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은 도서관에 비치된 망원경으로 이번에 이퀘스트리아를 지나칠 예정인 혜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혜성은 처음으로 이퀘스트리아에 접근해 온 탄생한지 얼마 안된 것으로 추측되는 혜성이었다.
"트와일라잇!!!"
쾅! 하고 도서관 문을 박살낼 기세로 레인보우 대시가 들어왔다. 레인보우 대시는 포니빌 최고의 기상요원이자 이퀘스트리아에서 가장 빠른 페가수스이며 그녀의 절친한 친구다. 너무 과격한게 문제지만,
"대링 두 새 시리즈가 나왔다면서?"
또한 소설 모험가 대링두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오늘 들어왔어. 레인보우 대시. 좀 천천히 다닐 수 없니?"
"대링 두와 해저던젼!!! 신난다!!!"
레인보우 대시는 책을 받아들고는 양쪽 앞발을 번쩍 들었다. 그러다가 다시 트와일라잇을 보며 말했다.
"방금 뭐라고 했지?"
"좀 천천히 다닐 수 없냐고 말했어."
"오. 트와일라잇. 나에게 천천히 다니라는 말은 날지 말라는 것과 같은 말이야."
레인보우 대시는 가슴을 내밀며 그렇게 말하고 곧바로 도서관을 떠났다. 떠나가는 레인보우 대시와 함께 '대링두~ 대링두~' 라는 소리도 같이 멀어져갔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 트와일라잇은 다시 망원경에 시선을 고정했다. 혜성은 붉은 꼬리를 내뿜으며 이퀘스트리아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혜성에 변화가 있었다. 꼬리가 약간 일그러지나 싶더니 혜성의 옆에서 조그마한 뭔가가 튀어나왔다. 너무 작아 망원경으로도 무엇인지 확인은 불가능 했다.
"뭐지? 혜성의 파편인가?"
트와일라잇은 튀어나온 조각(으로 의심되는)을 찾아보려 했지만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수 없었다.
"음. 별거 아니겠지."
트와일라잇은 방금 전 본 것은 잊어버리고 다시 혜성을 관찰하는데 열중했다.
몇일 후,
트와일라잇은 그의 조수 스파이크와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중이었다. 특이한 결벽증을 갖고 있는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매주 도서관의 모든 책들을 꺼내 정리하는 습관이 있었다. 스파이크는 이 시간을 무지 싫어해서 항상 도망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었다.
"스파이크. 정말 실망이야. 내 No.1 조수가 책 정리를 싫어하다니."
"하지만 트와일라잇. 1년에 한번 아니 1달에 한번이라면 나도 참겠지만 1주에 한번은 너무 한다고 생각지않아?"
"스파이크. 모든 책은 소중..."
<챙강>
트와일라잇이 스파이크에게 일장 연설을 하려는 순간 창문이 깨지며 무언가가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꺄아아아아아악!"
"트와일라잇!"
창문을 깨며 안으로 난입한 무언가는 그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트와일라잇을 잡아챈 후 순식간에 밖으로 사라졌다.
스파이크는 이 사태에 그의 짧은 다리를 재빨리 놀리며 서둘러 도서관 밖으로 나갔다. 도서관 밖으로 나간 스파이크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트와일라잇을 찾으려 했다. 순간 그의 시야가 닿는 끝에 포니빌을 빠져나가는 검은 그림자의 위에 트와일라잇이 보였다.
"스파이크~~~~~~~"
그러나 검은 그림자는 무척 빨라 트와일라잇의 단말마는 순식간에 멀어져 갔다. 스파이크가 서둘러 쫓아가려 달리기 시작할 때,
"어이 스파이크? 무슨 일이야?"
레인보우 대시가 빌려간 대링 두의 신간을 들고 오고 있었다.
"레인보우, 트와일라잇이 납치 됐어. 어서 쫓아가야 돼!"
"뭐? 트와일라잇이? 어디야? 어디로 갔어?"
스파이크는 잽싸게 레인보우 대시의 발굽에 매달렸다.
"저쪽으로 갔어. 어서 쫓아가자."
"알았어. 꽉 잡어!"
