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홈페이지 미디어신문고에는 “이렇게 촬영하다간 죽을 것 같아요”라는 말로 시작하는 방송제작 관계자 A 씨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12월부터 촬영한 이 드라마는 오전 6시에 일정을 시작해 이튿날 새벽 3시쯤 끝나는 일이 다반사다. A 씨는 일정이 끝나면 세트장 근처 숙소에 들어가 씻는 건 고사하고 잠깐 눈만 붙였다가 다시 나오는 생활을 반복했다.
문제가 제기되자 드라마 제작사는 ‘하루 18시간씩 주 7일 근무’를 대안으로 내놨다. 인권센터가 재차 문제 삼자 “다른 개선책을 찾겠다”며 현재 한발 물러선 상태다.
주 52시간 근무를 의무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방송·영화계도 ‘해법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쪽대본’ ‘밤샘촬영’ ‘생방송 드라마’ 같은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촬영현장의 본질적인 체질 개선이 없으면 대다수가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간 영화·방송계는 업무적 특수성으로 근로기준법상 특례업종(방송업, 영상·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으로 분류돼왔다. 하지만 당장 7월 법이 시행되면 종전의 ‘무한정 근무’는 불가능하다. 주말 근무를 포함해도 최대 68시간만 가능하며, 유예 기간이 끝나는 내년 7월부터는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주 52시간 근무만 허용된다.
당장 제작사 측에선 비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상업영화의 경우 평균 70∼80명을 투입해 보통 3개월의 제작 기간을 거쳐 만들어졌는데, 앞으론 100명 이상 인력이나 5개월 이상 제작 기간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영화 제작자는 “총제작비가 30% 정도 늘어나면 위험부담이 커져 흥행성을 보장하는 영화만 제작하는 ‘콘텐츠의 획일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드라마 제작은 근본적 문제 해결이 앞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관행처럼 굳어진 쪽대본 촬영, 광고 수입만 따지는 무리한 편성 척결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탁종열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장은 “회당 60분짜리 주 2회 편성이던 드라마가 최근엔 90분까지 경쟁적으로 늘어났다”며 “편성은 광고 수입과 연결되기 때문에 이를 맞추려면 근로시간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등의 조사에 따르면 드라마와 영화 제작종사자의 경우 현재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각각 19시간, 13시간이 넘었다. 주 평균 근무일도 6일, 5일 이상이었다. 잦은 밤샘 근무가 일상인 현장 스태프는 업무상 뇌혈관 및 심장 질환,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위험 등을 호소하기까지 한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등도 대안 모색을 위해 활발히 내부 의견을 취합하며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인철 영진위 공정거래센터장은 “법 개정 뒤 제작비 상승분에 대한 지원 정책과의 연계, 지원 대상의 범위 등 합의해야 할 내용이 많다”고 전했다.
* 그러니까 그동안 드라마, 영화 제작 분야는 죽을만큼 일을 시켜도 좋다는 특례법이 있었지만, 바뀌는 기준으로 타 업종과 동등하게 주 52시간 근로를 법으로 정하게 되면
당장 드라마, 영화 제작비가 30% 늘어나 경쟁력이 떨어지고 흥행성이 확실한 콘텐츠에만 투자가 될 것이기에 콘텐츠의 획일화가 우려된다.
따라서 대안을 모색한다고 하는데???
그 30% 늘어나는 제작비가 원래 당연히 그랬어야 하는 건데, 그동안 하루 21시간씩 주 6일 사람을 갈아넣어서 줄여왔던 부분이니, 이슈화 된 지금 당장 정상화 되는 것이 맞고요.
이에따라 흥행성이 보장되는 콘텐츠에만 투자가 되고, 콘텐츠의 다양성이 떨어질 것에대한 우려는 그 다음에 해결해야될 문제라고 봅니다.
도찐개찐이지만, 영화보다 드라마제작이 더 착취가 심한 것 같네요.
그동안 인식은 하고 있었지만 콘텐츠 제작 분야의 열악한 인권 문제 해결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