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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주차, '나와 관계된 일'이 되니 이기심이 불처럼 커지더군요.
게시물ID : car_668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urity
추천 : 4
조회수 : 79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6/26 23: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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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평소 마트, 직장 등에서 장애인 주차장에 주차하는 일반인들 보며 분개하던 사람이며 당연한 듯 인구의 5%인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표현하는 것을 당연시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배려와 지지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취약하며 진정성 결여되어 있는지 작은 계기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론이야 그나마 남아있는 이성의 끈을 잡았습니다만 창피함은 어쩔 수 없군요;;; 그 사정을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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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빌라를 구입해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집 크기야 고만고만한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그런 집들이 200 여 세대쯤 모여 있는 작은 '단지' 입니다. 이러다 보니 당연 '10세대 이상의 공동 주택에서의 장애인 주차장 4% 의무 설치'에 해당되어 장애인 주차장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각 동은 8~9 세대가 1동을 이루는 구조이고 각 동 1층의 절반은 필로티 형식 주차장으로 2~3대가 눈비를 피하며 주차할 수 있고 나머지는 빌라 앞 옥외에 구획된 주차장에 평행 주차하는 구조입니다, 이들 중 대략 2~3개 동당 1개 동씩의 필로티 주차장을 장애인 주차장으로 배정하는 구조이지요. 그런데 하필 제가 살 동의 주차장이 이에 해당되더군요. 집을 구입해 이사하는 큰 이유중에 하나가 주차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늦게 퇴근해도 마음 편하게 집 앞 주차하는데 의의가 있었기에 일부러 외진 곳을 찾았고 나름 꼼꼼하게 이것저것 따졌던 것이라 적잖이 당황했고 별별 욕설 담은 혼잣말을 내뱉으며 계약 파기할 각오까지 했었습니다. '남들 보기 우스울지 모르나 하루 12~14시간씩 힘들게 일해 겨우 손에 쥐는 푼돈 아끼고 아껴 구입하는 주택인데 왜 나만 이 따위 불공평한 차별을 받아야 하는건가?'라는 생각을 했었지요. 이성은 공유 지분 대지이니 옆 동 주차장에 주차해도 되고 옥외 주차장도 평행 주차로 차 돌릴 때나 조금 귀찮을 분 입출차 불편이 있는 것도 아닌데라는 제어를 시도하지만 이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더군요.

방황과 분노를 다스리게 된 것은 계기는 다름 아닌 '상대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사는 동의 거주자가 아닐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장애인이 이곳에서 주차하고 자신이 사는 동까지 가는 것의 불편과 불합리함이 나의 경우 보다는 훨씬 큰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순간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속물 근성은 어쩔 수가 없어 완전히 실타래가 풀어진 것은 아니나 감내할 수는 있게 되더군요.

타인을 진정으로 배려한다는 것은 쉽게 표현하고 주장할 것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끼며 스스로의 속물됨에 참 크게 놀랍니다. 나란 인간 참;;;;

*다만 이런 사실을 사전 고지하지 않았던 건축주, 분양사 들에 대한 괘씸함과 어차피 내려가기만 할 뿐 오를 일 없는 빌라인지라 영향은 거의 없겠으나 재산상 아주아주~ 조금 피해를 본다는 생각은 남아있습니다. 소심한 월급 도둑이다 보니 어쩔 수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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