레인보우 대시는 스파이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쏜살같이 날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참을 가도 트와일라잇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안되겠어. 스파이크. 셀레스티아 공주님이라면 뭔가 방법이 있을꺼야."
"공주님께 편지를 보내야겠어. 레인보우 도서관으로 돌아가자."
레인보우 대시와 스파이크는 다시 도서관으로 가 셀레스티아 공주님께 도움을 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다음날 셀레스티아 공주가 도착했다.
"스파이크. 트와일라잇이 납치됐다는 것이 사실이냐?"
"셀레스티아 공주님. 어제 트와일라잇이 제 앞에서 납치되는걸 똑똑히 봤어요. 쫓아가려 했지만 너무 빨라서 놓치고 말았어요."
"알았다. 내가 트와일라잇을 찾아보마."
스파이크와 셀레스티아가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도서관의 문이 열리고 트와일라잇의 친구들이 들어왔다.
"스파이크. 트와일라잇이 납치됐다고?"
애플젝이 들어오자마자 그렇게 외치다가 셀레스티아 공주를 보고 납작 업드렸다.
"애플젝. 갑자기 왜....고...고..고...공주님!"
그런 애플젝을 나무라려던 레리티가 애플젝과 마찮가지로 납작 업드렸고 뒤이어 핑키파이와 레인보우 대시, 플러터샤이가 같은 행동을 했다.
"모두 일어나렴. 같이 트와일라잇을 찾아보자꾸나."
"공주님. 공주님은 트와일라잇을 찾을 수 있으신거죠?"
플러터샤이가 그녀의 성격답게 조용히 말했다.
"물론이란다. 플러터샤이. 다들 날 따라오렴. 트와일라잇이 어디 있는지 알 거 같구나."
"우와~ 역시 공주님은 대단하셔. 어떻게 아시는거죠? 셀레스티아 센스라도 있는건가요? 아님 공주 센스? 음.... 그건 이상한데?"
'트와일라잇의 엉덩이에는 GPS가 삽입되어 있거든'
핑키파이의 물음에 셀레스티아 공주는 아무도 듣지 못하게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는 앞장 서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향한곳은 에버프리 숲 안쪽이었다. 셀레스티아는 거침없이 안으로 안으로 들어갔고 다른 포니들과 스파이크는 묵묵히 따라갔다. 한참을 걸어들어가자 오두막이 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저곳이구나."
"트와일라잇!"
셀레스티아가 가르키자 다섯의 포니가 일제히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오두막에 도착해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구석진 곳에 쭈그려 앉아 울고 있는 트와일라잇 이었다.
"트와일라잇! 괜찮아? 다친덴 없어?"
애플젝이 그녀답게 트와일라잇의 안부부터 챙겼고,
"납치범은 어디 있어? 이리 나와. 내가 혼내 주겠어."
레인보우 대시는 호전적인 성격답게 납치범을 찾기 시작했다.
플러터샤이와 레리티는 조용히 트와일라잇에게 다가가 그녀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핑키파이는 납치범을 찾는다며 집안 여기저기를 수색했다. 곧이어 셀레스티아가 들어왔다.
"트와일라잇. 내 사랑하는 제자. 무슨 일이니?"
트와일라잇은 친구들의 위로에도 아랑곳없이 울기만 하다가 셀레스티아가 들어오자 그녀에게 답삭 매달렸다.
"공주님. 그가. 그가! 저에게! 으아앙!"
트와일라잇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크게 통곡했다. 셀레스티아는 그런 트와일라잇을 안아주며 달래려 했다.
"으하하하. 셀레스티아 역시 올 줄 알았다!"
그때 오두막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고, 핑키파이가 '납치범! 꼼짝마!' 하며 뛰쳐나갔고 다른 포니들도 일제히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간 그들이 본 것은 온몸에 검은 옷을 입고 선글라스를 껴 얼굴을 알아 볼 수 없는 수컷 유니콘 포니였다. 정황상 그가 납치범인듯 했다. 그러나 셀레스티아는 그 포니를 보자 큰 충격을 받은 듯 살짝 비틀거렸다.
"넌. 설마.....설마.... 플롯!"
