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을 얼마나 읽고 얼마나 호흥을 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트루 맛쇼에 대해 한마디 해야지
안그럼 답답해서 속이 타 들어 갈것 같다.
난 약 7년간 방송관계일을 해왔다.
무엇을 했는지는 정확히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트루맛 쇼에서 걸고 넘어진 문제의 프로그램과 비슷한 포맷의
교양 정보 프로그램들을 종종 했었다.
그리고 나역시 방송, 방송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그 세계에서 빠져나와 방황을 하고 있다.
그런데 MBC PC였던 김재환 감독이라는 사람이
내가 느낀 환멸과 비슷한 것을 주제로
독립 다큐를 만들었다고 하길래 어떤 것인가 모든 기사를 다 읽어 봤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방송의 강태공 습성을 버리지 못한 사기꾼이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그는 단지
시청자들을 낚시하던 낚시꾼에서
이젠 관객과 방송국을 방시하는 낚시꾼으로 모습을 달리 했던 것 뿐이다.
정말 실망이다.
그는 방송국이 식당들에 돈을 받고 방송을 제작 한다고 했다.
그것이 다큐멘터리가 고발하고자 하는 주제이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캐비어 삼겹살을 팔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방송국은 돈을 받지 않는다.
다만 독특한 재료인 캐비어 삼겹살에 낚였을 뿐이다.
그는 방송 습성을 알고 자신이 말하고자하는 것을 포장해 버린 것이다.
방송국에서 종종 쓰는 수법을 쓴것이다.
비열하다.
그가 한 말 중 진실은 이것 뿐이다.
'방송국은 진짜 맛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작가, PD가 맛을 보고 섭외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정보'를 보고 섭외를 하는 것이다.
특이한 재료, 오래된 집,
맛집으로 소문나 사람들이 붐비는 집, 특이한 포퍼먼스가 있는 곳을 섭외하는 것 뿐이다.
왜냐면 카메라에 10여 분간 그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쑤써 넣으려면 그럴 수 밖에 없다.
방송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알수 있다.
1. 작가들과 PD들이 아이템을 찾아 신문 인터넷 등을 뒤진다.
2. 제작 회의를 한다. 시덥지 않는 비주얼과 자극성이 없는 아이템은 까인다.
3. 여러 의견을 모아 CP한테 컨펌을 맞는다. 여기서 다시한번 시덥지 않는 아이템은 까인다.
3. 작가들이 섭외를 한다.
4. PD들이 촬영을 한다.
5. 촬영본을 보고 작가들이 편집 구성안을 쓴다. 여기서 다시 한번 비주얼이 없는 내용들은 버려진다.
6. PD가 편집한다.
7. 대본을 쓴다.
8. 방송에 나간다.
주로 아이템은 작가들이 찾는다
그러나 정작 작가들은 음식점에 가보지도 않는다.
음식맛을 본적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개업 한지 얼마 안된 평범한 떡볶이 집이, 삼겹살 집이
아무리 맛있어도 방송을 탈수 있겠는가?
10분간 보여 줄게 없다. 할 애기가 없다.
그런데 김재환 PD는 '캐비어 삽겹살'이란 미끼를 썼다.
제작진은 미끼를 덮썩 물 수 밖에 없다.
그는 그것을 알았다.
'평범한 음식점은 방송을 탈 수 없다.'
그 습성을 알고 자신이 말하고자하는 '비리'를 교묘히 포장한 것이다.
그걸 아는 사람이
왜 방송국의 맛집들은 '맛'이 아닌 '정보'로 섭외를 한다는 것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지 않았는가?
그건 아마
'정보'로 맛집을 선정한다는 평범한 주제보다
'돈'으로 맛집을 선정한다는 것이 더 자극적이고 이슈가 될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난 그점이 정말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방송 환경의 습성을 아는 사람이 교묘하게 사람들의 구미에 맞춘 주제로 거짓을 말하는 것은
방송사가 이제껏 사람들의 호기심만 자극하는 방송을 만든 것에서 벗어 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거짓 다큐멘터리를 만든 사람이
고귀한 내부 고발자 마냥
스타 감독으로써의 절차를 밟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