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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보기 싫다는게 뭐 그리 잘못입니까.
게시물ID : baseball_104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12
조회수 : 946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1/09/21 00:25:10
임태훈더러 뭐 어찌 잘못되라고 저주하는거 아닙니다.

하지만 어쨌든 고 송지선 아나운서 사건은 대부분의 야구팬들에게 안타까운 상처와 슬픔으로 남아있는게 현실입니다. 임태훈과 두산구단에게도 커다란 상처, 혹은 '손실'로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상처에는 치료가 필요한 법이죠. 적극적으로 상처의 원인을 알아내 극복하고 치료를 하든, 아니면 시간이 지나 자연적으로 그 아픔을 잊고 이겨낼 수 있게 되든 어떻게든 그 상처의 복구과정이 필요한 겁니다.

송아나 사건으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흘렀죠? 5월이니 반년도 안 지난 사건입니다. 그렇다고 이 사건에 대해 임태훈 본인이나 구단측의 해명이나 사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죠. 그냥 본인들도 충격이고 상처를 받은 피해자라며 뒤로 빠졌습니다. 여기에서 임태훈, 두산구단측과 팬들간의 설전에 관해서는 제외해두고 말하죠. 어쨌든 양쪽 다 상처를 받긴 받았습니다. 치료를 해야겠죠. 그러나 두산과 임태훈은 본인들의 상처에만 집중할 뿐 팬들의 마음이야 어떻든 별로 관심을 안 가진 것 같습니다. 자신들도 똑같은 피해자라고 생각한 모양이죠. 그리고 몇달이 지나 자신들은 스스로의 상처를 다 극복해냈다고 합니다. 그리곤 자랑스럽게도 어린 선수가 상처를 빨리 이겨내고 1군무대에 복귀하는 감격을 맛봤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팬들은? 팬들도 과연 그렇게 빠른 시간내에 상처를 '극복'하고 '이겨냈'을까요?

두산과 임태훈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각각의 '손실'과 '상처'를 극복했는지 그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쉬는 김에 군 문제를 해결하러 들른 훈련소에서 불침번 서며 그 답을 찾아냈을런지도 모르죠. 하지만 팬들은 그 상처를 이겨내고 아픔을 잊을 시간도 가지지 못했고, 계기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몇달 지나지도 않아 시즌도 바뀌지 않았는데 돌아왔으니 시간을 가질래야 가질수가 없었고, 그들 측의 사과나 해명 혹은 적극적 사태해결 노력이 없었으니 그럴 계기도 없었습니다.

이제 와 두산과 임태훈은 자신들의 상처를 '우앙 극뽂'하고 돌아왔을지 몰라도, 팬들은 아직까지 그 상처가 현재 진행형이란 소립니다. 그들은 '다 극복하고 지난 일 가지고 왜 저러나'할지 몰라도, 팬들은 아직도 임태훈 얼굴을 볼때마다 송아나운서를 떠올리고 안타까움과 슬픔과 충격을 되내인단 말입니다. 두산구단 입장이란게 팬들의 상처야 극복하든 말든 자기네가 다 이겨냈으니 그만이란 생각이라면, 팬들로서도 우린 아직 여전히 아프고 불편하니 임태훈 얼굴 보기 거북하고 싫다는 것도 팬들 마음 아닙니까?

수많은 사건사고가 있었지만 성공적인 시즌을 치르며 시즌 말미에도 매 경기 총력전의 재미난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에게, 아물지도 않은 상처를 들쑤시는 임태훈과 두산구단이 곱게 보이지 않는게 정상이죠. 나는 아직도 아픈데 자기 혼자 다 극복했다고 남의 상처 막 들쑤시는 그런 사람 꼭 있죠. 그런 사람이 밉게 보이는건 인지상정입니다.

'송아나 몰아세워 죽인것도 니들 아니냐'하시는데, 그 사건 전에 송아나가 엘지팬들이랑 sns에서 언쟁 벌어졌을때도 송아나 편이었습니다. 그럼 저는 임태훈 욕할 자격 생기는 겁니까? 하지만 전 임태훈 저주하지 않습니다. 아니 되려 임태훈마저 여론에 몰려 잘못된 길로 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마운드에 올라오는 임태훈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직 불편하고 아프고 슬픈 기억을 자꾸 되살리고, 그러기에 밉고 거북하고 싫습니다. "저놈은 자기 혼자 극복했으면 다냐? 팬들 마음은 생각도 안하냐??" 하는 밉살스런 생각밖에 안듭니다.

애당초 임태훈 팬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그 마음을 이해해주고 싶은 마음도 없구요, 상대가 먼저 내 마음을 이해해 주지 않는데 내가 뭐하러요? 오히려 즐겁게 야구보던 내 속을 박박 긁으며 아픈 상처 건드리면서 '여러분 저는요 다 극뽁했습니다!'하는 꼴이 얄미워 보일 뿐인데요. 본인도 팬들 마음 이해해주지 않는데, 팬으로서 그 선수 얼굴 보기 불편해할 자유도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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