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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사랑에 대하여2 <썸의고찰>
게시물ID : phil_103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솔의소리
추천 : 0
조회수 : 96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2/17 21:15:42

 우리나라는 역시 예부터 교육을 중시해왔던 풍토라서 그런지 젊은이들은 세대가 지날수록 영특해진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사랑의 비극성, 비영속성을 부모에게서 또는 직접적인 경험, 친구의 경험 등을 접함으로 이에 대한 방책을 문화적으로 만들어냈다. 사랑은 장작을 때는 것과 같아서 불이 붙으면 식기마련이다. 식은 후엔 추위에 떨면서 다른 장작, 다른 짝을 찾아 나선다. 사랑의 만남에서부터 필연되는 직접적 또는 정신적인 이별. 나에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별 앞에서 우리가 할수 있는 방법은 이별의 떨어지는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였다. 장작의 불을 서서히 때는것. 이러한 의지의 발현이 요즘 대세가 되어진 '썸' 이다. 


 물론 '썸'문화의 발생을 다른 방향에서도 찾을 수 있다. '호감도 예측의 불확실함에 의한 소극성'도 어느정도 있기는 하지만 이는 글의 논점에서 벗어나기에 다루지 않겠다.

 '썸'은 꽤 영특한 문화이다. 이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모색한, 아주 적절한 대책이자 대처인 것이다. 물론 어떤 특정한 단어라는건 개념의 성질이 미리 있은 후에 개념의 단어가 만들어진다. 즉, 썸이라는건 썸이라는 단어가 생기기이전부터 미리 있어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썸이란 단어의 탄생이 대단한 이유는 이렇게 복잡한 개념을 하나의 단어로 응축해서 표현함으로 이것을 몰랐던 많은 사람들이 손쉽고 거부감없이 발을 들일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있다.

 썸은 사랑의 따뜻함을 더 오래 느낄수 있게 해준다. 한순간 불타오르는 뜨거운 사랑이 아니라 서서히 달아오르는 따뜻한 사랑이다. 이러한 특성은 사랑의 비영속성에 대한 대책법이긴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법은 아니다. 서서히 달아오른다고 해도 끝은 있고 그 끝에 다다르면 식어버리는게 당연하다. 어떻게 보면 어리석은 것일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심미적인 것일수도 있다. 썸의 사랑을 초콜렛에 비유해보면 단맛을 오래오래 느끼기 위해서 천천히 녹지 않길 바라며 빨아먹고 있는 것과 다를바 없기때문이다. 다른 초콜렛도 많은데. 

 내가 썸에서 보았던 가장 긍정적인 측면은 이것이다. 썸을 탈때 느끼는 불확실성! '썸을 탄다'고 해서 '사랑을한다'와 동일한 말이 아니다. 누군가하고 아무리 진한 썸을 탔어도 그건 썸일 뿐이다. SOME. 썸의 이별에 대해선 나자신도 크게 상처받지 않고 타인들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썸은 일종의 보험이다. 썸은 여러사람과 나누어도 전혀 비도덕적이지 않다. 왜냐 사랑이아니라 그저 썸일뿐이니까. 썸이라는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름없는 불명확한 관계인 것이다. 썸이라는 비어있는 명찰에 사랑을 넣을수도 있고 우정 또는 호의를 넣을수도 있다. 썸이란 확실히 정해져 있는 어떤것이 아니다. 사랑의 그림자인 셈이다. 썸은 오래가지 않는다. 우리의 호기심과 불안함은 썸의 명찰에 가려져있던 가림막을 떼며 기어코 확인하고 만다. 이렇게 설명하다보니 썸이 그렇게까지 긍정적이게 보이진 않는다. 썸을 타는건 상대의 마음의 불확실성에 대한 확인과정이고, 썸의 확인은 서로의 사랑의 일치를 확인하는 것, 일종의 복권 긁기라는 말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썸이 무엇이였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썸과 사랑을 떼서 보지말고, 썸을 사랑의 전단계로 보지말고, 썸과 사랑을 동일시 한다면 여기서 나의 '완전한 사랑'에 대한 이상은 다시 고개를 든다. 썸은 사랑이다.


 더 깊은 관계를 나가고 싶다면 썸에서 이루어야 한다. 우리는 꼭 사랑이라는걸 말의 표현에서 찾으려고 한다. 사랑해'라는 말에는 심각한 오류와 거짓이 숨겨져 있다. 한마디로 말뿐이라는 겨. 진짜 사랑이라면 사랑이라 부르지 않아도 썸이라 불리는 관계만으로 정점에 불타오를수 있어야 진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사랑을 한 것이다. 이렇게 '썸'이 '사랑'이라는 단어의 개념을 흡수하면서 동시에 썸이 가지고 있는 사랑의 불확실성까지 잃지않고 내포한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랑은 한사람 하고만' 이라는 사랑의 고정관념을 썸의 개념을 빌려 문화적으로 무너트릴수 있다. 이와 동시에 썸이라는 단어 또한 자기모순으로 무너지며 사라질 것이다.


 '사랑'이 만든 '썸'이 '사랑'을 먹고 사라져야 '완전한 사랑'은 태어난다.



이상 또하나의 理想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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