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동물을 좋아하는데 애정은 많이 주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니 벌써 10년도 넘은 일이네요.
군대 전역하고 고향에서 지내는데 할머니께서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오셨습니다.
오일장에 가셨다가 사오셨는데 눈이 참 매력적이더라구요.
주둥이는 까맣고 눈매는 뭔가 슬픔이 있고...
그렇게 복돌이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답니다.
시간만 나면 같이 놀고, 만지고, 밥주고, 사진 찍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 아닌 동물에게 정을 잔뜩 쏟았답니다.
그만큼 복돌이는 사랑스러웠거든요.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복돌이는 포동포동 살이 오르고
마음껏 마당과 동네를 누비며 잘 크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은 어디에서 주워 먹었는지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고 말았답니다.
병원에 데려가서 주사도 맞히고, 약도 먹이고 했는데
너무 어려서인지, 생각 보다 상태가 심각해지더라구요.
그날 이후로 복돌이는 1주일 만에 하늘나라고 가고 말았답니다.
슬픈 것도 슬픈 거였지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무력감과 허탈감 때문에 더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오늘 비가 와서 그런지, 게시판에 올라오는 귀요미들 보니까 갑자기 복돌이 생각 나서 적어봅니다.
잘지내 복돌아! 나중에 만나면 더 많이 사랑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