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였을까. 그냥 처음 볼 떄는 별 생각이 없었어. 좀 이쁜 애구나 하는 정도. 그런데 참 시간이 무섭더라. 너랑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은 과제를 하고... 이러면서 나는 한 가지를 느낄 수 있었어.
아 내 가슴에 너가 사랑의 씨앗을 심어두었구나. 나는 그 씨앗이 새싹도 틔우지 못하고 죽을 줄 알았어. 그런데 새싹이 트고 쑥쑥 자라나더라. 어느 날 보니까 작은 나무 정도는 되었나봐. 근데 이 나무가 참 무럭무럭 자라나더라. 어느새 보니까 참 잎사귀가 싱그럽더라. 이 나무를 바라보면서 아 너랑 함께 이 나무 밑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
하지만 너는 이 사랑의 나무를 쳐다보지도 않더라. 그렇게 내 사랑의 나무는 죽어가기 시작했어. 점점 잎사귀는 시들어갔고 점점 줄기도 메말라가고 있었어.
이젠 나무가 거의 죽었어. 얼른 뽑아내지 않으면 안된대. 그 자리에 새로운 나무를 심는 게 좋을꺼래.
그러나 이 나무는 너무 깊게 뿌리내려서 뽑으면 내 마음이, 내 영혼이 다 무너질 거 같아.
너는 나를 바라보지도 않았지만 너를 너무 사랑했어. 지금도 너무 사랑하고. 보고싶다. 한 번이라도 좋으니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