"날 더 이상 플롯이라고 부르지 마라. 셀레스티아! 아니... 그건 너의 진짜 정체가 아니지. 넌...."
"그만! 플롯. 어떻게 돌아왔느냐?"
"아는 포니인가요? 공주님?"
둘이 대화를 하고 있을 때, 애플젝이 그렇게 물어왔다.
"저 포니는 플롯. 나의 옛 제자란다. 하지만 타락하여 다른 포니들에게 큰 악행을 저질러 내가 봉인했지."
"제자? 저 포니가?"
레리티가 경악하고 애플젝이 다시 질문을 하려고 할 때 플롯이라 불린 포니가 외쳤다.
"그래! 네가 날 봉인했지. 자신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하지만 난 돌아왔다. 몰레스티아!!!"
"몰레스티아?"
다섯 포니가 일제히 그 말을 되뇌었다.
"그래! 저건 셀레스티아가 아니다. 셀레스티아의 껍질을 둘러 쓴 몰레스티아야. 그녀가 날 타락시키고 내가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되자 날 운석에 봉인했지. 얼음도 아니고 돌도 아니고 달도 아냐! 운석이다! 지나가는 운석에 날 봉인했다고!!"
"플롯. 그 입을 닥쳐라!"
셀레스티아의 뿔에서 강력한 광선이 플롯에게 나아갔으나 플롯은 가볍게 피했다.
"너의 공격 패턴은 이미 파악했다. 몰레스티아. 그리고 더 이상 날 플롯이라 부르지 마! 난 스타킹 매니아다!"
"스타킹"
"매니아?"
핑키파이와 레인보우가 의문을 표했다. 그러자 플롯의 독백이 시작됐다.
"그래! 난 운석에 봉인되어 우주를 떠돌다가 지구라는 행성에 다가갔지. 그곳에서 마법으로 그곳을 지켜보았고 난 눈을 떴다. 몰레스티아 너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변태력을 얻었지. 그리고 그곳에서 운석을 혜성으로 변화시켜 돌아 올 수 있었다. 돌아와서 저 보라색 암컷이 네 수제자라는 사실을 알았지. 그래서 납치했다. 흐흐흐. 이런짓 저런짓을 잔뜩 했지."
"설마, 설마, 플롯. 네 이놈. 내가 침 발라 놓은 트와일라잇을 네가!!!"
"훗.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는군. 그렇다 난 그녀를 보자마자 너의 계획을 알아차렸지. 키워서 먹을 생각이었겠지만 내가 선수를 쳤지. 으하하하하하."
"네놈 용서 못한다. 다시 한번 봉인해주마!"
셀레스티아, 아니 몰레스티아인가? 하여간 그녀는 평소의 모습과 달리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날뛰기 시작했고 트와일라잇을 감싼 다섯의 포니는 한쪽 구석에서 덜덜 떨기 시작했다.
셀레스티아가 플롯을 다시 봉인하기 위해 힘을 모으려는 순간 플롯이 뭔가를 꺼내 들었고 몰레스티아는 마법을 멈추고 경악했다.
"설마! 그것은!"
"그래! 내가 너의 제자에게 각종 스타킹을 입히고 찍은 사진이다! 네가 한번만 더 마법을 쓰려고 한다면 이것을 파기하겠다."
그 말에 셀레스티아는 비틀거렸다.
"안돼. 이것은 너무나 소중한 자료다. 없어지게 놔둘 수 없어."
"죽여버려욧!"
갑자기 트와일라잇이 뛰쳐나와 플롯 아니 스타킹 매니아에게 달려들려 했지만 셀레스티아의 마법에 간단히 구석에 쳐박혔다.
"공주님 어째서?"
트와일라잇은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으하하하. 이 필름안에는 네 제자의 온갖 부끄러운 모습이 들어가 있지. 스타킹, 발목스타킹, 니하이스타킹, 오버니스타킹, 팬티스타킹 그리고 망사와 타이츠까지!!! 이것이 있는 한 몰레스티아 넌 날 어쩔 수 없을거다."
