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주의][먹필] 왕만두에게 치어스.
게시물ID : freeboard_9335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몬나무늘보
추천 : 0
조회수 : 14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6/22 10:05:50

필자가 중국에서 살때, 만두를 참 많이도 먹었다. 애시당초에 만두란 녀석을 좋아하기도 했거니와, 그곳의 만두는 정말이지 한국의 만두와는 질적으로 달랐다. 종류도 종류고 맛도 맛이었달까.

 사실, 그곳에서 ‘만두’라고 하면, 찐 빵을 준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중량감 높은 말 그대로 ‘빵’에 가까운 녀석이다. 뭐 이녀석도 다른 요리와 같이 먹거나 취두부,마파두부같은것과 먹으면 잘 어울리긴 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요녀석이 아닌, 빠오즈, 즉, 찐 왕만두를 다루려 한다.

 중국에서는 정말 요 빠오즈란 녀석의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 중국어를 잘 읽지 못한다면 함정에 빠지게 될 정도로. 예를 들자면, 안에 샹차이(고수)만 가득 차있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뭔가 야리꾸리하게 기분나쁜 맛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맛의 녀석도 있다. 

 그 와중에 필자가 가장 좋아하던 녀석은 계란과 부추로 가득차있던 녀석이였다. 물론 고기만두도 좋아했지만. 안에 통새우가 두어마리가 그대로 들어있는 녀석도 있었고,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도 있었다. 닭염통 구운것을 큼지막하게 잘라 넣은 녀석도 일품이였다. 

 요 빠오즈란 녀석은 굉장히 독특한 녀석이다. 일반적인 재료를 쓴 만두.. 한입 베어물면 두툼한 만두피와 촉촉한 만두속, 그리고 그 만두속에 풍부하게 배어있는 육즙의 향연은 혀를 희롱한다. 적당히 후추가 들어가서 후추의 짜릿한 향과 고기의 농후한 맛, 그리고 두부,계란의 부드럽고 고소함을 만두피란 녀석이 모두 포용하는 맛이란. 

 사실 요 만두피와 만두속을 따로따로 먹는다고 생각해보면…글쎄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도, 식욕도 들지 않는다.(사실 필자는 군만두는 먹을때 따로따로 먹는다. 바삭바삭한 껍질만을 씹는것을 즐기는 편이라서.) 요 빠오즈란 녀석은 피와 속이 함께 있어야 맛이 있는 녀석이 나오는 것이다. 빵과 마요네즈를 따로따로 먹자면 별로이지만, 빵에 마요네즈를 발라서 먹으면 맛이 훌륭해지는 것과도 같달까.

 빠오즈를 보자면 이것이 ‘가족’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두부,고기,야채,해산물 등, 각각의 특색이 너무나도 뚜렷하고 다른데, 이를 ‘만두피’라는 녀석이 모두 감싸안으니, 하나의 예술작품과도 같은 음식이 나오질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난 집근처 왕만두집에서 살 고기만두와 김치만두를 기대하며, 맥줏잔을 기울인다. 왕만두에게 치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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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에 썼던 왕만두 수필.

왕만두는 정말 좋습니다.

맛있어요.
출처 http://dr-alpha.tumblr.com/post/109778929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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