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가장 멋있고 또 투수를 한다는 것은 그 또래집단에서 어느정도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다음은 내야수 (포수는 제외), 외야수 순.... 대부분 당대의 최고투수의 폼을 나름대로 흉내내가며 던진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1점 이나 2점을 내주면 투수바꾸기 강제(?)규정에 따라 조기강판되어 외야수로 좌천되어 경기 끝날때까지 재미없는 외야수를 해야한다..
2. 난 4번 타자다.
서로 4번을 치겠다고 난리를 치지만 결론은 역시 "부잣집 아들" 또는 "쌈장"이 차지한다. 4번타자는 투수와 달리 안타나 홈런을 못치더라도 9번 타자로 강판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고 이번경기에 안타를 하나도 못쳐도 다음경기에서도 4번을 칠 수 있다 왜냐면 " 다음경기엔 편을 다시 나누기 때문"이다.
3. 포수는 No....
그 당시 포수는 아주 위험한 직종중에 하나였다. 1980년대 초반 야구공과 배트 그리고 글러브는 보편화 되었었지만 포수보호대를 살만한 여유있는 집안은 많지 않았다. 하는수 없이 비무장(?)상태로 무지막지 날아들어오는 *홈키공 (주역 참조) 을 눈감고 허리를 비틀며 한회한회 위험한 순간들을 넘기며 경기한다. 간간히 이마를 공으로 정통으로 맞아 피흘리면서도 경기를 계속하는 "투혼"을 불사르는 애들도 가끔있었다.
* 홈키공 ( 그당시에 야구공은 2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준경식이라는 약간 말랑한 고무야구공과 진짜야구공처럼 가죽과 실밥으로 되어있는 진짜 딱딱한 공을 우린 홈키공이라 불렀다 )
4. 데드볼 시비
투수들이 실력이 좋을 리가 없다. 그저 세게 그리고 가급적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질려고 노력할뿐이지 절대 "코너웍"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은 고등학교 형들한테나 있는 줄 알았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뜻하지 않게 타자를 맞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메이저리그는 티비에서 보듯 타자가 볼에 맞으면 화난표정으로 투수한테 달려가지만 그당시 한국프로야구선수들은 투수에게 달려가기보단 주로 많이 아픈 동작을 보이다 별 폭력사고 없이 대주자와 교체되곤 했다 메이저리그를 본 아이들이 없어서 아이들은 공에 맞으면 길어야 1분 정도 누워 뒹굴다 다른 녀석이 1루에 나가고 맞은 놈은 그냥 옆에 앉아서 구경한다.
5. 공터는 만능경기장
경기는 주로 동네 "공터"에서 벌어졌다. 자갈도 적당히 깔려있고 잔디는 아니지만 잡초들도 있고 벌판같은 그러나 그렇게 넓지는 않은 공터에서 야구경기가 행해졌지만 그 공터는 또한 훌륭한 축구장이기도 했다. 그래서 내야수나 외야수가 공을 빠뜨리면 공은 낮은 지역의 주택가로 하염없이 내려가서 집으로 가다보면 가끔씩 누가 버린것 같지 않은 새 야구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타석의 위치는 항상 그 벌판에 벽이 있는 곳이 타석이어서 포수가 없으면 적당한 넓이의 사각형을 분필 또는 화강암으로 제대로 찍찍 그려서 스트라이크존을 만들어 경기를 했다. 야구를 하는 사람들은 경기가 끝나면 바로 축구경기로 돌입한다. 골대는 없기 때문에 주먹만한 돌 2개를 대충 놓으면 그게 골대가 된다. 슛이 땅볼로 올때는 골인과 노골을 판단하기 어렵지 않으나 약간 공중으로 떠서 온다면 골판정 시비도 볼만했다.
6. 부모님의 타임아웃
경기를 하다보면 주간경기가 야간경기로 바뀌고 하나둘씩 가로등이 켜지면서 경기장은 바야흐로 야간경기로 돌입한다. 투수의 공은 점점 잘 안보이기 시작하고 불타는 승부욕은 주체를 못할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정겨운 목소리..... " 개똥아!!!!!" " 야 너네 엄마왔다.... " " 어.. 엄마" "야잇.. 이 xxx 자식아 얼른 안 왓!!"
하나둘씩 무서운 엄마의 호출로 강제퇴장(?)을 당하고 나면 잠시 경기는 소강상태로 진행되면서 옆에서 안끼워줘서 구경하던 녀석이 대신 타석에 들어서는 영광(?)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