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뉴스] 경주문화재단 전광판의 위치가 잘못돼 홍보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업비 11억원만 낭비한 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2일 경주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으로 부터 사업비 11억여 원을 지원받아 건물 벽면에 전광판을 설치했다.
이 전광판은 경주문화재단이 개최하는 각종 공연 등을 외부에 홍보하기 위해 설치됐다. 크기 가로 11M, 세로 9M에 달하는 전광판은 재단 건물의 왼쪽 측면에 붙어 있다.
그러나 전광판이 낮은 곳에 설치돼 인접 도로, 인도에서는 화면의 내용을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기자가 11일 확인 결과 황성대교(경주문화재단 방면 삼거리) 앞 도로 신호등에서 전광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원인은 설치된 높이와 각도, 나무 때문이다. 경주문화재단 앞 인도에서도 나무 때문에 전광판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수십억에 달하는 전광판이 대외 홍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내부용으로 전락했을 뿐만 아니라 사업비를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주시민 B씨는 “전광판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재단,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공연 일정과 재단소식을 접할 수 있는데 구지 수십억 원을 들여 홍보효과도 미미한 시설을 설치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모 과장 C씨는 “양방향 차량이 다볼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하고 양면형 전광판을 채택했어야 했다”며 “내가 봐도 현재 설치된 위치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경주문화재단은 당초 전광판을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하려고 했지만 법적인 제약이 많아 포기했다. 당시 법적인 제약 때문에 전광판 사업비 반납을 검토하다 어쩔 수 없이 현재 재단 건물에 설치했다.
경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시 부지가 있어도 홍보성은 허가 조건이 까다로워 불가했다”며 “사업비를 반납해야 되나 하는 상황까지 갔었는데 우리 건물(재단)에 설치하는 것은 제약이 없다고 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경주문화재단의 전광판 설치 강행과 관련 “애초에 홍보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됐으면 사업비를 반납하는 게 정석이다”며 “무리하게 전광판을 설치해 사업비만 낭비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경주문화재단 고위 간부는 경주시 모 과장이 “전광판 위치가 잘못됐다”고 말한 사실을 전해 듣고 욕설을 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반대로 이를 전해들은 경주시 일부 공무원들은 “이런 저런 의견은 개진할 수 있는데 표현을 너무 격하게 한 거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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