셀레스티아의 표정이 변했다. 평소의 자애롭고 우아한 모습이 아닌. 보기에도 소름끼치는 미소와 음흉한 눈길.. 여섯포니는 경악했다.
"훗. 그래. 내가 몰레스티아다. 이 큐티마크도 가짜지. 진짜 셀레스티아는 왕궁 지하에 천년째 쳐박혀 있지. 아주 쉬웠어. 루나를 봉인한 충격으로 폐인상태였거든? 오호호호호호"
"드디어 본 모습을 드러냈구나. 몰레스티아."
"쓸데없는 말은 치워라. 플롯 아니 스타킹 매니아. 아주 좋은 이름이군. 원하는 것이 뭐냐?"
"백만비트와 네가 수집한 모든 콜렉션을 넘겨라! 그럼 이것을 넘겨주고 두번 다시 네 앞에 나타나지 않지."
"으음. 내 콜렉션을..."
몰레스티아는 고민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Deal!!! 트와일라잇의 스타킹 차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지."
"흐흐. 역시 그럴 줄 알았지. 자 거래는 어디서 하겠는가?"
"바로 여기서 주도록 하지."
"호오. 화끈하시군. 하지만 허튼짓 하면 바로 이 필름은 파기될거다."
플롯은 의기양양했다. 돈과 몰레스티아의 콜렉션을 받으면 다른 나라로 망명할 생각이었다.
몰레스티아가 마법을 사용하자 그녀의 옆에 백만비트와 커다란 상자 하나가 나타났다.
"자. 네가 요구한 것이다. 필름을 넘겨라."
"좋아. 난 이 필름을 여기 바닥에 놓겠다. 넌 이리로 걸어오고 난 그곳으로 걸어가는걸로 거래를 마치지."
"좋아. 영리하군."
"누구에게 된통 당해서 말야."
둘은 마주보며 지나쳐 서로의 목표를 향해 걸어갔다. 플롯은 몰레스티아와 지나치자 빠른 걸음으로 상자에게 다가가 열었다. 플롯이 상자를 열자 환한 빛이 나오며 그를 빨아들였다.
"몰레스티아아아아아아! 속였구나아아아!!"
"흥. 내 콜렉션을 내가 쉽게 포기할 것 같더냐. 어리석은 놈. 후후후. 앞으로 20년은 더 있어야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내 손안에.."
플롯은 상자 안으로 빨려들어갔고 몰레스티아는 필름을 들고 희희낙락하고 있었다.
"이 악적! 용서 못해. 그 필름을 내와! 거기엔 내...내...아악! 하여간 내놔. 그리고 널 해치우고 공주님을 구출하겠다!!"
트와일라잇이 외쳤고, 그녀의 친구들이 그녀의 주위에 포진했다. 그러자 몰레스티아는 어디선가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 짧은 봉 같은것을 꺼냈다.
"조심해 모두들. 뭔가 강력한 것일지도 몰라."
트와일라잇이 주의를 주고 다들 긴장하고 있을 때,
"여기를 보거라. 포니들아."
몰레스티아의 말과 함께 환한 빛이 그녀들을 덮쳤다.
포니빌 도서관,
트와일라잇과 그녀의 친구들이 도서관에 쓰러져 자고 있었다. 잠시 후 다들 일어났고. 레인보우 대시가 말했다.
"아우. 머리야. 우리가 왜 여기 있지?"
"그..글쎄. 기억이 안 나는데."
"음...아마도...파티를 하려고 했던게 아닐까?"
"난 혜성을 보고 있었는데. 너희들은 언제 온거야?"
"난 새 옷 디자인을 막 완성하려던 참이었는데."
"난 집에서 엔젤과 놀고 있었는데."
여섯의 포니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돌아보았다.
"뭐 어때? 모였으니 그냥 파티나 하자!"
라며 핑키파이가 파티 대포를 꺼냈다. 그런 그들을 창 밖에서 몰레스티아가 보고 있었다. 그녀는 필름을 한번 던져 받은 뒤,
"새 콜렉션이 늘었군. 아주 좋은 걸 얻었어."
라고 말하고. 캔틀롯을 향해 날아갔다.
이퀘스트리아는 오늘도 평화롭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