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못받고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유치원때부터 각방썻고 초2때 이혼한뒤로 전 그냥 혼자가됬어요.
그러다보니 가족이란 개념을 잘 모르고 사랑을 받아본적이 없어서 줄수도 없는 사람입니다.
친가 외가 왔다갔다 하며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길러졌는데 어렸을때 중간에 잠에서 깨고 엿들은 대화가 충격으로 남았어요.
쟤들 때문에 우리 인생이 꼬였다.
내가 전생에 무슨죄를 지었길래 이런꼴이냐
이걸 누가 보상해주나 이러면서 저와 동생에 대한 원망가득한 곡소리를 들었습니다.
친가에서는 빨리 다른곳으로 가라고 했고
고모라는 작자는 매번 초등학생 2년 3년이였던 저에게 엄마의 행방을 물어봤고 욕을 했습니다.
그렇게 압력덕분에 외가로 옮겨졌는데 창고같은방을 치워서 거기서 살았습니다. 곰팡이랑 살았고 딱 컴퓨터 책상하나 작은 옷장 하나
들어가면 어린몸뚱이 두개는 딱맞게 껴서 누울 수 있었죠.
그리고 외가에서 저
"쟤들 때문에 우리 인생이 꼬였다.
내가 전생에 무슨죄를 지었길래 이런꼴이냐
이걸 누가 보상해주나"
를 들었습니다.
그뒤로 커서도 가족에 대한 어떠한것도 느낄 수 없었고 그냥 내가 자립하면 모두 연을 끊을 인간들 정도로 생각하고있습니다.
외할머니가 죽었을때 눈물도 안나왔고 갑작스러운 통보 덕분에 "응?" 이런 생각은 있었지만 싸늘하게 누워있는 외할머니를 보고 아무런 감정도 안느껴졌습니다. 2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별 그립다 라는 감정도 없고 보고싶다는 감정도 없습니다.
그리고 다음해에 외할아버지가 죽었을때는 호텔에 가서 실습을 하고 있었는데 소식듣고는 그냥 일했습니다.
팀장님이 뭔일이냐고 그랬는데 그냥 외할아버지가 죽었데요 하니까 놀라셔서 빨리 가보라는 말에 왜 가야하는지 의아해했습니다.
저보다 더 난리를 피우시는 팀장님을 보고 왜저러지? 라고 의문도 품었구요.
어렸을땐 이런것쯤 아무것도 아니구만 하며 제 감정과 정신은 정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이켜보면 비정상인곳이 있더라구요.
친구나 연인 사이의 공감능력은 있습니다. 친구가 신나하면 저도 신나하고 슬퍼하면 저도 슬퍼해주고 안타까워 해주고 그러는데
유독 가족에 있어서는 무감각한것이 신나도 그런갑다. 슬퍼해도 슬픈갑다. 힘들면 힘든갑지 라며 걍 넘어갑니다. 그리고 그냥 제 할 일 합니다.
자살생각 하면서 앨범 가져다 버리고 터벅터벅 걸어오면서 문뜩 떠올라 푸념 길게 늘어트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