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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 날
게시물ID : readers_104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떠돌이참견꾼
추천 : 0
조회수 : 1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2/18 10:22:15
내가 모든 것을 여과없이 빨아들이던 그 시절, 
나는 책을 통해 "인간성"을 배웠다.

사람은 개돼지와는 달리 이성과 도덕성을 갖춘 동물로서
보다 가치있고 보다 존귀한 존재라고 배웠다.

하지만 실제의 인간은 어딘가 다른 모습이다.

70여년 전 일본군의 군홧발에 내 땅이 능욕당하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의 소녀들이 녀석들의 놀잇감이 되어 고통받던 시절이 있었다.

지옥이 따로 있었을까?

죄 없는 소녀를 끌고 가 강제로 하루 수십 명의 남성을 상대하게 하고,
고통에 못이겨 도망치는 소녀에게 치욕스런 문신을 해대고,
소리치며 울부짖던 소녀에게는 쇠 막대기로 성기에 고문을 가하던.
그 어린 아이들에게 배가 고프면 동료의 살점을 먹으라 강요하던!

그 때의 일본군도 인간이었을까?

지금의 사람들은 문명이라는 거죽을 덮고 사람인 체 행세하고 있지만,
또 다시 그 날이 오면 어느새 야만이 되어버릴 것이다.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강제의 힘으로 지배하며 껄껄 웃어제끼던 그 날.

아니다. 
우리에게 이미 그 날은 가까워져 오고 있다.

스스로의 이득을 위해 남의 것을 도둑질 하고,
스스로의 이득을 위해 심지어 사람의 생명줄까지 이리저리 뒤흔드는 
지금의 행태는 과연 그러한 것이다.

넌 어디서 살고 싶으냐?
거죽이 너를 덮고 있듯이, 너 또한 다른 이들을 포근히 안아주는 그런 삶을 살고 싶으냐?
아니면, 거죽을 훌훌 벗어던지 듯이, 너 또한 다른 이들의 살 거죽을 훌훌 벗어제끼는 그런 삶을 살고 싶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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