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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껌 값 모아 재벌 되냐?
게시물ID : humorbest_10405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술관소녀
추천 : 83
조회수 : 9108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4/10 13:28:05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4/09 23:42:33
그렇다고 껌 값 모아 재벌 되냐? 그래 매달 오만 원씩 적금 넣고 몇 만 원씩 곗돈 붓고 아침, 점심, 저녁 라면 먹고 숙직실에서 뭉개면 너 환갑 때쯤 돈 몇 천만 원 모을 수 있을 줄 알지? 근데 그 돈으로 집 한 채 장만 못 해. 넌 틀렸어, 임마. 야! 너 전에 이 씨 알지? 서울역 앞에서 가스 환기통 해 주던 아저씨 말이야. 그 아저씨 별명이 뭔지 아냐? 소야, 소! 정말 그 아저씨 여태 돈 모으는 재미 하나로 살았다. 일만 있으면 지방으로 산꼭대기로 어디든지 밧줄 메고 찾아갔어. 그러다가 십 몇 년 만에 그럴듯한 연립하나 장만했지. 근데 그동안 너무 못 먹고 과로했는지 몸을 버렸나봐. 하여튼 비쩍비쩍 마르고 빌빌하기에 우리가 끌고 병원에 갔다. 간경화래! 중증이더라구. 근데 그 아저씨 겨우 장만한 집 한 채 병원비로 다 날리고 다 죽네, 어쩌네, 해서 병원에서 그냥 나왔어. 눈만 안 감았지, 몸은 장작개비처럼 비쩍 말라 가지고 죽을 때만 기다리는 거야. 야! 근데 그 아저씨 지금 뭐라는 줄 아냐? 세상을 미련하게 살았대! 알긋냐? 몸 팔아서 번 돈 다 몸으로 들어가는 거야, 자식아.

-오종우, '칠수와 만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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